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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성호전자, 4년 만에 메자닌 찍어 '대출 대환' 추진① 주담대 금리 약 2배 상승해 이자 부담 가중, 금리 갈아타기 진행

정유현 기자공개 2023-02-13 08:18:05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9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성호전자’가 4년 만에 메자닌을 찍어 리파이낸싱에 나선다. 조만간 만기가 도래하는 다수의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함이다. 운영자금 활용 목적도 있지만 금리가 오른 만큼 이자 부담 낮추기 위한 대출금 차환이 주된 목적으로 풀이된다.

성호전자는 100억원 규모 13회차 CB를 발행했다. 1월 31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결정했으며 투자자로 참여한 레이크우드-에이비즈 투자조합 1호(50억원), 신한금융투자(10억원), 포커스자산운용(30억원), 오라이언자산운용(10억원)이 8일에 현금을 납입하며 발행이 완료됐다.

세부 조건을 살펴보면 표면 금리 0%, 만기 금리 3.2%로 책정됐다. 성호전자 입장에서는 사채 만기일까지 별도의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조건이다. 만기는 5년 후인 2028년 2월 8일이다. 투자자들은 표면이자율을 0%로 하되 만기이자율을 책정하며 하방 안정성을 다진 것으로 해석된다.


13회차 CB로 조달한 현금 절반은 대출금 상환에 활용한다. 3월 만기를 앞둔 미래에셋증권 주식담보대출(주담대) 24억4000만원(6.5%)과 교보증권 주식담보대출 4억6000만원(4.97%)을 먼저 갚을 것으로 보인다. 주담대 금리가 전년도보다 약 두 배 가량 확대된 데 따라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초 미래에셋대우의 주담대 이자율은 3.6%, 교보증권은 3.2%로 책정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과 2018년에 실행한 무역금융 관련 대출은 잔액을 상환해 이자 비용을 줄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만기 3.2%로 CB를 발행해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기에 성공한 셈이다.

1973년 설립된 성호전자는 HP 프린터와 공기청정기, 제습기 등 소형가전에 쓰이는 전원공급장치(SMPS) 및 디지털 TV용 필름콘덴서를 생산하는 전문 업체다. 2010년 창사 최대 매출인 1350억원, 영업이익 74억원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급격한 기술 변화로 주력 매출처인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가 시장에서 사라지며 매출과 이익이 우하향하기 시작했다.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2019년 31억원대 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후 신성장 동력 찾기에 집중했다. 이듬해 10년이 넘게 공을 들인 전기차용 필름콘덴서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와 공동으로 필름콘덴서를 개발했는데 포르쉐와 아우디 전기차에 공급하기로 했다. 신규 매출처 확보 등의 영향으로 2020년 매출 1072억원, 영업이익 28억원, 순이익 136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회사 사옥 신축에 비용이 들어가며 실적이 다시 뒷 걸음질치기 시작했다. 중국 봉쇄에 따라 물류비가 늘어났고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분양사업을 진행하는 영향 등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2022년 3분기 말 매출은 1117억8828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0억7718만원, -42억7614만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성호전자의 CB 발행 목적이 ‘채무상환’이고 적자 상태에서도 100억원대 자금을 유치한 것은 업력이 길고 주가 대비 재무 안정성이 양호하다는 판단이 깔렸던 것으로 보인다. 성호전자의 8일 종가는 1295원으로 CB전환가는 1282원이다. 2022년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53%, 유동비율은 262% 수준이다. 통상 200% 이상을 양호하다고 판단한다.

성호전자 CB 투자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성호전자의 본업만 보면 수익성이 낮아 매력적인 투자처는 아니지만 업력이 오래됐고 보유 자산의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다”며 “지금 주가 수준에서 살펴보면 재무안정성이 나쁘지 않아 상환 안정성을 갖춘 기업으로 보고 투자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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