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배터리 테크 빅뱅]삼성SDI '꿈의 전지' 도전, 배터리 초격차 입증할까①2013년 첫 공개 이후 'S라인'서 10년만에 샘플 제작
김동현 기자공개 2023-03-14 07:40:54
[편집자주]
글로벌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내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며 중국 현지 업체들이 값싼 제품을 앞세워 비(非)중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비(非)중국 시장에서 여전히 공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성장세 만큼은 중국 업체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미국·유럽의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해법은 결국 기술력 차이에 있다. 더벨이 국내 배터리 산업의 미래 기술 준비 현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9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삼성SDI는 보수적인 성장 전략을 유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들이 외형 확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수주 확보에 열을 올리는 사이 삼성SDI는 고품질 제품을 기반으로 한 수익성 위주의 사업 전략을 택했다.최근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며 급증하는 이차전지 수요에 삼성SDI도 자연스레 글로벌 수주를 확대하고 있지만 회사 본연의 성장전략은 수익성과 품질 초격차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삼성SDI의 신제품 포트폴리오 핵심에는 '꿈의 전지'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가 있다.
◇전고체 배터리 첫선 10년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요 소재 중 하나인 액체 상태 전해질을 고체 상태 전해질로 대체한 배터리다. 기존 발화성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해 배터리 발화·폭발 가능성을 낮춰 차량 내 안전 부품·장치 공간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양극의 리튬이온이 액체 전해질을 지나 음극으로 흘러가며 전기가 발생하는데 고체 전해질의 경우 이온 전도성이 높지 않아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시장에서는 전고체 배터리 수요가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하며 지난해 2.1GWh(기가와트시) 규모에서 2030년 160.1GWh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회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동일한 수준의 성능을 내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스마트폰·태블릿 중심의 소형 전지 시장에 집중하던 상황이라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의 기대효과로는 '플렉서블·웨어러블' 기기 적용 정도가 꼽혔다.
2010년대 중반부터 불어온 배터리 시장의 전기차 전환에 대응하는 것이 우선 과제였던 삼성SDI는 이후 구체적인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기를 공개하지 않고 조용히 연구개발(R&D)을 진행했다.
침묵을 깬 시기는 2020년 상반기로 삼성SDI는 기업설명회를 통해 "검증된 소재 기술과 고체 전해질 등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규 소재를 접목하여 고에너지밀도, 고안전성 전지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그 다음해에는 소형 배터리(2023년), 중대형 배터리(2025년)를 대상으로 한 검증 계획도 공개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SDI연구소에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인 'S라인'을 구축하기 시작해 올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S라인은 'Solid(고체)·Sole(독보)·삼성SDI'의 앞글자를 따 이름 지은 것으로, 이곳에서 올 하반기에 전고체 배터리 소형 샘플을 제작해 본격적인 테스트에 돌입한다.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는 중대형 배터리 성능 확보 여부에 달렸다. 크기가 작은 소형 배터리의 경우 기술 검증 및 양산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지만 결국 배터리 업계가 목표로 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 대응을 위해서는 고용량 대형 배터리에 적용이 가능해야 한다. 삼성SDI가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계획 중인 만큼 일련의 샘플 제작·테스트 진행 과정에 따라 향후 생산능력 및 투자 계획 등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삼성SDI의 신규 제품 개발을 위한 R&D 비용 역시 지속해서 늘고 있다. 2017년 5259억원 수준이던 R&D 비용은 지난해 1조764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전기차용 고용량·고에너지밀도 전지, 원형셀 수명 관련 분석 등의 연구과제가 연구개발 실적에 포함됐다.
에너지솔루션(자동차 중형전지 등 이차전지 사업) 시설투자 비용의 경우 2018년 1조원을 넘어선 이후 지속해서 그 규모가 커지며 지난해 2조5949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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