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신호탄 쏘아올린 두산에너빌리티, 원전 사업 이끄는 김종두 부사장 올 초 나기용 부사장 후임으로 원자력BG장 올라...1991년 입사한 두산맨
조은아 기자공개 2023-04-03 07:37:16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0일 14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전 산업이 지난해 생태계 복원 단계에서 올해 완전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올 초부터 두산에너빌리티 원전 사업의 새 사령탑을 맡은 김종두 부사장의 발걸음도 더욱 바빠질 것으로 예상된다.두산그룹의 원전 사업은 지난해 새 국면을 맞았다.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백지화됐기 때문이다. 때마침 두산그룹도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벗어나면서 원전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올들어선 실제 성과로 이어지면 완전히 활기를 되찾은 모양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9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2조9000억원 규모의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014년 신고리 5·6호기에 이어 8년여 만에 성사된 수주다.
원전 주기기란 핵분열을 통해 열을 발생시키는 원자로, 발생한 열로 증기를 생산하는 증기발생기, 증기로 전력을 생산하는 터빈발전기 등을 말한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은 이르면 7월에 공사 재개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각각 2032년, 2033년이 준공 목표 시점이다.
원전 사업은 개별 기업이 아닌 국가에서 주도한다. 정부가 수립한 에너지 정책을 바탕으로 한국전력공사(한전)와 한수원이 사업을 결정하면 두산에너빌리티가 주기기를 제작해 공급하는 형태다. 수출 역시 마찬가지다. 한전과 한수원이 경쟁입찰에 참여해 사업을 따내면 두산에너빌리티가 주기기를 납품한다.
이런 이유로 사업을 하는 데 있어 한전 및 한수원과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이들과의 교감에 따라 주기기 생산 계획을 세우고 재고자산도 관리한다. 실질적으로 소통을 맡는 원자력BG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김 부사장은 1월부터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원자력BG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까지 BG장을 맡았던 나기용 전 부사장이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후임으로 낙점됐다. 나 전 부사장은 업계 안팎에서 손꼽히는 원전 분야 전문가다. 여러 정부 부처에서 일했던 관료 출신으로 2016년 12월 부사장으로 영입돼 원자력BG장을 맡았다.
공교롭게도 두산그룹으로 적을 옮긴 이듬해인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 탈원전 정책이 현실화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가장 힘든 시기 회사를 이끌며 업계와 회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등 고분군투했으나 지난해 말 퇴진을 결정했다. 현재는 고문으로서 직간접적으로 두산에너빌리티에 힘을 보태고 있다.
후임인 김 부사장은 1991년 두산에너빌리티에 입사해 30년 넘게 회사에 몸담고 있다. 1967년생으로 부산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나 전 부사장과 달리 두산에너빌리티에서만 오랜 기간 재직했으며 일찌감치 원자력BG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2014년 상무로 승진했을 때 원자력BG에서 원자력영업을 담당했으며 2021년 전무로 승진하며 사업관리 총괄도 함께 맡았다. 최근 BG장에 선임되면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원전 수출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앞으로 김 부사장의 역할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원자력BG장의 의미는 남다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원전 사업 종가(宗家)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전 주기기를 제작하는 기업으로 40년 동안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 주기기를 공급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주기기 설계 및 제작 기술을 갖추고 있는 만큼 원자력BG 임직원들의 소속감과 자부심도 남다르다.
그간 BG장을 지냈던 인물들 역시 국내 업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원로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나기용 전 부사장 이전 원자력BG장을 지냈던 김태우 전 부사장은 2004년부터 2010년, 김하방 부사장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자리를 지키며 두산에너빌리티 원전 사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둘 모두 두산그룹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하다가 회사를 떠난 두산맨이기도 하다.
나기용 전 부사장의 퇴진과 함께 원자력BG 내부에서도 소폭의 인사이동이 있었다. 원래 나 전 부사장 아래 있던 9명의 임원 가운데 원자력생산을 담당하던 문홍곤 상무, 주단생산을 담당하던 신봉식 상무, 원자력품질과 EHS(환경·보건·안전)를 담당하던 허남열 상무 등 3명이 1월 중순 자리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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