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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는 지금]순익 순위 하락에도 미소…핵심은 ‘점유율’③2013년 사업 단순화 이후 점유율 하락…최근 회복세 유지 긍정적

이기욱 기자공개 2023-04-12 07:15:42

[편집자주]

현대카드가 카드업계 이슈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으며 한때 위기설까지 대두됐지만 최근 애플페이라는 승부수를 던지며 카드업계에 변화의 파도를 몰고 오고 있다. ‘삼고현상’으로 대변되는 시장 위기 속에서 현대카드의 혁신 시도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카드의 현 상황과 미래 과제 등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5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굴욕 아닌 굴욕을 겪었다. 지난해 상반기 약 9년만에 롯데카드에게 순이익 순위 4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연간 실적도 업계 순위 5위로 마감했다. 대기업 계열 라이벌사인 삼성카드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향후 현대카드 경쟁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편이다. 실적 악화는 충당금 확대와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축소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분석된다. 2013년 사업 단순화 이후 감소한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회원 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빠른 시일 내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카드에 밀려 순익 업계 5위…선제적 리스크 관리 영향

‘2022년 결산 공고’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해 25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3141억원) 대비 19.13% 감소한 수치다. 전년 대비 실적이 23.4% 감소한 하나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실적 감소율을 보였다. 업계 순위도 2780억원의 순익을 시현한 롯데카드에 밀려 5위를 기록했다.

라이벌 삼성카드와의 순익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62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전년(5511억원) 대비 12.9% 늘어난 수치다. 현대카드와의 격차는 3683억원에 달한다. 오랜 기간 유지됐던 카드업계의 ‘1강 3중’ 구도가 ‘2강 3중’ 구도로 개편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현대카드의 실적 부진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본업인 신용판매 사업의 영업 규모는 지난해보다 확대됐다. 지난해 현대카드의 신용판매 영업실적은 131조3664억원으로 전년(111조9346억원) 대비 17.4% 증가했다.

반면 카드론(장기카드대출)과 현금서비스의 취급액은 모두 전년 대비 줄어들었다. 지난해 카드론 취급액은 6조2768억원으로 전년(7조5301억원) 대비 16.6% 감소했으며 현금서비스 취급액도 5조6177억원에서 5조1284억원으로 8.7% 줄어들었다. 전체 영업에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11.45%에서 7.99%로 축소됐다.

카드론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포함의 영향으로 취급 규모가 줄었으며 현금서비스의 경우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영업을 축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카드와 삼성카드 등 경쟁사의 경우 카드론 감소에 대응해 현금서비스 영업을 늘렸으나 현대카드는 수익 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말 기준 현대카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9%로 전년말(0.88%) 대비 0.19%포인트 개선됐으며 연체율도 1.12%에서 1.09%로 0.03%포인트 낮아졌다. 손실이 예상되는 채권의 비율을 나타내는 손실위험도가중채권 비율도 0.61%에서 0.53%로 0.08%포인트 낮아졌다.

충당금 적립 규모는 늘어났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충당금 적립액은 5882억원으로 전년(5137억원) 대비 14.5% 증가했다. 전체 충당금 잔액도 1조5393억원에서 1조8226억원으로 18.4% 증가했다.

수익성 지표는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현대카드의 총자산이익률(ROA)는 0.22%로 전년(0.83%)대비 0.61%포인트 낮아졌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도 4.68%에서 1.33%로 3.35%포인트 악화됐다. 생산성을 나타내는 수지비율(영업수익 대비 영업비용의 비중)도 89.75%에서 95.48%로 5.73%포인트 상승했다. 2711억원에서 4036억원으로 증가한 이자비용 등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급감한 점유율 상위권으로 회복…2위 경쟁 본격화

지난해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현대카드의 전망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 점유율과 회원 수 등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인들이 최근 수 년 동안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 점유율 회복은 2010년대 후반부터 현대카드의 최대 과제로 자리해왔다.

2001년 업계 후발 주자로서 시장에 진입한 현대카드는 카드사태라는 위기를 기회삼아 빠르게 성장해왔다. 출범 초기 1%대에 불과했던 시장 점유율은 2000년대 후반 20%대(전업 카드사 기준)로 올라섰다. 2010년대 초 KB국민카드 분사 등으로 인해 점유율이 소폭 낮아졌지만 10%대 후반의 수치를 유지했다. 2002년 285만명에 불과했던 회원 수도 2010년 953만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2013년 새로운 혁신 전략 ‘현대카드 Chapter 2’를 발표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전까지는 혁신적이고 과감한 마케팅으로 외형을 빠르게 확장해왔던 현대카드가 챕터2 전략 이후 내실 경영으로 기조를 전환했다.

경기침체와 경쟁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에 대한 후속 조치였다. 2013년 당시 정태영 부회장은 “카드시장 점유율에는 관심 없으며 오히려 떨어지는 게 우리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카드는 22개의 카드 종류를 7개로 줄이는 등 사업을 단순화하며 우량 고객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그 결과 회원 수와 점유율은 급격하게 감소했다. 2012년말 913만명이었던 회원 수는 2013년 704만명으로 22.9% 줄어들었고 2014년(677만명), 2015년(634만명) 감소세를 이어갔다.

신용카드 이용실적 기준 시장 점유율도 2012년 17.89%에서 2013년 15.75%로 2.14%포인트 낮아졌다. 점유율 하락세가 계속 이어져 2016년 14.42%를 기록했다. 한때 1.6%포인트까지 줄어들었던 삼성카드와의 점유율 격차는 5%포인트 가까이 벌어지기도 했다. KB국민카드에 점유율 3위 자리도 내줬다.

점유율을 포기한 대신 실속은 확실히 챙겼다. 2012년 1913억원을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2013년 1632억원으로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이듬해 2235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ROA는 2012년 0.18%에서 2013년 1.12%로 크게 개선됐으며 2014년 1.94%로 더욱 개선됐다. 수지비율도 2012년 97.57%에서 2013년 93.23%, 2014년 88.62%로 빠르게 개선됐다.

약 4년 동안 ‘군살 빼기’ 작업을 진행한 현대카드는 2010년대 후반 들어 점유율 회복 작업에 나섰다.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네이버 등 각 업계 1등 브랜드들과 PLCC(사업자 전용 신용카드)를 연이어 출시했고 2019년에는 삼성카드로부터 코스트코 독점 가맹계약을 뺏어오기도 했다.

결과는 빠르게 수치로 드러났다. 2016년 14.41%였던 점유율은 2017년 14.98%로 상승하며 첫 반등에 성공했다. 회원 수도 634만명에서 690만명으로 8.8% 늘어나며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 흐름을 보였다.

이후에도 현대카드는 점유율과 회원 수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 2018년과 2020년 각각 점유율 15%와 16%를 넘어섰다. 지난해말 기준 점유율은 16.77%로 전년말(16.46%) 대비 0.31%포인트 증가했다. 5%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던 삼성카드와의 격차는 2.1%포인트까지 축소됐고 KB국민카드와는 0.22%포인트 격차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정식 론칭한 애플페이의 성패 여부에 따라 현대카드는 단숨에 점유율 2위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말 기준 회원 수는 1135만명을 기록했다. 전년(1094만명) 대비 3.74% 늘어났으며 지난 2013년말(704만명)과 비교하면 61.22%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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