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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투자 늘리는 효성, 탄소섬유 공장 설립 가능성 '주목' 베트남 법인 2곳, 올해 2100억원 신규 차입...그룹 관계자, 현지 정부 인사 회동

정명섭 기자공개 2023-04-21 10:04:51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9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그룹이 올해도 베트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효성의 베트남 법인은 타이어보강재와 스판덱스, 에어백 원사 등 주력 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전진기지다. 지난해까지 그룹이 투입한 누적 투자금액은 5조원 이상이다. 효성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탄소섬유의 생산시설도 베트남에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효성첨단소재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경영위원회를 열어 베트남 계열사인 효성베트남의 신규 차입에 대해 2400만 달러(약 309억원)의 채무보증을 하기로 의결했다. 효성베트남은 지난달 초에도 395억원을 신규 차입해 효성첨단소재가 채무보증을 섰다.

효성베트남은 타이어보강재와 스판덱스를 제조하는 현지 법인이다. 2007년 베트남 남부 호치민 인근 연짝 공단에 설립됐다. 효성첨단소재는 이 회사의 지분 71.43%를 보유하고 있다. 효성베트남 법인 인근에는 효성티앤씨가 설립한 동나이 법인도 있다.


다른 베트남 계열사 효성 광남법인도 효성베트남이 신규 차입을 늘린 시기에 1435억원을 추가로 빌렸다. 효성 광남법인은 2018년 효성첨단소재가 베트남 중부 광남성 땀탄공장에 설립한 생산법인이다. 이곳에서도 타이어보강재가 생산된다. 베트남 중부와 남부에 모두 생산시설을 갖춘 셈이다.

효성첨단소재의 베트남 계열사 두 곳은 올해에만 2100억원을 차입했다. 이에 따른 효성첨단소재의 채무보증 총잔액은 1조3822억원이다. 이 중 두 베트남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5.52%(약 9057억원)이다.

베트남 법인들의 차입 목적은 설비 증설을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다. 효성 광남법인은 올해에만 타이어코드 생산설비 증설에 1억4000만 달러(약 1846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앞서 효성베트남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스판덱스 생산설비 증설만 세 차례 진행했다.

베트남은 효성그룹의 글로벌 생산기지다. 중국과 인도에도 생산법인을 두고 있으나, 중국 법인은 현지 내수 위주로 운영되고 인도법인의 경우 스판덱스만 생산한다. 그룹 차원에서 작년까지 베트남에 투자한 금액만 총 39억 달러(약 5조1400억원)다. 이는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적극적인 투자에 힘입어 현지 법인의 외형은 성장하고 있다. 효성베트남은 2020년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758억원, 당기순이익 189억원이었으나 2021년에 1조9943억원, 2644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엔 당기순이익이 121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하긴 했으나 매출은 2조1230억원으로 늘었다. 2020년까지 적자였던 효성 광남법인도 2021년부터 연간 1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거두기 시작했다.

최근 효성그룹 관계자들이 베트남 정부 측 인사와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탄소섬유 공장 설립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현지 지역 언론은 이달 초에 효성그룹, 효성베트남 대표단이 응우옌 칵 탄 지방인민위원장 등을 만나 5억 달러(약 6600억원)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 건립 프로젝트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효성그룹 측은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사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도 탄소섬유 공장 설립 후보지로 살펴보고 있다.

탄소섬유는 효성첨단소재가 신사업으로 낙점한 분야 중 하나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가볍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한 첨단 미래 소재다. 수소차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고, 수소 연료탱크나 압축천연가스(CNG) 연료 탱크, 풍력 발전 등에 활용된다. 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입해 전주 공장에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연 2만4000톤 수준까지 키운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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