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 Q&A 리뷰]물음표 'SKT 성장성'…시장의 집요한 추궁MNO만으로는 한계…'신사업 잠재력·성장성' 가시화 필요
양도웅 기자공개 2023-03-02 07:38:16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3일 14: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휴대폰과 인터넷 보급으로 급성장한 통신업은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까닭에 국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1위인 SK텔레콤은 인적분할과 배당 확대, 신사업 진출 등으로 인식 변화를 꾀하고 있다.다만 시장 관계자들의 의구심은 아직 가시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2021년 11월 인적분할로 투자 전문 신설회사인 SK스퀘어를 떼어낸 이후 열린 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에서 시장 관계자들은 '성장성'에 대해 집요하게 추궁했다. 기존 사업에 대해서든, 신사업에 해서든 가리지 않았다.
◇분할 후 4번의 실적발표 IR...성장성에 쏠린 질문
인적분할 후 SK텔레콤은 총 4번의 실적발표 IR을 진행했다. IR담당이 사회를 맡아 진행하고 김진원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코퍼레이트 센터(Corporate center)장이 발표자로 실적을 설명했다. 이후 이어지는 시장 관계자와 질의응답은 김 CFO와 각 사업부 임원이 함께 답했다.
시장의 변함없는 관심은 성장성이었다. 지난해 5월 열린 2022년 1분기 실적발표 IR에서도, 같은 해 8월과 11월, 그리고 올해 2월 열린 분기 실적발표 IR에서도 시장 관계자들은 매출과 이익의 성장 여부, 시장 점유율 확대 여부를 주로 물었다.
이를테면 가장 최근 열린 실적발표 IR에서 시장의 첫 번째 질문은 5G 침투율이 50% 넘어가면서 무선사업 부문 매출 성장 둔화 우려에 대한 입장이었다. 세 번째 질문도 금융권에서도 알뜰폰(MVNO) 시장에 진출하며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하락이 우려되는데 이에 대한 대응방안이었다.
곧이어 던진 질문도 '에이닷'의 현황과 장기 전략이었다. 에이닷은 통신사업자에서 인공지능(AI)사업자로 탈바꿈을 시도하는 SK텔레콤의 대표적인 새로운 서비스다. 요새 가장 주목받는 기술인 GPT에 기반한 생성형 AI 언어 서비스로, 쉽게 말해 'AI 비서'를 떠올리면 된다.
이어진 시장의 궁금증도 엔터프라이즈 사업 부문의 성장률이었다.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SK텔레콤이 진출한 지 만 2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사업으로 B2B 모델이다. 기업들이 AI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해 사업과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종합하면 시장 관계자들의 질문은 기존 이동통신사업의 성장성에 이상이 없는지, 신사업은 향후 캐시카우의 역할을 할 만한 잠재력이 있는지가 대부분이었다. 결론적으로 SK텔레콤의 성장성에 기대를 걸 수 있냐는 것이다.
◇시장은 성장 아닌 '급'성장에 관심?
시장 관계자들은 왜 성장성에 천착할까. 무엇보다 주요 매출원인 이동통신사업이 전형적인 내수 산업으로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 통신망은 확장보다는 품질 향상 수요가 더 많은 상황이다. 스마트폰 보급률은 제자리이고 내수 시장의 크기를 좌우하는 인구도 감소세다.
사실 SK텔레콤 성장에 한계가 분명하다는 전망은 2000년대 초부터 등장했다. 이러한 전망으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항상 시가총액 5위 안에 들던 SK텔레콤은 2010년 12위로 떨어진 뒤 2019년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10위권 내에 들지 못했다(당해 첫 거래일 기준).
하지만 과거와 달라진 사업 환경과 주가 하락에도 SK텔레콤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21년 11월 인적분할 이후로 한정해도 2022년 연결기준 매출은 17조30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5G 가입자와 비중, 유료방송 가입자,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모두 최근 2년간 매분기 늘었다. 2021년 2분기부터 시작한 분기배당도 지속하고 있다.
물론 적어도 3개월마다 한 번씩 CFO를 포함한 기업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시장 관계자들이 이를 모르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그렇다면 이들의 의구심은 SK텔레콤이 과거와 같은 '큰 폭의 성장'을 할 수 있는 기업인가로 해석된다.
결국 SK텔레콤은 기존 이동통신사업에서 지위를 유지하며서 새로운 사업으로 낙점한 AI와 빅데이터,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사업 등에서 경쟁력을 설득력 있게 보여줘야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2021년 11월 인적분할하며 'AI 컴퍼니'로의 변신을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진원 CFO는 최근 실적발표 IR에서 "올해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 성장한 17조8000억원을 전망한다"며 "앞으로도 AI 컴퍼니로 도약과 전환을 가속화하고 재무 실적 개선과 신성장 사업 성과 확보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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