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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삼성물산]평균 보수 1억 '훌쩍', 사외이사진 살펴보니③다양성 확보로 이사회 경쟁력 확대, 보수 지급액도 늘어

김위수 기자공개 2023-03-08 07:44:58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3일 10:4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의 이사회는 2018년을 기점으로 크게 변했다. 이사회 중심 경영이 화두가 되며 독립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재편이 이뤄졌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가 사라진 현재 삼성물산 이사회는 회사의 경영을 지휘하는 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사회 중심 경영을 펼치는 삼성물산과 같은 기업에게 이사회 구성원의 역량은 경쟁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이사회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사외이사의 역할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사회 중심 경영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2018년 이후 삼성물산 이사회의 사외이사 선임 기조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물을 영입하며 이사회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2017 vs 2022 사외이사, 어떤 차이?

2017년에만 해도 삼성물산의 사외이사에는 뚜렷한 경향성이 보였다. 전문 분야가 통일·외교, 거시경제, 건축, 금융, 노동으로 모두 다르기는 했지만 주로 학계 인사들이 사외이사 자리를 차지했다. 당시 사외이사 5명 중 현직 교수였던 인물이 4명에 달했을 정도였다.

현재 이사회의 구성은 사뭇 다르다. 장·차관을 지낸 관료 출신이 2명, 국내외 기업에서 최고생산성책임자(CPO) 혹은 최고재무잭임자(CFO)와 같은 C레벨 경력이 있는 기업인 출신이 2명이다. 학계 출신은 1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사회 중심 정책을 펼치기 위해 보다 실무적인 관점에서 경영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인물들을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관 출신 인사와 기업인 비중을 늘린 점에서 이같은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사외이사들이 보유한 전문 역량에도 2017년과는 변화가 감지된다. 삼성물산 현 사외이사들의 전문역량 분포를 살펴보면 고용·노동정책, 건설, 재무·리스크 관리 및 회계, 공정거래·지배구조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전문성은 최근 확산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트렌드에 부합한다.

뿐만 아니라 2017년과 달리 여성 및 외국인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포함된 점도 눈에 띈다. 지배구조를 연구하는 기관들은 이사회를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물들로 구성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ESG기준원(KCGS)은 "이사회 내 다양성 확보를 통해 다양한 관점을 공유할 수 있고 효과적인 토론을 거친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에 평균 연봉도 올랐다

2018년을 기점으로 사외이사들의 보수도 훌쩍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이 사외이사에게 지급하는 보수 총액은 4억원대에서 2018년 이후부터 6억~7억원대로 늘었다. 5명의 사외이사들이 받은 연평균 보수도 2018년부터 1억원을 넘기 시작했다. 사외이사의 연봉이 많다고 보는 시선과 적다고 보는 시선이 혼재한다.

1년에 몇 차례 열리지 않는 이사회 참석으로 '억단위' 보수를 수령하는게 과도하는 것이 사외이사의 보수가 높다고 보는 측의 의견이다. 반면 이사회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높은 보수를 책정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미국의 경우 사외이사의 보수가 평균 29만달러(약 3억8000만원)이라는 점도 반박의 근거가 된다.

확실한 점은 삼성물산 사외이사의 평균 연봉은 국내 산업계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이다. 한국ESG평가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국내 100대 상장 기업이 지급한 사외이사 연봉 평균치는 7448만원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의 사외이사의 경우 평균적으로 100대 기업 평균치의 두 배에 약간 미치지 않는 금액을 지급받은 셈이다. 국내 기업 중 삼성물산의 평균 사외이사 보수가 삼성전자 다음으로 높았다. 스톡그랜트 등 형태의 보수는 조사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후보군 이미 운영 중

삼성물산은 사외이사 후보군을 상시 관리하고 있다. 사외이사 전문 채용 기관을 통해 매년 후보를 발굴할 뿐 아니라 이사진, 주요주주, 외부기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추천받는다. 삼성물산은 이같은 원칙을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명시해놨다.

사외이사 후보군에 대한 언급이 처음 나오는 것은 2019년 공개한 2018년도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서다. 2018년부터 사외이사 후보군을 운영했다고 가정해도 금융사를 제외한 국내 기업 중에서는 빠른 편이다. SK그룹의 경우 지난해 11월 사외이사 후보군을 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외이사 신규 선임이 필요할 경우 후보군 내에서 이사회 구성 및 외부기관 요구사항을 반영해 우선순위 후보자를 선출한다. 이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의 심층평가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다.

외국인 사외이사 후보군도 관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사추위 개최 내역을 살펴보면 지난해 처음으로 외국인 사외이사 후보군을 검토했다고 명시돼있다.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삼성물산 역시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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