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증권신고서 톺아보기]'통과의례' 정정 신고서, 올해 IPO 42% 공모 연기①3회 이상 수정 기업, 2019년 11%에서 2023년 상반기 19%로 증가
안준호 기자공개 2023-06-15 13:23:26
[편집자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 제출은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와 함께 증시 입성의 주요 관문으로 꼽힌다. 기업공개(IPO) 심사 권한의 대부분은 거래소로 넘어왔지만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심사가 여전히 마지막 결과를 좌우한다. 코로나19 이후 혁신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신고서 검토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금감원이 지나치게 깐깐한 시선으로 예비 IPO 기업을 바라본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더벨은 최근 금융당국의 상장 증권신고서 심사 추이를 살펴보고 공모주 시장에 끼친 영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9일 15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 년 사이 기업공개(IPO) 주관사들 사이에서는 상장 증권신고서 검토 과정이 지나치게 깐깐해졌다는 볼멘소리가 자주 나왔다. 코로나19 이전에는 1~2회에 그쳤던 정정 횟수가 최근 들어 피부로 느껴질 만큼 늘었다는 지적이다. 실제 공모주 시장에 몰린 유동성이 극도로 늘었던 2020~2021년에는 금융감독원이 직접 정정 신고서를 요구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등장했다.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처럼 금감원의 ‘현미경 검토’ 기조는 강해졌을까.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상장을 완료한 기업들의 증권신고서를 살펴본 결과 이전보다 정정 신고서 제출 규모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공모 일정에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짐작되는 3회 이상 신고서 제출 기업의 비중은 최근 4년 사이 확연하게 증가세다.
◇3회 이상 신고서 정정한 기업, 2019년 11%에서 2023년 19.2%
더벨 집계에 따르면 2019년 이후 현재까지 상장한 일반 기업은 328개사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각각 29개사, 299개사로 나타났다. 상장 과정이나 증권신고서 양식이 상이한 스팩(SPAC)과 리츠(REITs) 상장을 제외한 규모다.
공모주 시장이 역대 최고 수준의 호황기를 맞이했던 2021년을 제외하면 일반 상장 기업의 수는 매년 일정한 수준을 기록했다. 2019년 73개사였던 상장 기업의 숫자는 2020년 70개사로 소폭 감소한 뒤 2021년 89개사로 급증했다. 2022년에는 다시 70개사로 줄었고, 올해는 8일 마녀공장까지 총 26개사가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IPO 기업들의 증권신고서의 정정 횟수는 증가 추이를 보였다. 최근 4년간 정정신고서 제출 건수는 2019년 110건, 2020년 109건, 2021년 148건, 2022년 121건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46건을 기록했다. 통상 하반기 공모가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역시 정정 신고서 제출 건수는 100건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기업이 여러 차례 새 신고서를 내는 경우도 늘어났다. 상장 증권신고서는 방대한 규모로 인해 1~2회 정정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이상 정정이 이뤄진다면 15일의 효력 기간을 다시 계산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IPO 시장에서 말하는 이른바 ‘기간정정’이다.
3회 이상 정정 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의 비중은 2019년 11.0%였다. 최대 2회 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의 규모가 89%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처음 시작된 2020년에는 이 비중이 각각 12.9%, 88.6%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3회 이상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 비중이 14.6%, 18.6%로, 2023년 상반기의 경우 19.2%로 증가 추세다. 2회 이상 제출 기업까지 범위를 넓혀보면 비중이 2019년 39.7%에서 2022년 47.1%로 늘어난다. 지난해 IPO를 완료한 기업의 둘 중 하나는 어떤 이유로든 2회 이상 신고서를 고쳐 냈다는 의미다.

IPO 시장 참여자들이 느끼는 체감은 수치보다 더하다는 평가다. 물론 발행사와 상장 주관사 입장에서는 신고서를 수정하는 일이 달갑지는 않다. 단순 업무량이 늘어나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기간 정정이 이뤄질 경우 공모 일정까지 다시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는 기업이 계획한 자금 조달 일정마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올해 상반기 추이를 보면 이런 평가를 단순히 불평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지난 8일까지 상장한 26개사는 빠짐없이 모두 신고서를 정정했다. 정정과 함께 공모 일정을 연기한 기업은 11개사다. 40% 이상의 기업이 신고서를 새로 제출하며 공모 일정을 조정했으니 ‘현미경 검토’가 빈말은 아닌 셈이다.
현재 공모 일정이 준비 중인 기업까지 고려해도 이같은 추세는 마찬가지다. 8일 기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상장을 완료하지 않은 기업은 13개사다. 이들 중 7개사는 공모 연기가 확정됐다. 일정이 바뀌지 않은 기업 중 일부는 신고서를 제출한 지 2주가 채 지나지 않았다. 이들 중 상당수도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나 기업공개 과정에서 증권신고서를 검토한 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정정 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이 금융감독원의 역할인 것은 맞다”며 “다만 최근 정정 사례들을 보면 기업이나 주관사 입장에서 납득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특례상장 기업들의 경우 신고서 정정은 물론 한 차례 공모 일정을 연기하는 것이 ‘공식’처럼 굳어졌다”며 “금융당국에서 특례상장 기업의 증권신고서는 오랜 기간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려 두고자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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