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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동남아 시장 물꼬 튼 '키맨' 박성완 상무그룹 내 협업 사례 만든 주역, 투자 바운더리 확대 목표

임효정 기자공개 2023-02-23 08:07:39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0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든든한 모기업의 존재는 투자사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유안타인베스트먼트에도 공히 적용된다. 아직 모기업인 대만 유안타그룹과 교류가 활발하진 않지만 언제든지 모기업의 자원을 발판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크다.

박성완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상무(사진)는 지난해 티키글로벌 딜로 그룹 내에서 성공적인 협업 사례를 창출했던 장본인이다. 해외 경험과 관계를 중시하는 그의 투자스타일이 빚어낸 결과물이었다. 그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화·동남아 시장에서 트랙레코드를 탄탄하게 쌓아가겠다는 각오다.

◇성장 스토리 : 컨설턴트 출신 운용역, 무기는 높은 글로벌 시장 이해도

박 상무는 학창시절을 해외에서 보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AISB를 거쳐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유학 생활을 통해 인생에 ‘정답’이 하나가 아니라는 점을 느끼면서 유연한 사고를 갖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러한 신념과 가치관은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는 경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학업을 마치고 병역의무를 해결하기 위해 귀국한 그는 첫 사회생활을 컨설턴트로 시작했다. 경제학도였던 그의 역량을 잘 살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IMF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시점이라 컨설팅에 대한 시장 수요와 중요도도 높았다.

하지만 5~6년차로 접어들면서 컨설팅사의 위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외환위기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컨설팅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인하우스 역량이 한층 높아진 탓이다. 컨설팅사에게 쏟아지던 하이라이트가 다른 곳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걸 체감했다.

절묘하게도 컨설턴트로서 갈증을 느끼는 시점에 PE업계로의 러브콜을 받았다. 리먼사태가 촉발되기 3개월 전이기도 했다. 2008년 6월, 그는 신한프라이빗에쿼티(신한PE)에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신한PE에서 운용하는 1, 2호 블라인드 펀드와 SK인천석유화학 프로젝트 펀드의 운용 인력으로 참여했다. CDNetworks, 에버다임, 한국타워크레인 등 바이아웃 딜로 착실하게 트랙레코드를 쌓아나갔다.

PE 업무는 그간 가지고 있던 의문을 해소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바이아웃 딜을 수행하며 회사 내부 사정을 알아가면서 컨설턴트 시절 프로젝트가 거절된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음을 구조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박 상무는 2016년에 유안타인베스먼트에 합류했다. 유안타그룹이 동양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해외파였던 박 상무가 역할을 한 것이 인연이 됐다. 무엇보다 유안타그룹 내에서 시너지를 확대하려는 하우스의 니즈와 동남아권으로 투자 바운더리를 넓혀 가고 싶다는 박 상무의 갈증이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에 새 둥지를 튼 그는 8년째 바이아웃과 그로쓰캐피탈 등 투자업무를 이어가는 중이다.

◇투자스타일 투자철학 : 투자사-피투자사 윈윈 거래 지향

투자업무에 대한 그의 사명감은 흔들림이 없다. 박 상무는 "연기금 등 주로 공적자금으로 구성된 LP들에게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고 수익을 돌려주는 게 투자업무"라며 "이 때문에 개인의 이익이 아닌 국민들의 노후를 책임지고 기업들의 성장에 디딤돌이 된다는 생각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수 성과만을 성공의 지표로 평가하지 않는다. 성공한 딜의 전제는 투자사와 피투자사의 윈윈이다. 아무리 투자사의 회수 성과가 좋아도 피투자사가 손실을 입었다면 좋은 투자가 아니라는 의미다.

그의 투자 원칙의 핵심 가치는 관계에 있다.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향후 상당한 영향을 발휘한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지난해 티키글로벌 투자를 단행한 것도 4년간 유안타증권 베트남 법인과 관계를 지속하면서 이룬 협업의 성과였다.

하지만 과정을 들여다보면 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도 박 상무는 관계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루 아침에 드라마틱한 성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그 관계 속에 향후 의미 있는 딜이 나올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티키글로벌 딜은 자신의 투자철학이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가 됐다.

◇트랙레코드 1 : 투자철학 묻어난 '에버다임', MBO 모범사례

종종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길이면 청계천가 인근 신축 건물 공사 현장에 우뚝 솟아있는 청록색의 건설장비를 목격하곤 한다. 그때마다 벅찬 보람을 느끼는 건 과거 투자 포트폴리오였던 건설중장비 제조기업 에버다임 덕분이다.

에버다임은 신한PE에서 2호 블라인드 펀드로 투자한 포트폴리오로, MBO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회사 운영은 경영진의 판단에 위임하고 큰 틀에서의 의사결정만 이사회를 통해 함께 하면서 성장 스토리를 그려갔다. 한국타워크레인까지 볼트온하며 4년 만에 매출과 이익이 두 배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에버다임은 2015년 국내 굴지의 유통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그린푸드를 앞세워 에버다임을 인수하면서다. 가파른 성장세 덕에 투자액의 두 배 이상으로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기록한 IRR은 16% 수준이다.

에버다임은 박 상무의 투자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딜이기에 의미가 크다. 투자사와 피투자사 모두에게 윈윈하는 거래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에버다임은 금융위기 당시의 일시적으로 어려웠던 자금상황에서 벗어나 견실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하며 직원들도 대기업 계열사에 근무하게 되는 효과를 얻었다. 경영진과 해당 펀드 역시 성공적인 엑시트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시작과 끝이 완벽했다.

◇트랙레코드 2 : 그룹 내 시너지 창출한 '티키글로벌'

티키클로벌은 박 상무의 차별화된 역량을 십분 발휘한 딜로 꼽힌다. 관계지향적 투자스타일과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접목된 결과물이다.

유안타그룹은 1998년부터 동남아시아 지역에 진출해 네트워크를 탄탄히 다졌다. 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그룹사들이 협업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도 협업의 고리를 만들기 위해 수년간 노력했다. 하지만 각국마다 투자 타깃에 대한 이견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딜 성사로 이어지기엔 쉽지 않은 환경이 지속됐다.

티키글로벌은 그룹 내에서 계획한 시너지 전략을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만든 케이스다. 티키글로벌은 베트남 내 이커머스 플랫폼사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2021년 말 3000억원 규모의 투자 라운드에 참여해 300억원대 투자(구주+신주 포함)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인 유안타 아시아 인베스트먼트(Yuanta Asia Investment)도 동반 투자했다.

박 상무가 지난 4년간 유안타증권 베트남 법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했기에 얻은 성과였다. 베트남 법인으로부터 기존 투자사인 일본계 펀드를 소개받으며 잠재적 유니콘 딜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었다. 박 상무는 풍부한 해외 경험을 기반으로 투자검토에 박차를 가하며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미리 검토한 내용을 계열사에 공유했다. 뒤늦게 딜을 검토하기 시작한 YAI가 빠른 투자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그룹 내에서 유안타인베스트먼트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데 자부심도 컸다.

◇향후 계획 : 중화·동남아 그룹 시너지 발휘, Pan-Asia 펀드 목표

그는 현재 유안타세컨더리 3호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다. 현재 운용 중인 해당 펀드를 엑시트까지 마무리해 트랙레코드를 쌓는 것이 단기적 목표다.

펀드가 결성된 시점은 2018년 말이다. 당시 국민연금이 세컨더리 마켓을 공략하기 위해 진행한 출자사업에서 위탁사로 선정된 후 2360억원 규모로 펀드를 결성했다. 해당 펀드에는 티키글로벌을 포함해 직방(부동산 중개 플랫폼), 선보공업(친환경 선박용 유니트 제조), 카닥(차량 관리 O2O 플랫폼), 파스토(물류 및 풀필먼트) 등 굵직한 포트폴리오가 포함됐다.

해외 시장의 문도 계속해서 두드릴 계획이다. 박 상무는 성장성이 큰 중화·동남아권 시장에 주목한다. 유안타그룹이 발을 뻗은 지역이기도 하다. 그룹 내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 영역을 넓혀 나가겠다는 각오다.

해외 시장에서의 기회는 단순히 투자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티키글로벌을 시작으로 트랙레코드를 쌓아 해외 LP에도 유안타인베스트먼트의 운용 역량을 입증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한정된 국내 LP 풀에서 비슷한 투자처를 가지고 경쟁하기 보다는 해외 LP도 관계를 맺고 커버리지를 넓혀 나가면 의미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안타그룹 내 운용사들과 협업해 국내외 LP가 참여하는 Pan-Asia 펀드를 만드는 게 그의 중장기 목표다. 그룹 네트워크의 강점을 살려 보다 넓은 지역에서 다양한 타깃을 대상으로 펀드를 운용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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