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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숏리스트 PE 분석]'강력한 다크호스' bnw인베, 출자사업 다양성 제공할 적임자대형·중형 출자액 배분 '틈새 공략', 기술기업 투자·회수 역량 '탄탄'

김경태 기자공개 2023-06-15 07:53:06

[편집자주]

사모투자펀드(PEF) 시장 큰손 '국민연금'의 출자사업은 매년 초미의 관심사다. 올해도 굵직한 하우스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최종적으로 세 자리를 두고 총 6곳의 하우스가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 더벨은 1차 관문을 통과해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후보군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4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w인베스트먼트는 국민연금이 발표한 숏리스트에서 유일한 '신성'이다. 첫 단독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면서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의 사모투자펀드(PEF) 출자사업에 당당하게 출사표를 냈다.

bnw인베스트먼트는 다른 숏리스트보다 규모는 작지만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국민연금이 내건 출자금액의 적절한 배분을 고려할 때 중형 운용사가 선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기관투자가 출자사업이 대형사 위주 쏠림 현상이 강하다는 점에서 전문성 있는 '라이징스타'를 선정하는 건 국민연금에도 요긴한 명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사 틈바구니 속 기회 포착, 출자사업 안분 명분도

bnw인베스트먼트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김재욱 사장이 창업한 PEF 운용사다. 설립 이후 반도체, 2차전지 분야를 비롯한 신성장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로 명성을 쌓았다. 블라인드 펀드는 2개가 있는데 모두 IBK기업은행과 공동운용사(Co-GP)다. 이번에 첫 단독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나섰고 목표액은 3000억원이다.

bnw인베스트먼트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연금 출자사업의 숏리스트에 포함된 자체만으로도 내부적으로 상당히 고무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의 출자사업에 처음으로 도전했는데 숏리스트에 선정된 것은 그간의 실적들을 인정받은 방증이기 때문이다. 또 향후 다른 국내 LP에 마케팅하는 데도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IB업계에서는 bnw인베스트먼트가 숏리스트 중 규모가 작은 점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출자금액의 안분과 관련됐다. 국민연금은 이번에 3개 운용사에 총 8000억원을 출자할 방침이다. 각 운용사당 3000억원 이하에서 배정된다. 대형사 3곳에 동일한 금액을 출자하면 2667억원씩 받게 된다.

그런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대형사 2곳에 3000억원씩을 줘 조금 더 힘을 실어주고 나머지 2000억원을 다른 경쟁력 있는 하우스에 출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실제 이런 '경우의 수'를 노리고 이번 국민연금 출자사업에 도전장을 던진 중형급 하우스들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IB업계에 따르면 bnw인베스트먼트도 국민연금에 1500억~2000억원 정도의 금액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사와 격돌하는 무대에서 무리하지 않고 적절한 수준의 출자액을 얻어내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국민연금이 bnw인베스트먼트를 최종 낙점하면 이번 출자사업에 다양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지목된다. 각 운용사마다 투자 전략과 분야의 차이는 있지만 3곳 모두 대형사를 선정하면 최근 국내 기관들의 대형사 쏠림 현상을 답습하는 것처럼 보일 여지가 있다. 하지만 bnw인베스트먼트를 선정하면 상대적으로 다양한 구색을 갖출 수 있다.

◇기술력 보유 제조사 투자 두각, '고수익 실현' 실력 입증

출자사업에 특색을 제공하는 것은 그 운용사가 실력을 갖췄을 때 가능한 얘기다. 그런 측면에서도 bnw인베스트먼트는 경쟁력이 있다. 숏리스트에 포함된 다른 운용사보다 규모는 작지만 그간 거둔 성과만 놓고 보면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하우스다.

bnw인베스트먼트를 창업한 김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제조 직군 출신 중 처음으로 사장 타이틀을 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제조기술총괄 사장, 삼성SDI 사장, 삼성LED 사장 등을 거쳤다. 이런 경륜을 바탕으로 신성장 분야의 국가 핵심기술과 미래 먹거리의 국산화에 큰 관심을 갖고 bnw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실제 bnw인베스트먼트는 반도체, 2차전지를 비롯한 기술력을 보유한 제조사 투자에 일가견을 드러냈다. 에코프로비엠, 네패스아크, 성일하이텍, 제이오, 소프트모션앤로보틱스, 더블유씨피(WCP), 에이스엔지니어링, 미래세라텍 등에 투자해 기업의 사업 확대를 조력했다.

고수익으로 투자·회수 역량도 뽐냈다. IBK기업은행과 만든 1호 블라인드 펀드는 2018년 6월 1500억원 규모로 조성됐는데 이미 회수금액이 투자원금을 넘어섰을 정도다.

가장 유명한 트랙레코드는 2차전지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이다. 420억원을 투자해 2004억원을 벌어들였다. 투자원금 대비 머니멀티플은 4.8배, 내부수익률은 91.1%를 기록했다. 반도체장비 세정·코팅업체 코미코는 300억원을 투자해 597억원을 회수했다. 멀티플은 2배, IRR은 22.7%다.

가장 최근 대박을 거둔 회수 사례로는 제이오가 있다. 제이오는 2차전지 배터리 핵심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를 생산한다. bnw인베스트먼트는 200억원을 투입해 약 1100억원을 벌어들였다. 애초 멀티플 3배, IRR 50%를 예상했는데 5배 이상, IRR 100%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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