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6월 09일 07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레이저쎌에는 자칭 과학자가 한 명 있다. 해외 출입국 시 제출하는 서류의 직업란에 항상 ‘scientist(과학자)’라고 기입한다.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업을 스스로 추앙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 세계 최초로 '레이저 면-광원' 기술을 개발한 김남성 CTO의 이야기다.서울대 물리학과 83학번인 김 CTO는 레이저 과학 기술을 산업계로 확장시킨 개발자로 유명하다. 종합적 레이저 제품 기술개발 능력을 보유한 '레이저 전문가'로 평가 받는 인물이다.
레이저 신기술 개발에 의욕이 넘쳤던 김 CTO는 2017년 레이저쎌에 합류해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데 몰두했다. 보통 레이저는 점(點)으로 만들어지는데 이를 면(面) 단위로 확장한 기술로 본딩(부착) 공정 장비 개발에 힘을 보탰다. 기존 장비의 단점을 보완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패러다임 체인저’로 주목받으며 기술특례 상장에 성공했다.
레이저 기술만 생각하는 김 CTO에게도 고민은 있다. 아직 기술을 수익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점이다. 고성능 반도체 시장 성장과 함께 신기술인 레이저 장비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최근 반도체 산업 설비투자의 시계가 잠시 멈췄다. 이런 시기일수록 신기술에 대한 투자는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신기술은 사회의 선택을 받아 성장하거나 선택을 받지 못하면 도태되는 '적자생존'의 흐름을 보인다. 다행인 것은 기회의 장이 열리지 않았을 뿐 레이저쎌의 기술은 선택은 받았다고 볼수 있다.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도 현재 국내외 기업들과 데모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투자가 재개된다면 레이저쎌 장비의 수요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김 CTO가 생각하는 과학자는 '명예로운' 포지션이다. 과학자라고 지칭하는 것은 이정표가 없던 레이저 분야를 개척하며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자부심도 깔려있다. 다만 이상과 달리 기업에 소속된 기술자이기 때문에 돈이 되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 우선의 과제다. 이익으로 기술력을 증명해야 한다. 보유 원천 기술을 고도화하고 차기 먹거리를 개발하는 것을 쉬지 않는 이유다.
그럼에도 레이저쎌의 적자만 부각돼 주가 변동성은 커지고 기술력을 흠집 내려는 시도도 있다. 현재의 부침이 업황의 영향이 맞다면 외풍에 흔들리지 말고 기술 역량을 쌓아가길 바란다. 세계 최초를 넘어 세계 최고의 기술 기업으로 도약해 기술 패권 시대의 승자가 되길 응원한다. 그때에는 김 CTO의 명함에 'scientist'가 새겨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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