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영향 점검]삼성SDI, 수혜는 2025년부터...원재료 공급선 재편 고민③미국 투자 작년부터 본격 확대...2026년 1.5조원 추가이익 기대
정명섭 기자공개 2023-05-03 07:33:01
[편집자주]
작년 8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은 국내 산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IRA의 세액공제와 보조금 지급 혜택으로 국내 관련 기업들은 올해부터 최대 수천억원대의 이익을 추가로 거둘 수 있게 됐다. 급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산업 내 밸류체인에서 경쟁자인 중국이 배제된 점도 단기적으로 호재다. 반면 북미 지역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기업의 재무부담이 불가피해졌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더 격화될 전망이다. 더벨은 미국 IRA가 국내 관련 기업에 미칠 영향들을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7일 15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는 북미 투자가 경쟁사 대비 늦은 탓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혜택도 가장 늦게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주요 경쟁사와 달리 아직 북미 지역에 이차전지 생산거점이 없기 때문이다.현재 삼성SDI의 이차전지 생산기지는 천안과 울산, 중국 시안, 헝가리 괴드 등에 있다. 미국 미시간주 어번 힐 지역에 이차전지 팩 조립 공장이 있지만, 셀 생산라인은 없다. 팩 조립은 세제 혜택 대상이 아니다.
삼성SDI는 그동안 북미보다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에 더 집중해왔다. 실제로 지난해 연매출 20조원 중 8조4566억원(42%)을 유럽에서 거뒀다. 같은 기간 북미 지역 매출은 4조8143억원, 중국 지역 매출은 2조6616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IRA가 발효된 후 미국 내에서 이차전지를 생산하면 막대한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2032년까지 현지에서 판매되는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을 67%까지 확대하는 구상을 발표하는 등 북미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SDI는 현지 투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에 이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을 추가로 설립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2025년부터 가동...2026년 세제혜택 1.5조원 전망
삼성SDI의 IRA 수혜 시기는 2025년이다. 스텔란티스와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짓고 있는 전기차 이차전지 합작공장이 양산을 시작하는 시기다. 양사는 작년 5월에 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삼성SDI가 처음 미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합작법인의 초기 생산능력은 연산 23GWh이다. IRA상 미국에서 생산·판매되는 이차전지 셀에 kWh당 35달러의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여기에 합작법인 지분율(삼성SDI가 51%)을 고려하면 삼성SDI는 2025년에 세액공제로 약 5500억원(원·달러 환율 1339.5원 기준)의 추가 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2026년부터 세제 혜택 폭이 급격히 커진다. 스텔란티스 합작법인의 생산능력이 33GWh로 확대되는 동시에 GM과의 합작공장이 가동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2026년 스텔란티스와 GM 합작공장의 생산능력 전망치는 63GWh다. 이를 삼성SDI 세제 혜택 몫으로 환산하면 약 1조5000억원 규모다.
향후 삼성SDI가 다른 완성차업체와 추가로 합작법인을 설립하거나, 단독 공장을 설립할 가능성도 있어 IRA 혜택은 매해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제 혜택분이 늘어난다는 건 북미 투자 속도가 지금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SDI는 시장 점유율 확대보다 수익성을 우선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영업현금흐름 증가 수준에서 자본적지출(CAPEX)을 집행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실제로 2020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조9488억원, 2021년 2조1760억원, 2022년 2조6410억원을 기록했는데, CAPEX는 2020년 1조5718억원에서 2021년 2조1802억원, 2022년 2조5181억원으로 증가 폭이 유사했다.
부채비율은 매 분기 70% 중후반대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2025년부터 세액공제분 반영 시 투자 행보가 기존보다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조금 지급→전기차 판매량 증가 기대...탈중국 공급망 구축 고민
삼성SDI는 IRA상 전기차 보조금 지급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보조금 지급으로 현지 차량 가격이 떨어지면 판매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테슬라가 지난해 말 리튬 등 이차전지 원재료 가격이 떨어지자 올해부터 전기차 판매가격을 내리면서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에 불을 붙였는데, 지난 2월까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68만1000대)이 전년 동기 대비 33.2%나 늘었다.
삼성SDI의 장기적인 고민은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이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IRA 지침상 핵심광물의 경우 한국 등 미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과 일본에서 부가가치 50% 이상 발생해야 '적격핵심광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부가가치 달성 조건은 삼성SDI가 북미 생산을 본격화하는 2025년부터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언급되는 상황이다.
국내 이차전지 업계는 수산화리튬의 84%, 수산화코발트 69%, 천연흑연 72%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이를 50% 이하로 낮춰야 한다. 삼성SDI는 지난해 9월 중국 간펑리튬의 지분을 일부 매각한 것도 이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간펑리튬은 작년 5월 중국의 인권탄압 의혹이 있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리튬 탐사·개발에 돌입해 미국 등 주요국가들로부터 인권 문제를 지적받고 있다.
삼성SDI가 북미 투자 규모를 늘리기 시작한 시점에서 물가와 환율이 급등해 투자비 부담이 당초 예상보다 커진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는 이차전지 생산 원가 상승 요인이다. 이에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GM과 투자비 절감을 위해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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