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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EV 2030 중간점검]판매목표 360만대, 미국과 유럽을 잡아야 한다③미국-유럽-내수 순으로 판매목표 높아...신흥 시장 중 인도도 주목

조은아 기자공개 2023-05-30 07:27:43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5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2030년 목표로 삼은 전기차 판매량은 현대차 200만대, 기아 160만대로 모두 360만대다. 현대차는 지난해 2030년 전기차 187만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최근 200만대로 더욱 공격적인 판매목표를 내놨다.

1년 전 제시한 목표를 살펴보면 미국 53만대, 유럽 48만대, 내수 29만대, 기타 57만다. 해당 목표는 각 국가의 전기차 정책, 시장의 성장 속도, 소비자들의 수요 그리고 현대차그룹의 대응 능력 등이 충분히 고려된 수치로 보인다.

현대차가 국가별 판매목표를 밝히지 않았지만 200만대로 목표를 높인 뒤에도 미국-유럽-내수로 이어지는 목표량 순위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결국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인도를 비롯해 신흥시장으로 볼 수 있는 기타 시장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믿는 구석은 역시 미국, 전기차 2030 목표의 핵심

2030년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중국, 유럽, 미국순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국 전기차 회사들이 꽉잡고 있는 중국을 제외하면 유럽이 가장 큰 시장이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의 판매 목표를 가장 높게 잡은 이유는 그간의 경험에서 쌓인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현대차그룹에게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3년 동안 현대차와 기아 판매량은 미국에서 가장 크게 증가했다. 전기차 판매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2016년 1728대에서 지난해 5만8028대까지 늘었다.

시장 환경도 나쁘지 않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최근 2032년 신차 판매량의 66.7%를 전기차로 채우겠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바이든 정부가 제시한 2030년 전기차 목표 비중이 50%인데 이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80만대 수준으로 전체의 5.8%에 그쳤다. 미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 등을 고려할 때 EPA의 목표가 달성되려면 2030년에는 800만~900만대의 전기차가 팔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미국은 전체 자동차 시장의 규모와 비교해 아직 전기차 비중은 높지 않다. 미국 소비자들이 아직 전기차를 많이 선호하지 않는 이유로는 높은 가격과 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 등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보조금을 받지 못해 앞으로는 가격 경쟁력은 다소 떨어졌다.

다만 이같은 사태가 그리 길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건설 중이다. 준공 시점도 세액 공제 혜택을 빨리 받고자 당초 예정했던 2025년 상반기에서 2024년 하반기로 앞당겼다.

동시에 연간 30만대 규모인 조지아 공장의 생산 능력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밖에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생산을 시작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처럼 기아 조지아 공장 역시 일부 생산라인을 전기차 전용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방안 역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2030년 전기차 판매목표(지난해 발표 기준)

◇2035년 전기차 100%, 유럽으로 시선 돌리는 전기차 회사들

지난해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은 269만2000대(PHEV 포함)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규모로는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특히 유럽은 2035년 이후로는 내연기관차 판매가 금지된다. 1300만~1400만대 규모의 전체 자동차 시장이 고스란히 전기차 시장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기아에게 '기회의 땅'인 셈이다.

특히 유럽 전기차 시장에는 압도적 강자가 없다. 미국은 테슬라가, 중국에서는 비야디가 압도적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BMW가 1~3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3곳의 합산 점유율이 45%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시장 점유율 9.8%로 4위를 차지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해외 자동차 회사가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지 생산이 필수적이다. 완성차 수입 관세가 10%고, 수입차의 경우 운송비가 추가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현대차그룹은 다소 유리한 편이다.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2025년부터 유럽 시장에 특화된 중·소형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며 현대차 체코 공장에서 전기차 양산 준비도 시작했다.

다만 기회의 땅을 노리고 있는 곳은 현대차그룹뿐만이 아니다. 자국 전기차 시장 접수를 마친 중국 전기차 회사들이 중국을 벗어나 유럽 시장을 공략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에 힘입어 전기차 사업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었다. 여기에 배터리 소재에 들어가는 원재료, 배터리 소재, 배터리, 전기차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다. 유럽에 공장이 없다는 점은 약점이지만 현재 비야디가 유럽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를 물색 중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2014년 4월 유럽에서 처음으로 전기차(순수 전기차)를 출시했다. 이후 올 4월까지 총 50만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2014년 판매량은 662대에 불과했지만 판매가 본격화한 이듬해부터는 판매량이 가파른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PHEV까지 더하면 지난해 판매량은 26만4000대에 이른다.


◇중국 대신 '인도'로 간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이다. 전기차 수요의 절반이 중국에서 발생한다. 이는 2030년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에게 중국은 '그림의 떡'이다.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부진에 빠져있다.

대신 눈을 돌린 곳은 인도다. 인도는 인구가 14억명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현대차그룹에게도 효자로 떠올랐다. 현대차의 2023년 해외 판매 목표를 보면 현대차는 인도를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해외시장으로 잡았다.

이런 기세를 전기차에서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최근 인도 타밀나두주와 올해부터 10년간 2000억루피(약 3조2400억원)를 전기차 생태계 구축 등에 투자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현대차는 현재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제1공장과 제2공장을 두고 있다.

현대차는 2019년 첸나이 공장에 전기차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아이오닉5 생산에 돌입했다. 최근에는 코나 일렉트릭을 선보이는 등 현지 정부의 전동화 전략에 맞춰 시장 선점에 힘을 쏟고 있다. 인도 소비자들의 경우 전기차를 구매할 때 가격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따진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에게 다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조금도 많이 주는 편이다. 많이 주는 곳은 판매가격의 20%를 보조금으로 지급한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시장의 규모가 작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4만9600대로 전체의 1.1%에 그쳤다. 인도의 잦은 전력난과 충전 인프라 부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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