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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사 엔데믹 적응기]CJ대한통운 '오네' 브랜드, 경쟁력 회복 기여할까③택배 경쟁 심화에 2년째 점유율↓…설비투자 다시 고삐 당길 재무여력 충분

강용규 기자공개 2023-03-24 09:10:52

[편집자주]

택배사들에게 엔데믹은 위기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해제로 대면 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택배 물동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로 세워졌던 물류의 국경 장벽을 허물고 있는 만큼 엔데믹은 글로벌 차원의 기회이기도 하다. 더벨은 위기와 기회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택배사들의 중단기 경영전략과 재무현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0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택배업계는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대기업 계열사 3곳이 빅3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실제 점유율로 따지면 CJ대한통운이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는 '1강 2중'의 체제에 가깝다.

국내 1위 CJ대한통운에게 올해 택배시장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택배 물동량의 성장세 둔화가 시작된 가운데 자체 배송사업을 구축한 대형 이커머스 기업들의 시장 잠식도 빨라지고 있다. 이에 CJ대한통운은 브랜드 마케팅을 본격화하는 한편 설비투자를 확대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작년 택배사업 성장세 주춤… 숫자로 나타난 경쟁 심화

CJ대한통운은 2022년 택배사업부문에서 매출 3조6495억원을 냈다. 전년 대비 1.3% 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연 1000억원 이상의 매출 증가세를 꾸준히 이어 오다 지난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통합물류협회 집계에 따르면 국내 택배 물동량은 코로나19 이전 연 10% 안팎의 성장률을 유지하다 지난해 들어 성장세가 꺾였다. 코로나19의 엔데믹화로 소비자들에게 오프라인 거래의 선택지가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CJ대한통운의 경우 택배 매출 성장 둔화를 단순히 업황으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2022년 들어 1~11월 누적 택배 물동량인 37억3285만박스가 이미 2021년 전체 물동량 36억2967만박스보다 2.8% 많았다.

매년 11월과 12월의 물동량이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2년 최종 물동량은 전년 대비 3~4%대의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CJ대한통운은 매출 증가율이 전체 시장 성장에 못 미쳤다는 말이다.

CJ대한통운은 수익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택배사업 전략을 수정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다소 잃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CJ대한통운의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 추이를 살펴보면 2015년 처음 40%를 넘어선 이후 성장세를 지속해 2020년 과반 이상인 50.1%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2년 연속으로 점유율이 낮아져 지난해는 45.7%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커머스시장에서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자체 물류망을 구축해 택배사업에 뛰어드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기존 택배사들로서는 시장 입지 수성을 위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브랜드 마케팅 강화 전략, 설비투자 확대로 뒷받침

CJ대한통운은 최근 통합 배송 브랜드 '오네(O-NE)'를 론칭했다. CJ그룹의 경영철학인 '온리원(ONLY ONE)'과 모두를 위한 '단 하나(ONE)'의 배송 솔루션이라는 의미를 함께 담았다. 택배가 온다는 의미로 친숙한 단어인 '오네'를 썼다는 평도 있다. 오네 브랜드에는 △당일배송 '오늘오네' △새벽배송 '새벽에 오네' △익일배송 '내일 꼭! 오네'등의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오네 브랜드는 국내 택배사업자가 론칭한 최초의 LMD(Last Mile Delivery, 빠른배송) 브랜드다. 쿠팡의 로켓배송이나 컬리의 샛별배송 등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자체 택배사업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CJ대한통운도 발빠르게 대응에 나선 것이다.

지금까지 대형 택배회사들에게 국내 택배사업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B2B 사업의 성과가 중요했다. 그러나 기업 고객들이 자체 물류사업을 갖추고 경쟁자로 탈을 바꿔쓰는 추세가 가속화하면서 일반 소비자를 향한 B2C 마케팅이 점유율 확대에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시선이 떠오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설비투자에도 고삐를 죈다. 현재 진행 중인 택배 멀티포인트(MP) 설비 구축과 장성 복합물류터미널 신축사업 투자를 올해 합산 71억원 규모로 진행한 뒤 내년 199억원, 2025년 이후 2304억원 규모로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CJ대한통운은 해당 설비투자에 2022년 합산 39억원을 집행했다.

CJ대한통운은 2021년 11월 △이커머스 핵심거점 및 풀필먼트 인프라 확장 △물류기술연구소 2배 이상 확장 △플랫폼사업 육성 등에 2023년까지 2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맞춰 본격적으로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CJ대한통운으로서는 올해 대규모 투자를 마무리한 이후로도 설비투자의 점진적 확대를 추진하는 만큼 향후 재무적 리스크의 관리가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CJ대한통운은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2018년 151.3%를 기록한 이후 2021년 123.9%까지 3년 연속 하락했으나 투자가 본격화된 2022년 다시 140.3%까지 높아졌다.

다만 부채비율이 안정적 기업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200%를 밑돌고 있으며 유동성도 충분히 확보해 둔 만큼 투자 확대가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2월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CJ대한통운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재무적 안정성을 고려할 때 향후 투자에 따른 재무적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향후 추가적 금리인상이나 유동성 축소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성장 투자 재원을 확보했다"며 "부채비율 140.3% 중 선제적 자금 조달분이 10%p 정도이며 이를 감안하면 실질적 부채 부담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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