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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그룹 길 잃은 크로스보더 딜]순손실 영향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매각 자산 분류⑤주식 처분 결정, 투자 실패 자인…내부회계 '비적정' 비롯 대내외 재무 전략 이상징후

신상윤 기자공개 2023-04-05 08:26:46

[편집자주]

미코그룹이 야심차게 진행했던 미국 나스닥 상장 진단기업 '트리니티 바이오테크(Trinity Biotech)' 인수가 좌초 위기에 놓였다. 600억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됐지만 경영 일선에선 배제됐고 보유한 주식과 CB는 애물단지가 됐다. 진단부문 바이오 사업 협력도 녹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벨은 미국 내 전자공시시스템 EDGAR를 통해 미코그룹의 첫 크로스보더 M&A의 현 상황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3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코그룹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진단 전문기업 '트리니티 바이오테크(Trinity Biotech)'를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했다. 4500만달러(원화 600억원 규모)를 투자했지만 인수 실패를 자인한 셈이다.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투자가 무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주사 미코는 내부회계관리제도 부적정 의견까지 받아 대내외 우환이 겹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미코는 지난달 31일 제출한 2022년도 사업보고서에서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투자 주식을 연결 재무제표상 '매각예정비유동자산'으로 분류했다. 당초 관계기업으로 분류했던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주식을 처분하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리니티 바이오테크는 미코그룹이 지난해 4500만달러를 투자해 인수한 진단 바이오 기업이다. 아일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곳이다. 미코그룹은 미국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MiCo IVD Holdings(미코IVD홀딩스)'를 통해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주식과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

미코그룹은 진단부문 계열사 미코바이오메드 등과 사업적 시너지를 기대했다. 그러나 트리니티 바이오테크와 협력은 기대에 못 미쳤다. 이사회 의장에도 선임됐던 전선규 미코그룹 회장은 5개월 만에 사임하며 손을 놨고,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경영진과는 갈등도 빚었다. 미코그룹이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주식 매각을 결정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투자 실패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은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지난해 말 기준 미코는 연결 재무제표에서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CB 장부금액을 1192만달러로 평가했다. 취득원가가 2000만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투자 자산의 가치는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자회사 미코IVD홀딩스 장부금액도 그해 9월 말 503억원에서 243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미코IVD홀딩스가 지난해 31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미코가 9년 만에 적자 전환한 데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동비율이 160%에 달할 정도로 재무건전성을 자랑하는 미코이지만 투자 전략 등에선 아쉬움을 남긴 것이다.


회계 처리에서도 미비한 점이 드러났다. 외부 감사인이 미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적정하다는 의견을 표명한 것이다. 미코는 2022년도 내부회계관리 운영실태 보고서 및 평가를 통해 '취약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한 상황이다.

미코는 금융감독원이 지난해부터 3년간 지정 감사를 통보하면서 한영회계법인을 외부 감사인으로 두고 있다. 한영회계법인은 미코의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를 통해 "지분법회계처리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내부통제의 미비로 감사 중 전기 재무제표를 수정해야 하는 중요한 수정사항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한영회계법인은 미코의 2021년도 연결 재무제표에서 투자주식이 32억6400만원, 순이익이 35억9400만원 각각 과대계상됐다고 판단했다. 해당연도는 다산회계법인이 감사한 가운데 미코는 한영회계법인 지적을 받아들여 재무제표를 수정했다.

다행히 한영회계법인은 다산회계법인과 이 부분에 대해 견해 차이로 판단하며 감사보고서 재발행까진 요구하지 않았다. 다만 미코로선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의견이 나오면서 '투자주의환기종목'에 지정되는 오명을 쓰게 됐다. 투자주의환기종목에 지정되면 1년간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요구하는 등 주가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해 조원동 미코 전 감사는 "전임 외부 감사인과 협의해 문제가 없었으나 이번 지정 감사인과 회계기준을 해석하는 부분을 두고서 이견이 있었다"며 "다만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부적정'이라고 할 만큼의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조 전 감사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미코 감사에서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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