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로드 투 EV]코란도 이모션, 동아줄과 비운의 작품 사이에서②'흥행 돌풍' 기대작, 부품 수급 악화에 100대 판매 그쳐…글로벌 시장 '돌파구' 될까
허인혜 기자공개 2023-03-15 07:37:54
[편집자주]
쌍용자동차는 이달 말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하고 새 출발선 앞에 선다. 생존의 갈림길에 놓였던 만큼 미래 모빌리티 개발이 더뎠던 KG모빌리티는 이제 전기차를 새 먹거리로 낙점하고 다시 드라이브를 건다. kG모빌리티는 뒤쳐졌던 전기차로의 발걸음을 따라잡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더벨이 KG모빌리티의 전기차 도전 과정과 현황을 점검하고 앞으로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3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G모빌리티의 '코란도 이모션'은 쌍용차의 다른 차가 그랬듯 회생의 키로 불린 차다. 예상보다 시장의 반응이 훨씬 좋았다. KG모빌리티는 코란도 이모션의 한해 생산량을 1000대 수준으로 목표했는데 사전계약 물량만 3배가 넘었다.흥행 돌풍이 예고됐지만 지금까지는 운이 나빴다. 예상 밖 흥행에도 불구하고 부품이 부족했고 공급처의 상황이 더해져 배터리 수급이 막혔다. 내수 출고량은 100여대에 그치고 수출량을 합해도 400대를 겨우 넘긴다.
KG모빌리티는 맏이 코란도 이모션 출격 이후 후속 전기차 프로젝트들을 줄지어 예고했다. KG모빌리티의 코란도 이모션은 2009년 출발했다가 2022년에야 마무리된 'C200' 프로젝트의 데자뷰가 될까, 아니면 회생의 동아줄이 될까.
◇'2000만원대 생애 첫 전기차' 시장에서 통했다
코란도 이모션을 숫자로 요약하면 '307㎞·2000만원'이다. 코란도 이모션의 첫 번째 장점으로 꼽힌 건 가격이다. 코란도 이모션은 3000만~4000만원대로 출시돼 보조금을 받으면 최대 2000만원대까지 가격이 낮아진다.
주행거리가 짧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현대차와 기아에 비하면 120~180km 이상이 짧다. 가격 면에서 코란도 이모션이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4130만원대의 한국GM 볼트EV보다도 주행거리가 역시 100km 이상 차이가 난다. 충전 시간이나 배터리 용량(61.5kWh) 등도 비교우위에 서지 못했다.
결국 고객 유인 요소는 KG모빌리티의 전공분야인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라는 점이다. 실내 공간과 적재 공간 등이 SUV답게 활용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렁크 공간의 적재량이 551ℓ(VDA 기준)로 국내 전기 SUV 중 가장 넓다.
야외 활동을 겨냥한 만큼 저온연비를 보완하는 히트펌프를 기본사양으로 적용했다. 최고출력 140kW(190ps), 최대토크 360Nm(36.7kg·m)로 모터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에어백 8개를 장착했고 차체에 고장력 강판을 70% 이상 적용해 안정성을 높였다.
'저렴한 SUV 전기차'는 시장에서 통했다. 주행거리의 단점을 감안하더라도 생애 첫 전기차로는 손색이 없다는 게 시장의 평가였다. 사전계약 3주 만에 3500대 계약 돌파가 코란도 이모션이 세운 흥행 기록이다.
◇'전기차 프로젝트' 맏이인데…부품난에 속앓이
KG모빌리티에게 코란도 이모션은 전기차로 가는 첫 관문이자 동아줄로 꼽혔다. 첫 전기차를 2022년에야 내놓은 만큼 이제부터라도 드라이브를 걸 심산이었다. 코란도 이모션의 뒤를 이어 출격할 프로젝트만 공개된 차종만 세 개다.
토레스 기반의 전기 SUV U100이 대표적이다. 코란도 이모션이 전기차의 포문을 열었다면 KG모빌리티의 전동화 전환은 U100으로 이룬다는 목표였다. 코란도 기반의 후속 전기차 KR10, 전기 픽업트럭도 내년 선보일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란도 이모션의 생산력이 받쳐주지 못한다는 점은 뼈아프다. 2022년 2월에 출시됐는데 같은 해 4월 생산이 잠정 중단될 만큼 상황이 나빴다.
가격 경쟁력이 장점이지만 사지 못하면 그림의 떡이다. 판매 물량이 월간 100~200대로 실제 국내 구매자가 희소해 내수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장점으로 치기 어렵게 됐다. 해외 구매자를 포함해 수천대의 물량이 밀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코란도 이모션은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탑재했다. KG모빌리티의 전망보다 초동물량이 몰려 수급에 차질이 있었다. 여기에 패키징 작업을 맡은 LG전자가 관련 사업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일원화했다가 모트렉스에 이관하는 등 생산 주체가 바뀌며 영향을 미쳤다.
◇유럽 판매 확대·중국 배터리 맞손 '돌파구' 될까
KG모빌리티는 코란도 이모션의 글로벌 판매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KG모빌리티에게는 내수 시장 이상으로 글로벌 진출이 중요한 시기다. 국내 점유율이 5% 수준이지만 전기차 부문에서는 사실상 점유율이라고 할 만한 기반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반면 국내 완성차 업계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의 점유율은 절대적이다. 올해 1~2월 점유율을 살펴보면 현대차가 매월 51%를 웃돌았고 기아도 40% 안팎을 차지했다. 글로벌 기업을 합해도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은 73%를 상회한다. 전기차 부문에서는 사실상 경쟁자가 없다. 나머지도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이 함께 경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KG모빌리티의 미래는 글로벌 시장에 달려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성과는 순항 중이다. 코란도 이모션의 유럽 반응이 긍정적이다. KG모빌리티는 1월 열린 브뤼셀 모터쇼에 코란도 이모션을 출품해 유럽시장 판매 확대에 나섰다. 1월 수출한 160대의 물량 모두 유럽으로 향했다. 우리나라에 앞서 코란도 이모션이 팔린 곳도 독일과 영국 등 유럽이다.
중국과 맞손을 잡은 점은 양날의 검이다.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과 가격 경쟁력 부문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배터리 수급 불안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KG모빌리티는 2021년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와 맞손을 잡았다. 가격 경쟁력과 수급 안정화는 가시화되고 있다. 양사는 토레스 기반의 전기차 U100에 탑재할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알려진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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