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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콜 Q&A 리뷰]"가이던스 왜 없나" 질문에 담긴 CJ ENM 불확실성②황득수 CFO "전략 수립 중, 이해해달라"…올해 부동산·주식 유동화 진행

고진영 기자공개 2023-03-06 07:36:58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8일 16:4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ENM은 5년 전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IR활동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가이던스 항목을 작년까지 차츰 확대했고 회사의 IR정책, 내부 정보관리에 대한 원칙도 따로 밝히고 있다.

올해 가이던스를 갑작스레 미공개한 것은 이런 소통 강화 기조를 거스르는 뜻밖의 결정이다. 실적 부진, 피프스시즌 인수에 따른 재무적 타격을 추스르는 과정에서 전략적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통합 이후 첫 가이던스 미공개, 불안한 영업환경 반영

이달 열린 CJ ENM컨퍼런스콜 질의응답에서 관심을 모은 질문 중 하나는 가이던스 부재에 관한 궁금증이다. KB증권 최용현 애널리스트는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보통 4분기에 줬었는데 올해는 가이던스를 줄 계획이 없는지”를 물었다.

CJ ENM은 CJ E&M과 CJ오쇼핑을 합쳐 2018년 7월 탄생, 합병 첫해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한해도 빠짐없이 가이던스를 발표해왔다. 2018년 매출과 영업이익 예상치를 공개했고 2019년부터는 여기에 배당성향 목표를 더했다.

지난해의 경우 EBITDA(상각전영업이익)와 콘텐츠제작비 전망까지 추가해 가이던스 항목을 구체화하기도 했다. 전망치 공개는 통상 연간 실적발표와 함께 이뤄졌는데 올해는 소식이 없다.

출처=thecfo.kr

가이던스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CJ ENM이 자체적으로 밝히고 있는 IR정책에도 어긋난다. ‘CJ ENM IR 정책’ 문서에 따르면 CJ ENM은 연간 실적 전망치를 두고 ‘연간 사업계획, 외부 환경 등 전망에 기초해 연간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다, 실적 전망치는 연결 기준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 예상이다’라고 적고 있다.


이번 일탈을 두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황득수 경영지원실장은 변동성 높은 대외환경, 회사 차원의 중장기 전략 수정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대외환경이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에 조직개편과 함께 새로운 방향에 맞춰서 중장기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사업부별로 경영계획을 수립 중이기 때문에 손익 가이던스를 제공하기는 어려운 점을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불안정한 영업환경은 지난해 CJ ENM의 가이던스 달성률을 봐도 엿볼 수 있다. CJ ENM은 작년 영업이익 목표를 애초 2700억원으로 제시했다가 연말을 앞둔 11월 1550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실제 영업이익은 1374억원에 그쳐 그마저 채우지 못했다. 작년 4분기 미디어사업부에서 5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적자를 낸 것은 내부 예상에서도 벗어난 일이었다는 뜻이다.

◇"재무개선 필요, 유동화 계획 있다"…넷마블 주식은?

실적 부진은 CJ ENM의 재무안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컨콜에서 "비핵심 자산을 통한 현금 유동화 계획과 이자비용 부담을 확인해 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CJ ENM은 2022년 9월 말(연결 기준)까지 미디어콘텐츠를 포함한 무형자산 투자에 1조218억원, 방송세트 등 유형자산 투자에 1669억원을 썼다. 총합 1조2000억원에 이른다. 또 피스프시즌 인수를 위해 9337억원의 출혈을 감내했기 때문에 차입규모 확대가 불가피했다.

연결 총차입금(리스부채 제외)을 보면 2021년 3분기 말 1조1672억원이었으나 작년 3분기 말 3조1231억원으로 늘었다. 1년 사이 2조원 가까이 뛴 셈이다. 현금흐름표에서 이자로 나간 금액도 134억원에서 507억원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유동매도가능금융자산 포함)이 7216억원에서 1조395억원으로 확대되긴 했으나 차입 증가폭에는 못 미쳤다. 이에 따라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4456억원에서 2조836억원으로 불어난 상태다.


차입구조도 단기화됐다. 총차입의 61%에 달하는 1조8929억원이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한다. 이중 3000억원 규모는 작년 말이 만기라 이미 갚았으나 남은 약 1조6000억원 가운데 올 상반기에 만기가 끝나는 회사채 규모만 1900억원이다.

대부분은 차환이 예상되지만 최근 경색된 회사채 시장을 고려하면 일부는 자체자금을 써서 상환할 가능성도 있다. 또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콘텐츠 제작편수를 늘려야하다 보니 투자금을 축소하기도 어렵다. CJ ENM이 현금을 끌어올 방책을 고민하는 이유다.

재무담당인 황상묵 경영리더는 관련 질문에 대해 “재무 부담이 늘어있는 것은 사실이고 순차입금도 2조원을 넘기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분명히 있다”며 “상장주식과 부동산을 포함해 (유동화) 검토를 하고, 올해는 상당부분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특정 주식에 대한 매각이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 리더가 언급한 특정 주식은 넷마블 주식으로 짐작된다. CJ ENM은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넷마블 주식 1872만주(21.78%)를 소유 중이다. 작년 9월 말 장부가액은 1조103억원, CJ ENM이 보유한 타법인 지분 장부가액(3조5433억원)의 약 30%를 넷마블 주식이 차지하고 있다. 27일 종가(9만2600원) 기준으로 지분가치를 셈하면 1조7334억원이다. 최초 취득금액이 498억원이었으니 팔면 조단위 차익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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