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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은 지금]고부가 체질개선, 절반 성공 거둔 NB라텍스①범용고무→특수고무 선제 투자, 코로나 시기 성장 이끈 주역

김동현 기자공개 2023-03-06 07:41:29

[편집자주]

엔데믹 시대를 맞이한 금호석유화학은 다시 한번 체질 개선에 돌입한다. 주력 제품인 합성고무 포트폴리오 내에 고부가 특수고무 사업을 육성한 결과 코로나19 시기 놀라운 사업적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엔데믹으로 전환한 지금,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더벨이 친환경을 중심으로 한 금호석유화학의 사업전환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8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석유화학 업계에는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흐름이 이어지던 가운데 전방산업 위축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적자를 면치 못한 곳도 있었다.

석유화학 '빅4' 중 하나인 금호석유화학은 상황이 그나마 나았다. 기초 석유화학 재료를 조달받아 합성고무, 합성수지 등을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공정을 담당하는 덕에 실적 하락폭을 줄일 수 있었다.

금호석유화학의 대표 합성고무 제품은 NB라텍스다. 과거 범용고무 중심의 합성고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꾸준히 생산능력을 키워온 고부가 특수고무 포트폴리오다. 특히 전산업이 위축되던 코로나19 시기에도 금호석유화학이 놀라운 성장을 이룰 수 있게 된 배경이 됐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흐름 속에서 금호석유화학은 기존 NB라텍스 메이저 사업자의 지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친환경 소재·솔루션 중심의 체질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

◇10년의 기다림 빛본 NB라텍스

금호석유화학이 라텍스 분야에서 범용고무를 넘어 고부가 특수고무로 발을 디딘 시기는 2000년대 후반이다. 2008년 3월 열린 그룹 기업설명회를 통해 회사는 합성고무 부문 핵심 추진 사항 중 하나로 고부가 NB라텍스 개발·판매를 선정해 동남아시아 의료용 고무장갑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합성고무, 합성수지, 기타(정밀화학·전지화학·건자재 등) 등으로 구분되던 당시에도 합성고무 사업은 금호석유화학의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핵심 사업군 중 하나였다. 이 안에서도 타이어, 신발 등에 들어가는 범용 합성고무와 제지·카페트 업계로 공급되는 SB라텍스가 주요 제품이었다.

이 시기부터 금호석유화학은 사업보고서상 생산능력 현황을 공개할 때 SB라텍스 항목을 'LATEX'로 변경했다. 단순히 SB라텍스 생산만 하는 것이 아닌 NB라텍스를 포함한 라텍스 제품 전반을 생산한다는 의미다. 2012년 말 연간 14만톤 규모였던 NB라텍스 생산능력은 그 규모를 차츰차츰 키워가며 2019년 58만톤까지 커졌다.

(출처=금호석유화학 사업보고서)
선제적인 생산능력 확보는 예상하지 못했던 시기에 금호석유화학에 큰 성과로 돌아왔다. 2020년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의료용 장갑에 들어가는 NB라텍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 1월에만 해도 5900만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NB라텍스 수출 규모는 그해 말 1억5400만달러로 급증했다.

국내 대표 NB라텍스 기업인 금호석유화학 역시 수혜를 톡톡히 누리며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3% 증가한 7421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한 2021년에는 더 큰폭의 성장을 이루며 영업이익 2조원을 넘어섰다.

금호석유화학은 이에 추가 증설을 통해 NB라텍스 생산능력을 2020년 64만톤, 2021년 71만톤까지 끌어올렸다. 내년 상반기 예상되는 NB라텍스 생산능력은 93만6000톤 규모다. 지난해 라텍스를 제외한 합성고무 생산능력이 90만톤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NB라텍스 제품 하나의 생산능력이 다른 합성고무 제품의 총 생산능력보다 큰 셈이다.


◇엔데믹 속 불가피한 수요 위축, '포스트 NB라텍스'는

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누린 금호석유화학은 이제 '포스트 NB라텍스'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위생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NB라텍스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과거만큼 놀라운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엔데믹으로 전환을 시작한 지난해만 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하며 이러한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 7조9756억원, 영업이익 1조147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7%, 52.3% 줄었다.

지난해 석유화학 업계를 덮친 불황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지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과거 NB라텍스를 통해 입증한 체질 개선 능력을 재현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021~2022년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중장기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해당 전략에는 기존 코어 사업의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집중 육성 등의 내용이 담겨 회사의 지속적인 체질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지난해 6월 향후 5년 동안의 신사업 투자(2조7000억원)를 발표한 만큼 올해는 투자 계획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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