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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는 지금]최대 승부수 ‘애플페이’…수익 실현 전략은④최우선 목표는 회원 수 확대…대출 및 구독서비스 연계 기대

이기욱 기자공개 2023-04-13 07:16:30

[편집자주]

현대카드가 카드업계 이슈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으며 한때 위기설까지 대두됐지만 최근 애플페이라는 승부수를 던지며 카드업계에 변화의 파도를 몰고 오고 있다. ‘삼고현상’으로 대변되는 시장 위기 속에서 현대카드의 혁신 시도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카드의 현 상황과 미래 과제 등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7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카드의 승부수 ‘애플페이’ 서비스가 성공적인 초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애플 유저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등록자 수를 빠르게 늘려 나가는 중이다. 서비스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 보급도 VAN사(밴사, 부가가치통신망사업자)의 적극적인 참여로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페이 도입으로 인한 현대카드의 수익성 개선 여부는 아직 의문 부호로 남아 있다. 애플페이 측에 지불하는 추가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현대카드 측에 직접적으로 가져다줄 이익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회원 수 확대가 카드대출, 구독서비스 등 부가 서비스로 파생되는지 여부가 수익 실현의 핵심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론칭 첫 날 100만명 등록…VAN사, NFC단말기 보급에 적극 참여

지난달 21일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애플페이에 대한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첫 날 오전 동안에만 17만명의 고객이 애플페이에 등록했으며 하루 만에 등록자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애플페이 출시 이후 최단시간 기록이다.

세부적인 결제 건수와 결제액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론칭 초반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카드 내부적으로도 결제액과 건수가 아닌 등록자 수를 기준으로 목표치를 설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카드는 향후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카드 연동 등을 통해 등록자 수를 더욱 늘려나갈 방침이다. 아이폰 사용자의 수가 약 1132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확산 잠재력은 충분하다.

아직 실사용 측면에서는 ‘삼성페이’에 비해 경쟁력이 다소 부족한 상태다. 애플페이 사용에 필요한 NFC단말기의 보급률은 10% 미만이며 교통카드 서비스가 아직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도 단점이다.

삼성페이는 국내 거의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애플페이는 아직까지 편의점, 백화점, 쇼핑몰 등 주요 124개 브랜드의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하다. 던킨 올비(Duncan Olby) 애플페이 인터내셔널 총괄에 따르면 현재 현대카드 개인 결제 건수 중에 애플페이 가맹점 파트너가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핵심은 중소형 가맹점들에 NFC단말기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확산될 수 있는지 여부다. 업계에서는 밴사들의 적극적인 시장 움직임을 근거로 예상보다 NFC단말기 확산이 빨리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들도 내놓고 있다.

밴사들은 최근 수 년 동안 수익원 창출에 대한 고민에 시달려 왔다. 지난 2018년 IC등록 단말기 의무화 이후 수년 동안 단말기 교체 수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NICE정보통신의 경우 신용카드조회단말기 매출이 2018년 217억원에서 2019년 137억원으로 줄었으며 한국정보통신 역시 2018년 259억원에서 이듬해 163억원으로 급감했다.

그러던 중 애플페이가 NFC단말기라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자 대형 밴사들이 앞 다퉈 보급형 단말기 개발에 착수했다. 할인, 무상임대, 용지·잉크 제공 등의 프로모션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15만~20만원으로 알려진 NFC단말기 교체 비용은 시간이 갈수록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역시 NFC단말기 보급에 대해서는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애플페이 공식 론칭 3일 후인 24일 본인의 SNS를 통해 “NFC 단말기가 적어서 애플페이가 힘들다고 했지만 결국은 닭과 달걀의 문제일 뿐”이라며 “한 번 시작하면 무서운 속도감이 붙는다”고 단언했다.

이어 “애플페이 등이 먼저 들어와서 수요를 만들고, 값싼 공급을 만들고 ,다시 수요를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중요한 점은 한국에 빠르고 편하고 위생적인 NFC 단말기가 보급돼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Apple Pay 스페셜 이벤트’에 참석해 애플페이를 소개하고 있다.

◇애플 측 수수료 건당 0.15%로 추정…신용판매 외 서비스로 파생돼야

애플페이의 확산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현대카드에게는 또 하나 남은 과제가 있다. 애플페이 수요를 자신들의 이익에 연결짓는 것이다.

현재 수수료 체계상 애플페이의 수요가 현대카드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중소형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신용판매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돼 있는 상태에서 애플 측에 추가로 수수료를 더 지급하게 되면 이익 규모가 더욱 줄어 들게 된다. 현대카드가 애플 측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건당 0.15%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카드 측은 외형 확장, 회원 수 증가에 우선 목표를 두고 있다. 현대카드는 2010년대 후반부터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카드를 적극적으로 발급하는 등 회원 수, 시장 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현대카드의 회원 수는 1135만명으로 3분기말(1051만명) 대비 100만명 가까이 늘어났다. 불과 3개월만에 8%가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각각 -5.8%, 1.9%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직접적인 연관 관계는 확인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애플페이 도입설이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점유율도 2021년 16.46%에서 16.77%로 0.31%포인트 확대됐다.

현대카드가 늘어난 회원 수와 시장 점유율을 실제 이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시나리오는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가장 단순하게는 카드론(장기카드대출)과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확대가 기대된다. 지난해 현대카드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각각 전년 대비 16.6%, 8.7%씩 축소한 바 있다.

구독 서비스로의 유입도 기대해볼 수 있다. 현재 현대카드는 △GS클럽 △비어팩 △월간과자팩 △골프케어팩 △디지털북팩 등 다양한 정기 결제 구독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애플스토어에서 현대카드 ‘M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게하는 등 애플과의 추가 협업도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PLCC 강점을 살린 ‘애플카드’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만약 실제 실현이 될 경우 업계에 가장 큰 파급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70여개에 달하는 애플페이 도입 국가 중에서 애플카드가 도입된 곳이 미국 단 한 곳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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