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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2세 경영' 성호전자, 콜옵션 최대치 걸었다③ 콜옵션 40% 설정, 오너 2세 박성재 대표 체제 굳히기 활용 '예상'

정유현 기자공개 2023-02-15 08:13:40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4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성호전자가 최대주주 지배력을 강화할 카드를 손에 쥐었다. 현행 증권 발행 규정에 따라 설정 가능한 최대 범위의 콜옵션(매도청구권) 조건을 확보하면서다. 그동안 오너 2세의 지배력 확대에 공을 들여온 만큼 이번 콜옵션도 박성재 대표 체제 굳히기에 활용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성호전자는 최근 100억원 규모 13회차 사모 CB를 발행했다. 전환에 따라 발행되는 주식 수는 780만312주로 전체 주식 총 수의 13.75%에 달한다.


이번 CB 발행에서 눈에 띄는 점은 콜옵션 비중이다. 성호전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을 모두 합친 40% 수준에서 콜옵션을 걸었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CB 발행 분위기와는 상반된 행보다. 경영권 변동 리스크가 있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메자닌 투자 매력이 있다고 분류되는 상장사들은 2021년 12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이하 증발공)’ 시행 이후 콜옵션 설정 시 단일 최대주주 지분율 정도만 걸었다.

예를 들면 작년 9월 말 기준 성호전자의 최대주주는 18.12%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서룡전자다. 박성재 대표(6.10%) 등 가족과 임원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38.59%다. 이 경우 서룡전자 보유 지분율인 18% 정도만 콜옵션을 거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보면 된다.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은 발행사의 콜옵션 비중이 낮은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콜옵션이 다른 투자자들의 권리보다 우선이기 때문에 발행사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까지 계산해 상환 및 엑시트 전략을 짜야하기 때문이다. 최근 CB를 발행한 상당수 기업들은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서 콜옵션 비중 최소화 전략을 취한 것이다.

하지만 성호전자는 달랐다. 금리 조건(표면 0%, 만기 3.2%), 리픽싱 주기(발행 9개월 이후 매 6개월)와 더불어 콜옵션까지 최대치로 걸었다. 보유 부동산을 바탕으로 진행하고 있는 ‘SH드림센터’ 분양 사업 덕분에 발행사 우위의 조건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콜옵션은 '발행회사, 발행회사의 최대주주 또는 발행회사가 지정하는 자'로 조건을 걸었으나 박성재 대표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데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호전자는 2021년 4월 박현남 회장의 아들인 박성재 대표를 신규 선임하며 본격적으로 2세 경영을 시작했다.

앞서 박 대표는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 회사인 서룡전자를 활용해 지배력을 강화해왔다. 서룡전자는 2018년 11월 성호전자의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4.55%의 지분율을 확보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 후 두 차례 유상증자에 추가로 참여해 13.4%까지 지분을 확대했다.

서룡전자는 추가로 장내 매수와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지분율을 확대하는 작업을 실시하며 2019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박 대표는 박현남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았고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6%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룡전자 지분율과 합치면 24.22%다. 상장사 대표이사로서 지분율이 높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지배력 강화 작업을 추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콜옵션을 40% 걸면서 잠재적 전환가능 주식 수는 312만124주로 계산된다. 이는 현재 주식 수 대비 5.1% 정도다. 향후 주가 하락에 따라 최저 조정가액까지 전환가액이 낮아지면 전환 가능한 주식 수는 445만4342주(6.9%)까지 늘어난다. 만약 서룡전자가 40%(312만124주)를 다 가져간다고 하면 지분율이 18%대에서 20%로 확대되는 규모다.

투자에 참여한 관계자는 “콜옵션 비율이 낮을수록 투자자 입장에서는 좋지만 발행사가 콜옵션 행사 시 투자자측에게 이자를 주는 구조로 딜을 짰기 때문에 나쁜 거래 조건은 아니다”며 “회사의 성장에 대한 자신감과 애정이 있어서 최대주주 측이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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