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감대상 떠오른 블록체인 기업]그라운드엑스, 매출 증가에도 '파이프라인 확대' 숙제 남아⑥지난해 1000억대 매출기록, 대표 서비스 '클립' 활용한 수익 키워야
노윤주 기자공개 2023-05-24 10:55:44
[편집자주]
블록체인 산업이 크립토 윈터 상황 하에서도 외연 확장에 나섰다. 하나의 기반 기술로 인정받으면서 이종산업과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디파이, 게임파이, 웹3.0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이 커지면서 기업 규모 확대로 외부감사 대상 기업이 된 블록체인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채굴기업, 기술개발, 투자운용사 등 유형도 다양하다. 이들 기업의 재무상태와 기업규모 그리고 가상자산을 다루는 방법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2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엑스가 크립토윈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을 기록했다. 모회사인 '크러스트 유니버스'와 계약한 블록체인 기술 개발 용역금액이 커지면서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그라운드엑스는 가상자산 지갑 '클립'과 대체불가토큰(NFT) 거래플랫폼인 '클립드롭스' 등도 운영 중이지만 용역매출에 비해 성과가 미비하다. 특히 올해 초 크러스트가 클레이튼 관련 주요 사업과 인력을 클레이튼 재단으로 이관하면서 크러스트와 그라운드엑스의 계약 변경 가능성도 커졌다. 이에 그라운드엑스는 클립의 기능과 서비스를 확장해 국내를 대표하는 블록체인 서비스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매출 1000억원 돌파…90%는 크러스트로부터 수주한 용역계약
지난해 그라운드엑스 매출은 1113억9339만원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용역매출이 1032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용역매출은 그라운드엑스가 타 기업에 블록체인 인프라를 구축해주고 받는 비용이다. 주요 고객은 모회사인 크러스트다.
나머지 매출은 수수료에서 4억8114만원, 기타 부분에서 76억6653만원이 발생했다. 수수료매출은 가상자산 지갑 클립에서 나온다. 고객이 클립에서 가상자산을 타인 또는 외부 지갑으로 전송할 때 그라운드엑스가 수취하는 비용이다.
기타매출에는 그라운드엑스가 클립을 통해 제공하는 B2B 서비스 수익이 포함돼 있다. △NFT 서비스인 '클립드롭스' △NFT 발행 툴 '클립파트너스' △블록체인 앱 개발 툴 '카스' 등이 대표적이다. 파트너사들이 그라운드엑스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사용한 후 지불하는 비용이다.
영업이익도 증가했다. 같은 해 그라운드엑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 오른 710억원이다. 그러나 보유 중인 가상자산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533억원의 손상차손이 생겼고 당기순손실 10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으로 얻은 가상자산 유용하게 사용
그라운드엑스는 보유 중인 가상자산을 현금화해 운영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용역계약에 따른 매출도 가상자산으로 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 명목으로 1229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얻었다. 가상자산 종류는 기재하고 있지 않지만 대부분 클레이튼(KLAY)일 것으로 추정된다.
채굴로는 76억6700만원을 벌었다. 그라운드엑스는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로 참여 중이다. 검증인으로 활동하면서 블록체인 운영에 기여하고 이에 따른 보상으로 클레이를 수취한다.
받은 가상자산은 적기에 매도해 영업비용으로 사용했다. 2022년에는 50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처분했는데 이 중 119억원은 투자활동을 통한 자산취득에 썼다. 그라운드엑스는 지난해 NFT뱅크를 운영하는 '컨택스츠아이오' 124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확보한 지분은 9.22%다. 나머지 380억원은 사업경비 및 인건비로 지출했다.
◇전자지갑 클립 기반 서비스 키운다…가입자 200만명 확보
숫자만 보면 그라운드엑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안정적이다. 그러나 가상자산이 갖고 있는 시세변동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현금매출을 키울 필요성이 존재한다. 또 대부분 매출이 모회사에서 발생하고 있어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
매출 파이프라인을 넓히기 위해 그라운드엑스는 클립을 메인 서비스로 키울 계획이다. 클립은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수 200만명을 확보했다. 카카오톡 앱 내에서 사용할 수 있고 카톡 친구라면 복잡한 전자지갑 주소를 몰라도 가상자산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에는 카카오톡을 통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도록 단독 앱을 출시했다. 그라운드엑스 관계자는 "클립을 대표 서비스로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앱 개편 및 멀티체인 확장을 통해 생활 밀착형 전자지갑으로 활용처를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멀티체인이란 복수의 메인넷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클립은 클레이튼 기반 가상자산을 보관 및 전송하는 게 핵심이었지만 작년 말부터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기반 모든 자산을 보관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했다. 클레이튼 외 다른 가상자산을 보유 중인 투자자도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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