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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부동산 PF 유동성 지원 '첫' 포문 열었다 강순배 KB국민 CIB총괄 부행장 "5000억 지원…유동성 경색 적극 풀어줄 것"

김서영 기자공개 2023-03-07 08:12:22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6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공급을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풀었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KB금융을 시작으로 신한금융그룹 등 다른 금융지주도 부동산 PF 유동성 공급에 나설 전망이다.

강순배 국민은행 기업투자금융(CIB)총괄 부행장(사진)은 6일 더벨과 통화에서 "금융위원회(금융위) 회의에서 이번 부동산 PF 5000억원 지원이 우수사례로 소개돼 어떤 구조로 짰는지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향후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이고 개선이 필요한 사안이 어떤 것인지 금융당국과 소통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사채·단기금융시장 및 부동산 PF 리스크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감원, 정책금융기관, 금융회사 등 관계기관들이 이날 회의에 참석해 머리를 맞댔다. 회사채·단기 금융시장 및 부동산 PF 대응 방향 등 민간사업 재구조화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같은 날 KB금융은 5000억원 규모의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발행해 건설사의 부동산 PF 사업 유동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당초 7000억원 규모로 준비했으나 대우건설 몫 2000억원이 빠져나가며 규모가 줄었다. 대우건설은 직접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으로 KB금융이 주관을 맡아 KB국민은행·KB손해보험 등이 선순위로 출자한다. KB증권은 후순위로 참여한다. 산업은행은 500억원 상당을 출자한다. 이렇게 조성된 자금은 현대건설, 롯데건설 등 4∼5개 대형 건설사의 수도권 사업장 중 본 PF로 넘어가지 못한 브릿지론 대환에 쓰일 전망이다.

KB금융의 CDO 발행은 이날 금융위 회의에서 모범 사례로 꼽힌 것으로 전해졌다.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은 백브리핑을 통해 "지난번 금융위의 대통령 신년 업무보고 이후 KB금융이 가장 먼저 정부 방침에 호응을 내놨다"며 "다른 금융사들도 비슷한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 신년 업무보고 행사가 열렸다. 금융위 업무보고 이후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산업 육성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금융시장 안정 △실물경제·민생안정 지원 △금융산업 육성 등 세 가지 주제에 대한 심층 논의가 이뤄진 바 있다. 이 자리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포함한 5대 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직접 참석했다.

이날 금융위 회의에 참석한 강순배 KB국민은행 부행장은 "금융지주 최초로 부동산 PF 유동성 지원에 나섰기 때문에 다른 금융기관도 KB 사례를 바탕으로 학습해서 같은 구조로 지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부행장은 또 "이번 부동산 PF는 금융시장 안정화 차원으로 정부에서 각 금융기관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신속하게 해주길 주문해 준비했다"며 "우량한 시공사가 가지고 있는 브릿지론을 풀링(pooling)해서 건설사들이 보증하는 조건으로 조달금리를 낮춰 유동성을 공급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강 부행장은 이번 KB금융의 부동산 PF 유동성 공급책을 지휘한 인물이다. 1964년생인 그는 국민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국민은행에 입행한 강 부행장은 화정역종합금융센터장, 중앙지역영업그룹대표 등을 역임했다.

기업투자금융 부문에서 전문성을 쌓기 시작한 건 2020년부터다. 2020년 1월 국민은행 구조화금융본부장에 오른 강 부행장은 2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올해 1월에는 KB금융 CIB총괄 자리에 올랐다. 국민은행과 KB증권 임원으로 겸직 중이다. 국민은행에서 CIB고객그룹장을 맡으며 부행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KB증권에서는 IB부문장(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강 부행장은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되는 것은 분양과 입주까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사업성이 우수한 건설사에 한해서 유동성이 꼬여 있는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풀어주는 역할에 매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KB금융 외에 다른 금융지주도 이와 비슷한 유동성 지원책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권 상임위원은 "KB금융이 이번에 5000억원을 꾸렸는데 하나금융도 2000억~3000억원 규모로 구상 중인 것으로 안다"며 "대주단 협약이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펀드를 통해 2000억원짜리 펀드 5개 정도를 만들고 필요시 확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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