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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부진 비에이치, 상승동력 쌓고 하반기·내년 기대 북미향 FPCB 수요부진 영향, 내실 악화 부른 BH EVS 영업익 개선 관건

이민우 기자공개 2023-05-11 13:06:10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9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트폰 및 자동차 전장(전기·전자장치)부품 기업인 비에이치가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방산업의 수요 부진 여파로 인한 재고 조정 등의 영향이다. LG전자로부터 인수했던 BH EVS의 존재로 매출은 체면치레를 했으나 영업이익의 경우 인수 직후의 비용 부담이 여전해 지난해 동기 대비 6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사 삼성디스플레이가 패널을 납품 중인 애플 아이폰 14 시리즈의 부진이 지속되는 만큼 비에이치의 하반기 및 중장기 실적은 BH EVS의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에 달렸다. BH EVS의 영업이익 개선이 하반기 정상적으로 이뤄질 경우 비에이치 전사의 영업이익도 상반기 대비 4~5배 수준으로 뛸 것으로 기대된다.

◇전방 고객사 여파 1Q까지 지속, BH EVS 존재감 뚜렷

비에이치는 올해 1분기 매출 3139억원, 영업이익 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4%, 60%씩 감소한 수치다. 실적 감소의 주된 원인은 전방 고객사의 스마트폰 수요 부진 등이다. 특히 비에이치는 매출의 60% 이상을 북미향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에 의존하는데 업계에 따르면 FPCB는 올해 상반기 수요 부진을 겪고 있다.

애플 아이폰 위탁 생산 중인 폭스콘의 정저우 공장 셧다운 여파도 1분기까지 지속됐다. 비에이치는 삼성디스플레이를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 시리즈에 패널을 공급한다. 지난해 11월 정저우 공장이 코로나 확산 사태로 봉쇄된 이후 시간차 재고조정이 발생하면서 비에이치 역시 이번 분기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LG전자로부터 인수해 출범시킨 BH EVS의 존재감도 눈에 띈다. 비에이치는 지난해 1300억원을 들여 LG전자의 차량용 무선충전사업부를 인수하고 이를 BH EVS로 만들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인수 이후 지난해 4분기 BH EVS는 611억원 상당 매출을 기록했는데 올 1분기에는 700억원 상당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차량용 무선충전 사업은 상당한 수주실적을 보유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매출에서는 이견이 없었다"며 "최근 완성차 시장의 기본 옵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됐다 보니 이전 대비 더 나은 실적을 거둘 것이란 예상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BH EVS의 1분기 700억원 규모 매출은 업계 및 증권가 예측을 상회한 실적이다. 당초 예상 매출이 400억원 후반대에서 500억원 초반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1.5배 가까이 높은 성적을 거둔 셈이다. 다만 BH EVS 인수 등으로 인한 비용부담은 1분기에도 비에이치에 영향을 미치면서 영업실적 악화에 한몫했다.

◇하반기·중장기 내실, BH EVS 영업익 개선이 관건

2분기에도 비에이치의 실적 전망은 좋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요 납품처인 애플 아이폰 14 시리즈의 흥행이 13 시리즈만 못한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14시리즈의 출시 직후 2분기 간 누적 출하량은 6500만대 내외에 그쳤다. 전작인 아이폰 12~13시리즈가 7000~9000만대 내외 출하량을 기록했던 것을 보면 비교적 부진한 판매량이다.

다만 새롭게 등장한 BH EVS가 FPCB 등 기존 주력 제품의 매출 부진을 당분간 메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비에이치의 올해 하반기 및 중장기 주요 과제는 BH EVS에서 파생되는 비용부담과 영업이익 훼손을 빠르게 정상화하는 것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향 FPCB는 상반기 수요 부진 및 하반기 패널 고객사의 LTPO 모델 점유율 축소로 올해 전년 대비 18% 감소한 9995억원에 그칠 전망"이라며 "BH EVS의 매출이 2694억원(연간)으로 전망돼 비에이치의 외형 역성장을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BH EVS가 업계 및 증권가 기대처럼 하반기에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 비에이치의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와 사뭇 달라지게 된다. 업계는 BH EVS가 조속한 비용부담 개선에 성공한다는 가정 하에 비에이치의 하반기 영업이익 규모를 900억~1100억원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200억원 내외로 예상된 상반기 영업이익 대비 4~5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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