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2월 24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투자증권에게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에 편중된 수익 구조 다변화는 영원한 과제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 때마다 우발채무 리스크를 지적 받는 만큼 IB(기업금융), S&T(세일즈앤트레이딩) 사업 확대 의지가 크다.

하이투자증권은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해 IB·S&T 조직을 키우기에 한창이다. 홍원식 대표이사가 6년 동안 대표로 일했던 이베스트투자증권 출신 임원 영입이 활발하다. 올해 초에는 부문장과 산하 본부장이 모두 이베스트투자증권 출신으로 구성된 IB2부문를 신설하기도 했다.

◇전원 외부 출신 'IB2부문'…메기효과 기대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초 IB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IB1본부를 IB1부문으로 격상하고 IB2부문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IB2부문은 전원 외부 인력으로 조직을 꾸렸다. 올해 초 부문장과 본부장급 영입 작업을 마쳤다.

IB2부문장(상무)으로는 김주한 전 이베스트투자증권 IB본부장이 선임됐다. 고려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라큐스대에서 MBA 학위를 받은 김 부문장은 이베스트투자증권 IB부문 성장을 이끈 인물로 평가 받는다. 201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IB본부장으로 일했다.

IB2부문에 속한 대기업솔루션본부와 SME금융본부를 이끌 인물도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영입했다. 1월 영입된 남궁환 대기업솔루션본부장(상무보)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베스트투자증권 구조화금융본부장을 맡았고 이달 초 하이투자증권에 합류한 김동은 SME금융본부장(상무보)도 이베스트투자증권 기업금융1팀에서 일했다.


하이투자증권은 IB·PF 사업이 회사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순영업수익 2886억원 중 86%를 IB·PF 사업에서 벌었는데 사실상 PF 사업 비중이 압도적이다. ECM(주식자본시장), DCM(채권자본시장) 등 전통 IB 영역에선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신규 영입된 임원으로 꾸린 IB2부문을 통해 메기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새로운 인력을 투입해 IB 사업 전반의 성장을 꾀하는 모습이다.

특히 세 명의 임원 모두 홍 대표와 인연이 있어 눈길을 끈다. 홍 대표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대표로 일했는데 당시 세 임원이 본부장 또는 팀장으로 근무하며 손발을 맞췄다. 홍 대표 역시 2021년 말 IB 사업 성장과 신사업 발굴이란 임무를 띠고 대표로 뽑힌 만큼 익숙한 인물에게 메기 역할을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IB2부문은 비상장사나 중소형 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이베스트투자증권이 IB 사업을 확대한 방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18년 창사 후 처음으로 의류 OEM 업체인 에스엠비나 코넥스 상장 대표 주관을 맡아 IPO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김주한 IB본부장은 비상장사의 투자 유치와 재무 활동에 도움을 주며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베스트 연봉 'TOP3', 정유호 부사장 영입도

홍 대표가 이베스트투자증권 출신 임원을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월 대표로 부임한 지 약 2주만에 정유호 전 이베스트투자증권 주식운용본부장을 데려왔다. 하이투자증권에서는 S&T총괄(부사장)로 선임됐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고유재산 운용 강화에 나서고 있는데 정 S&T총괄이 이를 주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정 S&T총괄은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퇴사 직전인 2021년 사내 연봉 순위 3위에 올랐을 정도로 성과를 인정 받았다. 당시 주식운용본부장으로서 30억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정 S&T총괄은 회사 목표치를 뛰어넘는 수익률 달성은 물론 리스크를 헤지(Hedge)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비방향성 전략에 강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메자닌, ETF(상장지수펀드) 같은 저변동성 포지션을 확대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역량을 바탕으로 2014년부터 2021년까지 7년 동안 주식운용본부장 자리를 이어갔다.

다만 지난해에는 금리 인상과 증시 부진으로 인해 아직 기대했던 성과는 달성하지 못했다. 주식과 채권 분야에서 거래량이 늘어난 덕에 하이투자증권 영업수익 규모 자체는 커졌지만 이익 증가로 이어지진 못했다. 정 S&T총괄 입장에선 올해 수익성 개선이란 과제가 생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