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기업 공급망 분석]LG디스플레이 수급 안정성 높인 '범LG' 생태계⑥국내 기업 위주 구성, 국가 간 분쟁에도 SCM 이슈 제한적
원충희 기자공개 2023-04-11 10:00:27
[편집자주]
코로나가 휩쓴 지난 3년간 전 세계 기업들의 주요 이슈는 공급망 안정화였다. 인적·물적 교류가 제한되면서 주요 원재료 및 부품 수급이 어려워졌고 그 와중에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진행 중이다. 엔데믹 이후 폭증한 수요가 금리인상과 러우 전쟁 등으로 다시 가라앉는 등 불확실성도 확대되면서 각 기업들은 주요 매입처 관리에 더 신중을 기하게 됐다. 국내 주요 전자·IT기업의 공급망 점검을 통해 이들의 사업전략과 시장 변화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7일 10시3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의 주요 공급망을 구성하는 기업들은 LG가(家)와 직·간접적으로 연관 있는 곳이 많다. 백라이트, 편광판, 인쇄회로기판(PCB), 글래스,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주요 부품 수급처가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곳이기 때문이다.범LG가 회사들이 LG디스플레이의 원재료, 부품 생태계를 구성함에 따라 수급의 안정성은 한층 높아졌다. 일각에선 총수일가 친인척 지원이란 비판도 있지만 전체 공급사 중 70%가량을 국내 기업으로 확보하면서 일본, 중국과 이슈가 생길 때도 공급망 안정성이 훼손되지 않았다.
◇LG·희성·LX 등 관계사·계열분리 회사들로 공급망 구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나온 지금도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류는 액정표시장치(LCD)다. LCD는 스스로 빛을 내지(자발광) 못하기 때문에 뒤에서 빛을 내는 발광체, 백라이트(backlight)가 필요하다. LG디스플레이에 백라이트를 공급하는 주요 기업은 희성전자다. 백라이트 외 LCD모듈(LCM), 터치스크린패널(TSP)도 납품한다.

편광판은 계열사인 LG화학이 납품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작동에 필요한 반도체 칩 DDI는 LX세미콘(옛 실리콘웍스)이 주요 수급처다. 고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회장이 2021년 독립한 LX그룹의 계열사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유리·플라스틱 등 투명하고 얇은 판에 각종 화학물질을 입히고 회로도를 그려 전기적 신호에 따라 색이 구현되도록 한다. 이 과정에 들어가는 글래스는 파주전기초자에서 주로 매입한다. 이곳은 일본전기초자(NEG, Nippon Electric Glass)와 LG디스플레이가 6대 4 비중으로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유리기판 수급 안정화를 위해 LCD용 유리기판 3위 제조사이자 20% 안팎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NEG와 손잡았다. 지분투자 금액은 총 336억원 가량, 지난 16년간 받은 배당금은 1000억원에 달해 이미 투자금 이상으로 회수했다.
◇PCB 매입에만 2조…영풍전자 수혜
단일품목으로 가장 매입액이 큰 PCB(2조4988억원)의 경우 지금은 영풍전자에서 주로 조달하지만 3년여 전만 해도 한국SMT가 최대 공급처였다. 이 회사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조카이자 구정회 전 금성사 사장의 4남인 구자섭 회장이 2005년 계열 분리해 나온 것이 시작이다. 당시 친동생인 구자민 씨도 참여해 5대 5 비중으로 동업을 했다.
현재는 구자섭 회장이 5%, 그의 아들이 구본근 씨가 40%를, 딸 구경혜 씨가 5%의 지분을 갖고 있다. 구자민 씨가 40%를, 그의 딸 구은진 씨가 10%를 보유 중이다.
범LG 기업들로 이뤄진 LG디스플레이의 공급망은 때론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오너가 친인척 지원에 쓰인다는 이유다. 실제로 2015년 한국SMT가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때 LG디스플레이가 1차 협력사 지원을 위해 첫 조성한 상생기술협력자금 제도 덕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공급망의 70%가량을 국내 기업으로 구성하고 특히 친인척 관계의 회사들이 주요 매입처로 자리하면서 안정성을 높였다. 2019년 일본의 무역제한 조치와 미중 갈등에 따른 중국발 공급망 불안에도 LG디스플레이의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에 큰 문제가 없었던 것 또한 이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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