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디자인하우스 리포트]TSMC 노하우 축적 에이디테크놀로지, 삼성전자와 새 성장 그림⑦적극적 해외 시장 진출로 확장 전략 가동
김혜란 기자공개 2023-02-27 12:36:44
[편집자주]
시스템 반도체는 팹리스가 설계하고 파운드리가 위탁생산하지만 설계자산(IP)기업과 OSAT(후공정)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IP업체와 협력해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잇고 후공정까지 턴키(일괄수주) 생산을 도맡는 곳이 바로 디자인하우스다. 역량과 규모를 갖춘 디자인하우스가 뒷받침해줘야 파운드리 산업도 클 수 있다. 국내 업체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디자인하우스로 진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지금 국내 디자인하우스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생태계의 현주소와 육성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3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 세계 1, 2등을 휩쓰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대만 TSMC 가치사슬협력자(VCA)와 삼성전자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를 모두 경험한 디자인하우스는 흔치 않다. 국내 에이디테크놀로지가 그 타이틀을 갖고 있다.2002년 설립된 에이디테크놀로지는 2020년 회사의 운명을 바꿀 선택을 한다. 세계 1위 파운드리 TSMC의 VCA 자격을 포기하고 삼성전자 DSP로 전환한 것이다.
◇VCA로 출발, DSP로 전환한 이유는
에이디테크놀로지는 김준석 대표가 창업했으며 현재는 박준규 대표와 공동 대표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와 박 대표의 인연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서 시작됐다. 김 대표가 창업 3년 뒤 박 대표를 회사에 영입했다.
창업 시점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VCA와 DSP 개념이 없었다. 디자인하우스는 고객사들의 니즈에 맞춰 파운드리를 선택하는 식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당시 에이디테크놀로지도 TSMC뿐 아니라 대만 UMC, 중국 SIMC(중신궈지), HSMC(우한훙신반도체제조) 등 여러 파운드리와 거래했다.
이후 회사는 2005년 TSMC의 DCA(Design Center Alliance), 2009년 VCA에 잇달아 선정되며 성장스토리를 써 내려갔다. 국내 디자인하우스 중 TSMC의 VCA가 된 건 에이디테크놀로지가 최초였고 유일했다.
하지만 2020년 TSMC와의 15년여 역사를 뒤로하고 새 출발을 선택한다. 세계 1위 파운드리의 국내 유일 협력사라는 타이틀을 포기해야 했지만, 전체적인 이해득실을 따졌을 때 새로운 기회가 더 많이 생길 거라고 에이디테크놀로지는 판단했다.
1987년 설립돼 30년 넘게 파운드리업을 해온 TSMC는 주변 설계자산(IP)과 셀 라이브러리 에코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었다. 하지만 후발주자 삼성전자는 디자인하우스들이 IP, 라이브러리를 구매할 생태계가 녹록지 않았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자산) 등 고객사 입장에선 파운드리를 선택할 때 여러 종류 라이브러리를 보유한 TSMC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면 디자인하우스도 영업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삼성파운드리 DSP가 사업적 자유도가 훨씬 보장된다고 판단했다. 에이디테크놀로지의 박준규 대표는 "삼성전자로 가게 된 큰 이유는 TSMC의 경우 에이디테크놀로지를 국내에 국한하려고 했고 이에 따라 회사 성장에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TSMC가 규모가 크고 '슈퍼을'이다 보니 영업 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 파운드리는 해외 시장 공략에 대한 필요성이 컸다. 디자인하우스의 적극적인 미국과 유럽 영업활동이 삼성 파운드리의 해외 고객사 유치에 도움이 되는 상황이었단 얘기다.
◇오토모티브·HPC 설계 강점
에이디테크놀로지의 주요 업무는 팹리스가 설계한 코드를 공장에서 실제 칩으로 제작할 수 있게 여러 가지 전기 신호를 연결하는 등 도면화해 파운드리에 전달하는 것이다. 또 팹리스의 시스템온칩(SoC) 중 핵심 칩 설계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 설계도 제공한다. 패키징과 검사까지 모두 책임지는 턴키(일괄 수주) 사업도 하고 있다.
에이디테크놀로지에 따르면, 팹리스로부터 수주한 칩 전체의 최대 80%까지 설계 대행한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에 중요한 핵심 기능은 팹리스가 오너십을 갖고 설계를 하고 나머지 플랫폼 설계를 디자인하우스가 맡은 뒤 이를 합쳐 하나의 칩이 나온다고 보면 된다.
과거엔 팹리스의 반도체 칩이 간단한 설계로 제작됐다면 이제는 SoC 형태로 들어가다 보니 한 회사가 많은 요소 기술을 다 개발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디자인하우스와 분업화가 이뤄지게 된 것이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특히 자동차와 인공지능(AI), 고성능컴퓨터(HPC) 분야 맞춤형 플랫폼에 강점이 있어 이 분야 팹리스와의 협업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자산(IP) 전문 기업 ARM과 15년째 공식디자인파트너(AADP)로 일하고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설계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혜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ompany Watch]씨아이에스, 노스볼트 충격에도 '호실적' 유지
- [Red & Blue]'폴란드 사업 첫발' 에어레인, 주가 반등
- [i-point]아우딘퓨쳐스, 세븐틴 에스쿱스와 마케팅 박차
- [Red & Blue]메타랩스 "헬스케어 사업 확장, 체질개선"
- [Company Watch]큐알티, 'HBM·TEM' 효과 실적 회복세
- [Company Watch]덕산네오룩스, OLED 전환 효과 '톡톡'
- [Company Watch]디이엔티, '캐즘'에도 레이저 노칭 수요 확대
- [i-point]제이엘케이, 뇌출혈 검출 설루션 FDA 신청
- [i-point]위세아이텍, 고용노동부 주관 'K-디지털 트레이닝' 참여
- [i-point]파워넷, 3분기 '최대 실적'…B2C 사업으로 성장세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