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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LNG해운 인수전]HMM은 왜 2년새 인수 참여로 돌아섰나본입찰 참가할 듯...2년 전과 비교해 가격 떨어지고 보유 현금은 많아져

조은아 기자공개 2023-05-15 11:14:22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2일 12: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이 내달 초 이뤄질 현대LNG해운 인수전에 참여하기로 했다. HMM은 2021년 처음 현대LNG해운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때도 유력 인수후보로 거명됐다. 직접 인수 의사를 밝힌 적은 없지만 '옛 주인'이기 때문이었다.

마침 해운업 호황과 만나 매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넉넉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사업 안정성을 위해 벌크 사업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던 방향성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결국 인수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명확한 이유는 알려진 게 없지만 다소 비쌌던 가격, KDB산업은행(산은), 해양진흥공사(해진공) 등 채권단 관리 아래에서 매각을 앞두고 있었다는 점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2년 만에 HMM은 현대LNG해운 인수전에 참여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꿨다. 2년 전과 무엇이 달라졌을까.

◇2021년에는 인수전 불참

2021년 현대LNG해운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자연스럽게 HMM의 이름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현대LNG해운의 전신은 HMM의 LNG선 전용 사업부다. 옛정을 생각해 다시 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과거 HMM의 매각 결정은 자발적 의지가 아니었다. 2013년 말 현대그룹이 발표한 3조3000억원 규모 자구안의 일환으로 '고육지책'의 성격이 짙었다.

그러나 HMM 측은 "확정된 바 없다"는 애매한 대응으로 일관하다 이후 불참을 결정했다.

당시 시장에서 예상한 가격은 1조5000억~2조원가량이었다. HMM이 사업부를 떼어내 매각했을 때의 가격인 1조300억원의 2배에 이른다. 더구나 현대LNG해운이 안고 있던 5000억원대의 부채를 떠안는 조건이기 때문에 실제로 투입한 금액은 4000억~5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이밖에 장기계약 중심의 사업구조가 안정적이지만 수익성은 높지 않다는 점,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HMM을 관리하며 매각 시기를 저울질하던 채권단의 의중 역시 반영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가격은 낮아지고 돈은 많아지고

2년 전과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건 현대LNG해운의 몸값이다.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가격은 7000억원대다. 2년 전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필요성은 2년 전보다 한층 높아졌다.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이 현실화하면서 컨테이너선 집중도를 낮추는 과제가 시급해졌다.

현재 HMM은 컨테이너선이 주력이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매출 비중이 6대 4 정도였다. 그러나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벌크선 사업들을 하나씩 내다 팔며 매출 비중이 9대 1로 바뀌었다. 이후 꾸준히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지금은 상황이 더 급박해졌다. 지난해까지는 컨테이너선 운임이 높아 기존 사업구조가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으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운임 하락이 본격화하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 5109.6까지 급증했지만 최근 1000선도 무너졌다.

과거 HMM이 현대LNG해운 매각 당시 맺은 경업금지 조항에 따라 HMM은 2029년 말까지 LNG운반선 사업 진출에 제약이 걸려있다. HMM이 LNG운반선 분야에 진출하려면 현대LNG해운을 되사들이는 수밖에 없다.

그 사이 HMM의 현금 동원력은 훨씬 좋아졌다. 몇 년간 지속된 호황으로 HMM이 역대급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HMM은 최근 3년 동안 무려 18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무려 14조6900억원에 이른다.

HMM이 넘치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매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은 꾸준히 나왔다. 회사가 안정화 궤도에 오르며 미래를 준비할 여력이 생겼다는 얘얘기다.
컨테이너 운임 추이<출처=HMM>
◇해외 매각 우려하는 정부로선 '일석이조'

예나 지금이나 HMM의 인수전 참여 과정에서 채권단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 앞서 언급된 이유로 채권단 역시 HMM의 현대LNG해운 인수를 추진하는 쪽으로 돌아섰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채권단은 HMM의 매각을 추진 중인데 HMM의 한진LNG해운 인수가 매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특히 채권단 입장에서 정부의 개입 없이 현대LNG해운의 해외 매각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이기도 하다. 앞서 3월 이뤄진 예비입찰 이후 미국·영국·덴마크 등 해외 기업 5곳이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압축되자 업계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현대LNG해운이 국내에 들여오는 LNG 물량은 지난해 국내 전체 도입량의 10%가 넘는다. 해외에 매각되면 국내 LNG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정부에서도 내심 해외 매각을 우려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정부가 법적으로 해외 매각을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다. 정부는 정책브리핑을 통해 현대LNG해운 해외 매각을 막기 위한 정책금융 투입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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