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IPO]로보틱스에 사활 건 두산, 전량 신주 모집 '강수'상장예정주식수 25% 신주 발행…"협동로봇 1위 자신감"
최윤신 기자공개 2023-06-15 13:06:33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2일 16:1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협동로봇 1위 기업 두산로보틱스가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에서 전량 신주만을 발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모회사인 ㈜두산과 재무적투자자(FI)는 공모 과정에서 지분을 내놓지 않을 예정이다. 공모자금 대부분을 두산로보틱스의 성장에 오롯이 쏟아 붓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최근 시장의 평균적인 수준보다 높은 공모 비율을 고려할 때 발행사와 주관사의 자신감도 엿볼 수 있다. 협동로봇업종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최대한 많은 자금을 모으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수소드론·물류자동화보다 ‘로보틱스’ 성장 우선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9일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한국거래소는 예비심사청구서가 접수되면 45영업일 이내에 심사 결과를 통보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심사과정에서 변수가 없으면 오는 9월쯤 심사 결과를 받아 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즉시 공모에 나서면 연내 상장이 충분히 가능한 스케줄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두산로보틱스가 공모주식 전량을 신주로 모집한다는 데 주목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제출한 예비심사청구서에 상장 예정 주식 수를 6481만9980주, 공모 예정 주식 수를 1620만주로 기재했다. 공모를 앞둔 현재 발행한 주식수가 4861만9980주임을 감안하면 이번 공모에서 구주매출 없이 전량 신주로 공모를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IPO 업계의 전망과 다른 움직임이다. 그간 시장 일각에선 모회사인 ㈜두산이 다른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일부 구주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해왔다. 이같은 전망의 근거는 ㈜두산의 높은 지분율 때문이었다. 현재 두산로보틱스의 지분 90.91%를 가지고 있어 공모 이후에도 경영권 지분을 유지하는 데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두산그룹이 로보틱스 외에도 다양한 신성장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자금소요가 많다는 점도 구주매출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이유였다. ㈜두산은 두산로보틱스 외에도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물류자동화 솔루션),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수소 드론 및 연료전지 파워팩 개발)을 신사업 계열사로 육성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는 신사업 영역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시장이 본격 개화하지 않아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한 기업들로 여겨진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런 예상을 깨고 전량 신주만을 발행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지난해 초 지분을 취득한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코봇홀딩스 유한회사)와 한국투자파트너스(케이아이피로보틱스 유한회사) 등 FI도 당장 구주를 내놓기보다 회사의 성장에 배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룹에 대한 자본 분배보다 협동로봇 시장에서 두산로보틱스의 빠른 성장을 우선시 한 결정”이라며 “모집 금액이 분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모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코스피 시장서 20% 넘는 신주발행 1년만
두산로보틱스가 계획하는 공모구조는 최근의 코스피 상장 딜과 비교할 때 신주발행 비중이 많다는 게 특징적이다. 이번 공모에서 모집하는 신주 규모는 현재 상장주식수의 33.3%이며, 상장예정 주식수의 25% 수준이다. 만약 2조원의 밸류로 상장한다고 가정하면 5000억원이 오롯이 두산로보틱스에 모이게 된다.
일반적인 IPO에서 통상적으로 상장예정주식수의 20~30%를 모집하는 걸 감안할 때 특기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 코스피 시장의 IPO 상황을 고려하면 많은 수치다.
지난해 8월 상장한 수산인더스트리의 경우 상장예정주식수의 30%를 공모했지만 그 이후로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은 20% 이하의 규모로만 신주를 모집했다. 당초 13.5% 수준의 신주 발행을 계획했던 쏘카는 수요예측 이후 11%수준으로 줄였고, 바이오노트도 10%가량의 신주를 모집했다.
최근 코스피 상장에 도전장을 낸 기업들도 이런 기조를 보이고 있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 중 에코프로머티리얼스는 상장예정주식수(7237만8158주)의 20%가량인 1447만6000주를 신주로 공모할 계획을 잡았다.
예비심사를 청구한 넥스틸의 경우 상장예정주식수의 약 27%인 700만주를 공모할 예정인데, 이 중 절반 수준만 신주발행 물량이다. IPO에서 새로 발행하는 주식수는 상장예정 주식수의 15% 미만인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모주의 수요예측 및 청약 흥행에 있어 수급의 영향이 절대적으로 커지고 있어 발행 규모를 최대한 줄이는 추세”라며 “두산로보틱스가 상장 예정 주식수의 25%에 달하는 신주를 발행하는 건 유망 섹터 1위 기업이라는 발행사와 주관사의 자신감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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