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코스닥 CB 프리즘]성호전자, 유리한 조달 조건 배경 'SH드림센터'②리픽싱 삽입에도 불구 1년 간 전환가 동일, 보유 부동산 활용 분양 사업 진행 '부각'

정유현 기자공개 2023-02-14 08:28:14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0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성호전자가 이자 비용을 낮추고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본업의 수익성이 낮고 영업적자 지속 상황에서도 발행사 우위의 조건을 제시해 자금을 조달한 점이 눈에 띈다. 보유 부동산을 바탕으로 분양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사업 반등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이 부각된 것으로 파악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호전자는 100억원 규모 13회차 사모 CB를 발행했다. 5년 만기에 전환가액은 1282원으로 설정됐다. 전환청구는 내년부터 가능하다. 헤지펀드운용사와 증권사, 사모 투자조합 등이 투자에 참여해 CB를 인수했다.

성호전자가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만기를 앞두고 금리가 약 2배가량 확대된 주식담보대출과 무역금융 대출 등을 갚기 위해서다. 물품 결제 대금 등의 운영자금으로도 일부 활용한다.


CB 발행 세부 조건을 살펴보면 투자자보다 발행사인 성호전자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표면 금리가 없어 매년 납부해야 하는 이자가 없다. 투자자가 만기까지 보유 시 3.2%대의 이자를 지급하면 되지만 이마저도 전환청구를 진행하면 내지 않아도 된다.

전환가액 ‘상·하향’ 조건을 삽입하며 리픽싱 주기도 조정했다. 사채 발행 후 9개월(2023년 11월8일)로부터 이후 매 6개월 마다 전화가액을 조정하는 조건이다.

지난해 12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증발공)'이 개정되면서 전환가액 상향 조정 조건이 의무화됐다. 이에 따라 리픽싱 조건을 넣지 않고 발행되는 CB가 다수 있었다. 하향 조건을 넣으면 상향 조건도 넣어야 하기 때문에 둘 다 넣지 않고 불확실성을 차단한다는 이유다.

리픽싱 조항을 넣을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주기는 7개월이다. 전환청구가 CB 발행 후 1년 후에 가능한 만큼 7개월 후 전환가가 조정이 되면 5개월 정도 대응 시간을 벌 수 있다. 만기가 5년 이면 최소 8번 정도 리픽싱이 된다. 주기가 길수록 전환 타이밍을 찾아서 엑시트에 나설 수 있다.

성호전자는 9개월 까지 전환가의 변동이 없고 6개월 후 조정이 되는 것으로 정했다. 사실상 전환청구 개시가 되는 내년 2월 8일까지 전환가가 1282원으로 동일하다는 의미다. 이자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식 전환을 통한 차익실현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전환가가 낮아지면 더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고 향후 주가 상승시에 팔수 있다. 하지만 전환청구권 행사 개시 일까지 변동이 없다.

1년 후 전환가는 그대로인데 주가가 하락한 상태라면 투자자들은 굳이 보통주로 전환하지 않고 보유할 것이다. 조기상환청구 개시(2025년 2월 8일)까지 약 2번의 리픽싱의 기회가 있다. 주가가 계속 하락세라면 풋옵션을 행사해 이자를 받고 원금을 회수하는 것으로 투자를 마무리 지을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큰 재미를 못 보는 투자가 된다는 의미다.

성호전자가 유리한 조건에 현금을 조달받을 수 있었던 것은 본업보다 부업 관련 매력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성호전자는 설립 이후부터 공장을 운영하던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205-17번지 부지를 'SH드림타워' 지식산업센터로 개발했다.

지하 4층, 지상 14층 집합건물로 지원시설(근생) 및 지식산업센터(공장) 174호실 규모의 분양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분양을 진행했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작년 9월말 기준 총 분양금액은 1359억9670만원, 분양율 100%, 진행률은 10.59%다. 분양 수익으로 해당 분기 인식된 금액은 141억7149만원이다. 향후 계속적으로 수익이 인식될 것으로 보인다.

본업에서도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베트남 하노이에 설립한 ‘하노이성호전자유한공사’도 가동을 시작해 매출에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LG 계열사 대상 신규 부품, 태양광 인버터용 대용량 필름콘덴서 등 제품을 생산해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투자에 참여한 관계자는 “발행 후 9개월 간 전환가가 변동 없도록 조건을 건 것은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발행사에 유리한 조건이다”며 “보유 부동산 가치를 높이 평가했고 향후 베트남에서 생산이 안정화 된다면 본업도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는 점 등이 메자닌 투자에 적합하다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