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엠 반휘권 전무의 고민 '실적과 주가 괴리' 2대주주 지분 매각으로 주가 소폭 하락...상장 후 '호실적'에도 주가 흐름은 '반대'
양도웅 기자공개 2023-03-31 09:13:58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3일 09:2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솔루엠 설립 이후 7년 넘게 2대주주 자리를 지킨 삼성전기가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이에 따라 매각 당일 솔루엠 주가는 전일 대비 9% 이상(2150원) 하락한 2만13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그렇지 않아도 꾸준한 실적 향상과 상반된 주가 흐름으로 솔루엠 경영진은 고민이 큰 상황이었다. 특히 경영진 가운데 투자자 관리와 소통을 책임지는 반휘권 경영지원실장(전무)의 염려와 역할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이익 환원보다는 설비투자가 우선이기 때문에 주가 부양을 위한 선택지는 많지 않다. 하지만 시장이 가장 선호하는 '성장성'은 담보된 만큼 당장은 이를 근거로 시장 설득에 나서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설립 첫해인 2015년 1772억원이었던 연간 매출은 지난해 1조6945억원으로 9배 이상 커졌다.
◇'모태' 삼성전기, 8년만에 지분 전량 매각...외국인이 대거 매입
솔루엠은 2015년 삼성전기가 핵심 역량에 집중하기 위해 파워모듈과 튜너, 전자가격표시기(ESL) 사업부를 분사하며 설립됐다. 분사했지만 7년 넘게 465만주 가량을 계속해서 보유하며 2대주주 자리를 지켰다. 2021년 솔루엠 상장 때도 지분 매각을 하지 않았다. 사실상의 모태 기업으로서 책임감을 보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초기 솔루엠에 대한 물적 지원과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지분을 보유했다"며 "해당 사업부 안팎의 인력들도 꾸준히 이동해 성장을 위한 인력 확충에도 기여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7년 넘게 다양한 형태로 '우군' 역할을 한 삼성전기가 지난 24일 블록딜로 보유 주식 465만주를 전량 매각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 지분은 외국인과 개인, 펀드, 연기금 순으로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 당일 솔루엠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한 투자자는 외국인이다. 외국인 지분은 9%대에서 14%대로 뛰어올랐다.
같은 관계자는 "삼성전기의 솔루엠 지분 매각은 삼성그룹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며 "유동성을 확보해 주력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지분을 할인해 외국인 투자자에게 넘긴 것으로 안다"며 "할인율만큼 매각 당일 솔루엠 주가가 빠졌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유동성 확보 요구에 솔루엠 지분 매각으로 대응한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솔루엠에 대한 시장 매수 수요가 있었다는 점"이라며 "솔루엠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신호"라고 분석했다.
삼성전기는 이번 매각으로 약 1000억원의 현금을 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회사가 1년간 내는 이자의 2배가 넘는 규모로 자금 운용의 숨통을 트이게 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삼성전기가 솔루엠 주식 465만주를 매입했을 때 투입한 자금은 약 23억원이었다. 약 50배의 수익을 낸 성공적 투자라는 평가다.
◇솔루엠, 환원보다 투자 우선...단 '성장성'은 확실
반면 솔루엠은 이번 삼성전기의 지분 매각으로 주가 부양책 마련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대량의 지분이 풀린 24일 솔루엠 주가가 전일 대비 9% 이상 떨어졌기 때문이다. 매년 최대 매출을 경신하고 있음에도 주가는 반등하지 않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기도 하다.
올해 2월13일 지난해에 전년 대비 47%의 매출액 성장률과 184.8%의 영업이익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지만 주가는 전거래일(2월10일)과 동일한 2만20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튿날 소폭 올랐지만 여러 이벤트에도 주가는 2만원 초반대에서 오르내릴 따름이다.
아쉬운 점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이익 배당 개시 등 적지 않은 자금을 지출해야 하는 일반적인 주가 부양 정책을 펼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과 다름없이 솔루엠 자금 지출의 우선순위는 '설비투자'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멕시코 생산설비 구축을 위해 채무보증과 출자 형식으로 700억원 가까이 자회사에 투자했다.
물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성장이 담보된 종목'이라는 점을 어필하는 점이다. 'IR 전략 강화'다. 2015년 설립 이후 2017년을 제외하고 매년 솔루엠은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설립 첫해와 비교해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9.6배, 21배, 18배 증가했다.
삼성전기가 주주 명단에서 빠졌지만 주요 매출처에서도 삼성의 이름이 빠진 건 아니다. 설립 때와 변함없이 삼성그룹 계열사의 매출 비중은 50%가 넘는다. 유럽을 제외한 글로벌 생산·판매법인의 핵심 납품처가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이다.
솔루엠도 성장 종목이라는 점이 시장에 제대로 어필되지 않았다는 점에 공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의 지분 매각으로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만큼 투자자 소통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반휘권 경영지원실장(전무)의 역할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지난해 10월 선임된 반 전무는 곧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출될 전망이다.
솔루엠 관계자는 "투자자와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현재 멕시코 공장 설립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고 헬스케어 등 B2C 사업에 진출한 점 등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올해도 큰 폭의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올해 솔루엠은 2조원 안팎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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