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토리 모니터]中 리오프닝, 효성티앤씨 한숨 돌린 재고관리 부담50일까지 치솟던 재고일수 하락…가동률 조정·원재료 축소로 재고자산 감소
김동현 기자공개 2023-04-21 10:03:49
[편집자주]
제조기업에 재고자산은 '딜레마'다. 다량의 재고는 현금을 묶기 때문에 고민스럽고, 소량의 재고는 미래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또 걱정스럽다. 이 딜레마는 최근 더 심해지고 있다. 공급망 불안정에 따른 원재료 확보의 필요성과 경기침체에 따른 제품 수요의 불확실성이 샌드위치 형태로 기업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기업들의 재고자산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9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를 의미하는 '리오프닝'에 효성티앤씨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1위 스판덱스 점유율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 내 메이저 사업자로 활동한 효성티앤씨가 현지 사업을 다시 확대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지난해 중국정부의 강력한 코로나19 정책으로 위축됐던 현지 시장이 봉쇄 완화와 맞물려 재고일수가 하락세를 보이는 등 대외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향후 중국 리오프닝에 맞춰 효성티앤씨의 재고관리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최대 실적 기록한 2021년, 재고자산 규모도 최고치
효성티앤씨의 사업부문은 스판덱스와 섬유 소재를 중심으로 한 섬유사업과 특수가스(NF3)·타이어보강재를 생산하는 무역 등 사업으로 구분된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을 제외하면 무역 등 사업부문이 55%로 섬유부문 보다 높았다.
2021년 섬유사업 매출이 무역·기타 사업부문 매출을 앞지를 수 있었던 데는 중국 현지 스판덱스 사업 확대가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수요 덕분에 2021년 초 톤당 3500위안을 밑돌던 중국 스판덱스 가격은 그해 3분기 7500위안을 돌파하기도 했다. 효성티앤씨는 화평, 화화이 등 현지 업체와 함께 중국 메이저 스판덱스 사업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이들 사업자들의 시장 점유율은 70%가 넘는다.
전체 스판덱스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 있는 효성티앤씨 섬유부문 역시 시장 호조세에 힘입어 2021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22% 급증한 1조34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그해 전체 영업이익의 94.2%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러한 실적 호조세는 재고자산 추이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효성에서 분할설립된 이래 효성티앤씨 섬유부문 재고자산은 2020년까지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2018년 4008억원 규모의 재고자산이 해를 거듭하며 3707억원, 2451억원 등으로 줄었다.
그러나 2021년 섬유부문 재고자산이 7590억원까지 치솟으며 전체 재고자산 합계 역시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섬유사업 재고자산 증대는 제품과 원재료 항목의 재고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 2021년 내내 중국 스판덱스 재고일수가 10일을 밑돌 정도로 생산이 소비로 이어지는 속도가 빨랐다.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원재료와 제품을 쌓아두며 그해 재고자산이 7000억원대까지 올라선 것이다. 2020년 1000억원을 밑돌던 제품 재고는 2021년 말 1936억원까지 올라갔고, 특히 원재료 항목이 2021년 2분기 처음으로 1000억원선을 돌파한 후 그해 말 1800억원 수준을 보였다.
◇코로나 봉쇄로 늘어난 재고관리 부담, 리오프닝 기대
그러나 지난해 중국의 강력한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현지 경제활동이 전면 통제되며 재고관리 부담이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섬유부문 재고자산 수치는 9574억원까지 올라가며 분할 이후 처음으로 1조원선에 근접했다.
이는 제품 소비가 원활하지 않았던 탓으로 제품 원재료 재고자산은 1500억원대로 줄었지만 제품 재고자산이 3400억원대 수준까지 불었다. 실제 중국 스판덱스 재고일수는 지난해 1분기부터 30일을 넘어섰고 3분기에는 그 수치가 50일선으로 올라갈 정도로 현지 시장 악화 흐름이 뚜렷했다.
효성티앤씨는 이러한 재고관리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동률을 조정하고 원재료를 최소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1년 100%를 자랑하던 섬유부문 가동률은 2022년 1분기부터 점차 줄어들며 작년 말 기준 84.5%를 기록했다. 재고자산의 원재료 항목 역시 감소세를 유지하며 작년 말 900억원대까지 내려왔다.
가동률 조정과 원·부재료 항목을 줄이며 제품 항목도 2500억원 수준까지 줄었다. 지난해 말 섬유부문 재고자산은 전년 대비 26% 줄어든 5592억원이었다.
다만 올해 들어 중국 리오프닝과 현지 업황 개선 등 대외 여건의 변화로 효성티앤씨는 재고자산 관리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소비 증대로 글로벌 섬유산업 자체가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고 중국 스판덱스 재고일수 역시 30일대까지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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