[폐배터리 산업 리포트]"다 쓴 배터리 돈 된다" 신규 진출 기업도 봇물④포스코 中 합작법인, 이달 공장 가동...코스모화학·고려아연 기업인수로 기술 내재화
정명섭 기자공개 2023-02-09 07:35:04
[편집자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향후 수명이 다한 폐배터리가 쏟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 등 핵심 원재료가 주로 해외에서 채굴되는 데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다. 더벨은 폐배터리 산업의 현재와 미래, 국내 기업들의 기회 요인들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6일 16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이 향후 돈 되는 사업으로 주목받으면서 본업을 둔 기업들도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이 시장에 발을 들이는 모양새다. 이들은 기존 배터리 제조사나 재활용, 배터리 원소재 업체들과 제휴 협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포스코다. 계열사 포스코케미칼을 통해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포스코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배터리에 투입되는 원재료 수요가 매년 급증하고 있음을 일찌감치 파악했다.
2010년대부터 중국 광산기업들이 남미 리튬 염호를 통으로 사들이는 등 배터리 원료와 소재를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졌다. 포스코가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스크랩), 불량품, 폐배터리에서 원소재를 추출하는 재활용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다.
포스코는 2020년 12월, LG에너지솔루션과 폴란드 공장에서 발생하는 연간 1만톤 규모의 배터리 스크랩을 수주했다. 포스코의 배터리 재활용 사업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후 포스코는 2021년 5월에 중국 화유코발트와 65대 35 비율로 투자해 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했다. 화유코발트는 중국 최대 코발트 생산업체이면서도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포스코는 작년 7월 준공한 폴란드 브젝돌리 공장에서 배터리를 물리적으로 분쇄한 후(전처리) 포스코HY클린메탈 광양 공장에서 니켈과 코발트, 망간을 추출하는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전구체를 포스코케미칼로 보내는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포스코HY클린메탈 공장은 이달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포스코는 현재 배터리 스크랩 추가 수주를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포스코HY클린메탈을 배터리 재활용 사업의 허브로 두고, 지역 거점별 폐배터리 수급처를 확보해 글로벌 공급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견 화학사 코스모화학도 이산화티타늄(백색안료) 전문 제조업체서 배터리 재활용 사업으로 영토를 확장한 케이스다. 이산화티타늄 사업은 이 회사 연 매출의 60%를 차지한다. 그러나 중국의 물량 공습으로 인한 공급 과잉 등을 겪어왔다.
이에 코스모화학은 2021년 7월에 코스모에코켐을 흡수합병하면서 황산코발트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기존에는 코발트 원광석을 제련해 황산코발트를 추출했으나 전기차용 폐배터리에서 이를 추출하기 위해 300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단행했다.
올해 1분기에 양산이 본격화되면 황산코발트 생산 능력은 연 1200톤에서 2000톤으로 증가하고, 니켈은 연 2000톤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폐배터리 사업 확장이 본격화된 올해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338억원, 224억원이다. 2021년 대비 매출은 두 배, 영업이익은 세 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제련기업이지만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희소광물을 다루는 과정에서 부산물 제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2017년 황산니켈 계열사 켐코를 설립하고 2020년 동박 제조 계열사 케이잼을 설립하면서 배터리 소재 사업을 키워오다가, 작년 7월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 기업 이그니오홀딩스 지분 73%를 4324억원에 인수했다.
이그니오는 전자폐기물에서 금과 은, 동, 팔라듐 같은 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고려아연은 이그니오와 소재사업 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전자폐기물에서 동박 생산 원료를 생산해 케이잼에 보내는 동시에, 폐배터리 관련 자원 확보도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2025년까지 북미와 유럽에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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