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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 사태 후폭풍]금융당국, 다시 '규제 카드' 꺼내나불투명한 거래 특성, 주가 조작에 활용…"강력한 처벌이 우선"

안준호 기자공개 2023-04-28 07:46:16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7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폭락 사태에 차액결제거래(CFD)가 활용됐다는 정황이 드러나며 금융당국의 대응 방향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CFD 관련 규제의 강화나 개선을 검토하진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은 제도적 결함보다는 특정 종목에 대한 주가 조작 혹은 불공정 거래의 결과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사건에서 CFD는 거래 주체를 감추기 위한 '장막'으로 활용됐다. 다만 시장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시스템 리스크는 아닌 만큼 CFD 규제를 직접적으로 건드릴 필요는 없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서도 규제보다는 처벌 강화가 오히려 효과적인 대응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27일 오전 강남구 소재 투자컨설팅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 24일부터 삼천리 등 8개 종목이 SG증권 창구를 통해 매물이 쏟아지며 급락하자 주가조작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8개 종목은 최근 3일간 시가총액이 7조4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진화에 나설 전망이다. 금감원은 오는 28일 함용일 부원장 주재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CFD와 관련된 리스크 관리를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CFD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신용융자 잔고의 증가와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 부동산PF 관리 등 증권업계에 산적한 현안들을 전반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FD 계약에서는 기초자산 가격이 오를 경우 계산된 차액을 계약 매도자(증권사)가 계약매수자(고객)에게 지급하고 기초자산의 가격이 내릴 경우에는 매수자가 매도자에게 차액을 지급한다. 다만 매도자인 증권사 역시 제삼자와 계약을 맺어 가격 상승 가능성에 따른 위험을 회피(헷징)하게 된다. SG증권 등 해외 증권사가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매도 창구는 SG증권이었지만 단순 위탁매매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사건에서는 CFD 특유의 계약 방식이 주가 조작의 수단으로 활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사 명의로 매매가 이뤄지면서 실제 수익을 얻는 주체는 가려졌기 때문이다. 특정 계좌들에서 일부 종목에 대한 반복적 매매가 지속되면 업계 관계자들이나 시장 감시 체계를 피해갈 수 없다. 반면 이런 거래가 일상적인 증권사 계좌라면 의심의 시선도 덜할 수밖에 없다. 인위적 조작을 가리기 위한 '장막'으로 CFD가 활용된 셈이다.

다만 CFD 자체에 대한 규제나 개선은 아직까진 검토되고 있지 않다. 앞선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시장 전체가 아닌 특정 종목에 국한되어 일어난 것"이라며 "CFD의 제도적 결함이라기보다는 일부 종목에 제한된 문제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스템 측면에서 봤을 때 CFD가 불러올 수 있는 문제는 과도한 레버리지로 인한 부작용인데, 이런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접근법이 정석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CFD의 불투명성이 악용될 소지는 있지만 섣불리 규제에 나설 경우 파생상품 시장 자체가 죽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CFD를 규제하더라도 유사한 파생상품이 개발될 수 있으니 치밀하게 수사한 후 엄벌에 처하는 것이 정석적인 대응"이라며 "미국처럼 주가조작에 대해서는 종신형까지 선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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