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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오비맥주, 수익성 반등 비결 '영업외손실' 축소②유형자산처분손실 등 기타영업외비용 감축, 신사업 '무알콜·수제맥주' 활성화 초점

박규석 기자공개 2023-04-24 07:20:27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14:4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비맥주가 수년간의 수익성 하락세에서 탈출했다.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효과로 늘어난 매출과 더불어 영업외비용 축소 등 자체적인 비용통제 효과가 맞물렸다. 업황이 빠르게 회복 중인 만큼 수익성 제고를 위한 오비맥주의 향후 계획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리오프닝 속 '가격인상+비용통제' 시너지

오비맥주는 코로나19 장기화에 직격탄을 맞은 기업 중 한 곳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여파로 유흥채널의 실적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과 같은 가정채널은 수요가 늘기는 했지만 수익성을 방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통상적으로 마진율에 있어서 유흥채널이 가정채널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실제 오비맥주의 매출은 지난 2018년 이후 지속 하락했다. 매출 규모의 하락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축소로 이어졌다. 순이익의 경우 2020년 한 때 1560억원까지 줄어들기도 했으며 오비맥주의 순이익이 2000억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1년 이후 9년 만이었다. 2021년 주력 제품인 카스를 리뉴얼한 '올 뉴 카스(All New Cass)'를 선보이며 실적 제고를 노렸지만 큰 이득은 보지 못했다.


오비맥주는 한동안 업황 등의 여파로 침체기를 겪기는 했지만 지난해 리오프닝 효과와 비용통제가 맞물리면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늘어난 외부 활동과 유흥채널 매출의 증가, 백신 접종률 상승 등으로 제품의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제품 가격인상 효과도 수익성 제고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의 경우 지난해 3월 카스 등 국산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 가격을 평균 7.7% 인상했다.

그 결과 2022년 말 기준 오비맥주의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1조560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 늘어난 3618억원을 달성했다. 경쟁사인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말 개별 기준으로 1655억원의 영업이익과 66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성과라는 게 업계 평가다.

리오프닝 효과와 더불어 영업외비용 축소와 같은 자체적인 비용 통제도 실적 제고에 힘을 보탰다. 실제 오비맥주는 영업외손실을 크게 줄였다. 2022년 말 기준 영업외손실은 169억원 규모로 전년 324억원보다 눈에 띄게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기타영업외비용을 2021년 287억원에서 2022년 195억원으로 줄인 게 주효했다.


오비맥주의 경우 기타영업외비용을 외환차손과 유형자산처분손실, 유형자산손상차손, 무형자산처분손실 등으로 구분한다. 이중 유형자산처분손실의 경우 2021년 182억원에서 2022년 104억원까지 줄여 기타영업외비용의 감축을 이끌었다.

유형자산처분손실의 경우 올 뉴카스 프로젝트의 종료와도 관련이 깊다. 오비맥주는 지난 2021년 주력 제품인 카스를 올 뉴 카스로 리뉴얼하면서 용기를 갈색에서 투명색으로 교체했다. 신제품의 출시로 기존 갈색 공병은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이를 유형자산처분손실로 처리하게 됐고 관련 항목의 손실이 일시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영업외손실 축소는 자연스럽게 순이익의 증가로 이어졌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의 손실을 줄어든 결과 2022년 말 순이익은 1년 새 50%나 증가한 2423억원을 기록했다.


◇맥주 카테고리 확장 집중

오비맥주의 신사업 기조는 이종산업의 진출 등과 같은 사업 다각화보다는 맥주 카테고리 경쟁력 강화 또는 확장의 성향이 강하다. 미래 사업의 일환으로 친환경과 패키징, 물류 등의 스타트업 발굴에도 힘쓰고 있지만 미래 가치 투자의 성격인 만큼 직접적인 수익성 창출과는 거리가 있다.

맥주 카테고리 확장을 위해 오비맥주가 주력하는 부분은 무알콜 맥주와 수제맥주다. 두 주종 모두 과거에는 한정된 소비자들만이 찾았다. 하지만 MZ(밀레니얼+Z)세대 등을 중심으로 맥주의 다양성을 찾는 소비자가 늘기 시작했고 오비맥주 역시 관련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무알콜 맥주와 수제맥주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무알코올맥주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약 200억원 규모로 2014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2025년에는 2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비맥주의 경우 지난 2020년 무알콜 맥주인 '카스 0.0'을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높이고 있다. 출시 당시 논알콜 음료 카테고리에서 10%의 점유율에 불과했지만 2022년 8월에는 점유율 29.7%까지 끌어올렸다. 이후로는 30% 이상의 점유율을 꾸준히 기록했고 12월에는 연중 최고인 34.9%의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수제맥주 사업을 위해서는 지난 2021년 크래프트 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인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BC)'를 출시했다. KBC는 기존 크래프트 맥주 레시피를 받아 대량으로 생산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과 차별화된 게 특징이다. 단순 제조 대행이 아닌 소비자의 니즈와 트렌드를 분석해 고객사와 협업을 통한 개발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그동안 백양 BYC 비엔나 라거와 노르디스크 맥주 등이 출시됐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끊임없는 비용 관리와 효율성 제고와 더불어 카스의 실적 회복이 수익성 개선에 힘이 됐다"며 "주류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만큼 마케팅 활동 등을 강화해 수익성 제고에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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