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기업 공급망 분석]고요한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나비효과' 유발할까④양·음극재 매입처 수년째 변동 無, 미 IRA 등 변수…공급망 변화 주목
원충희 기자공개 2023-04-06 11:06:38
[편집자주]
코로나가 휩쓴 지난 3년간 전 세계 기업들의 주요 이슈는 공급망 안정화였다. 인적·물적 교류가 제한되면서 주요 원재료 및 부품 수급이 어려워졌고 그 와중에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진행 중이다. 엔데믹 이후 폭증한 수요가 금리인상과 러우 전쟁 등으로 다시 가라앉는 등 불확실성도 확대되면서 각 기업들은 주요 매입처 관리에 더 신중을 기하게 됐다. 국내 주요 전자·IT기업의 공급망 점검을 통해 이들의 사업전략과 시장 변화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4일 15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는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양·음극재 등 극판자재를 주로 벨기에 유미코아와 국내 에코프로 등으로부터 조달했다. 분리막 등 조립자재는 일본 아사히카세이가 주요 수급처다. 공급망은 수년째 변화 없이 고요하다.이 가운데 올 초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과 40조원 규모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었다. 삼성SDI로선 미국 진출과 인플레이션억제법(IRA) 등을 감안해 공급망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미코아와 에코프로 비중이 큰 삼성SDI의 양극재 조달처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공급망 내 유미코아·중국계 기업 비중 커, 다변화 필요성↑
삼성SDI는 벨기에 유미코아와 중국 샨샨 등 해외업체와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 등 국내 업체로부터 양극재를 조달하고 있다. 유미코아는 글로벌 1위 양극재 기업으로 삼성SDI 뿐 아니라 SK온의 주요 공급사이기도 하다. 삼성SDI의 경우 주요 고객사가 독일 BMW와 폭스바겐, 아우디, 영국 롤스로이스 등이고 헝가리 공장에서 이를 커버하기 때문에 유미코아가 지리적 여건도 좋다.

삼성SDI의 지난해 극판자재 매입액은 7조2815억원으로 매출원가의 45.8%에 이른다. 2021년(3조4611억원, 33%) 대비 액수는 2배 이상 늘고 매출원가 내 비중은 12.8%포인트 급등했다. 양극재 조달이 삼성SDI의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분리막 등 조립자재는 아사히카세이 등 일본업체로부터 주로 공급 받는다. 이 같은 공급망 구조는 수년째 바뀌지 않고 있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봐도 극판자재는 유미코아, 에코프로 등이고 조립자재는 아사히와 상신EDP 등이 주요 수급처로 등재돼 있다.
다만 최근 미국 IRA 등으로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미국에서 최종 생산된 배터리에 보조금 혜택을 주며 양·음극재와 분리막, 전해액 등 소재는 일정비율 이상 미국에서 생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니켈과 리튬 등 핵심 광물도 미국 혹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한 것을 쓰도록 했다. 양극재 공급망에 있는 유미코아, 샨샨과 음극재 수급처인 중국업체들을 보완할 만한 협력사가 필요해졌다.
◇포스코퓨처엠, 양·음극재 캐파 확대…LGES 의존도 완화 필요
기존 매입처도 마냥 삼성SDI만 전담하지 않는다. 에코프로 등 주요 협력기업은 거래선 다변화를 위해 SK온 등과 손잡고 캐나다에 양극재 공장 설립에 나섰다. 이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은 SK온과 포드 합작공장 등에 납품될 예정이다. 배터리 사업 주도권 쟁탈을 위한 합종연횡이 이뤄지는 판국이라 고요한 삼성SDI의 공급망에도 변화의 조짐이 예상되는 이유다.

음극재도 그간 천연흑연 기반 음극재를 양산했으나 삼성SDI에 공급되는 비중은 미미했다. 하지만 2년 전 국내 최초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체제 구축을 위해 블루밸리산업단지에 1단계 공장을 지었고 2단계 공장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다. 준공되면 총 1만8000톤 규모의 생산능력(캐파)을 갖추게 된다. 고성능 전기차 약 42만대에 공급 가능한 양이다.
삼성SDI의 매출원가 중에서 극판자재 비율이 높아지는 만큼 유미코아, 에코프로와 더불어 포스코퓨처엠이 주요 수급처에 포함될 수 있을 지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지난해 매출의 51.7%가 LG에너지솔루션(LGES)에서 나오는 등 편중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다변화가 필요한 상태인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더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에이비엘·컴퍼스, 기대보다 낮은 ORR에도 유의성 충족
- 애경산업, 대표 간담회 통해 매각 검토 공식화
- 지아이이노베이션 창업주 장명호, 4년만에 대표 복귀
- [달바글로벌 road to IPO]'콜옵션' 행사 위한 구주매출…'경영권 강화' 진행 중
- [출격 나선 롱숏 운용사]'하반기 출범' 안다글로리, 전략 다양화 개시
- 키움투자운용, 삼성운용 출신 '마케터' 영입한다
- 코웨이 주총 D-3, '표대결' 관전포인트는
- JB운용, '최원철 대표' 꽂힌 CR리츠 4곳 추진
- 삼성증권, '기관전용 PEF 사업' 채비 장기화
-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 환율 상승에 수익률 부진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APEX 톺아보기]삼성전자, 반도체 줄고 디스플레이 2배 급증
- [캐시플로 모니터]삼성전자, 하만 회사채 만기 도래 '늘어난 환차손'
- [R&D회계 톺아보기]"결국은 기술" 연구개발비 30조 돌파한 삼성전자
-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의 오너십
- [Board Change]CJ대한통운, 해외건설협회 전·현직 회장 '배턴 터치'
- [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메리츠금융, 대손충당금 부담은 어느 정도
- [Board Change]넷마블 이사회 떠난 '친한파' 텐센트 피아오얀리
- [Board Change]카카오, CFO 이사회 합류…다시 세워지는 위상
- [Board Change]삼성카드, 새로운 사내이사 코스로 떠오른 '디지털'
- [Board Change]삼성증권, 이사회 합류한 박경희 부사장…WM 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