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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크리스탈지노믹스]조중명 회장 다시 전면에…얽히고설킨 거버넌스 풀까새 최대주주 인바이츠, 소액주주 의견 합치 구심점에… 창업주·2대주주로 역할론 부상

최은수 기자공개 2023-06-21 13:11:19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9일 15:0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창업주 조중명 회장이 경영 전면에 복귀한다. 기존 행보를 무르고 다시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면서 최대주주 및 사명 변경을 앞둔 크리스탈지노믹스의 거버넌스 중심을 잡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새 최대주주인 인바이츠바이오코아 역시 '업계의 아이콘'의 퇴진보다는 보조를 맞추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모습이다.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2대주주 지위를 지키고 있는 조 회장의 역할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용퇴 선언 두 달 만에 경영 복귀, 최대주주+본인 지분 고려시 무난한 선임 예상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오는 29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 이사진 선임 및 사명 변경 등 안건을 부쳤다. 이달 약 580억원의 3자배정 유상증자 주금 납입을 마무리한 뉴레이크인바이츠투자가 최대주주에 오른 이후 진행하는 첫 주주총회다. 임시 주총에선 올해 초 이사진에서 물러났던 조 회장이 다시금 사내이사 후보자로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조 회장은 지난 4월 13일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회사를 창업한지 23년만에 퇴진을 결정했다. 다만 이번 선임 안건이 통과하면 약 2개월 만에 다시금 경영 일선으로 돌아온다. 최대주주 뉴레이크인바이츠투자와 2대주주인 조 회장의 지분율이 각각 22.02%, 5.87%인 점을 고려할 때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이 약 두 달만에 사실상 경영 복귀를 선언하게 된 배경은 그가 여전히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보유 중이며 그를 둘러싼 상징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게 꼽힌다. 특히 조 회장의 복귀는 기존에 그와 대척점에 서있던 소수주주 연합 측에서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조 회장은 3자 유증 이후 조 회장의 지분율은 일부 희석됐지만 여전히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LG화학의 초기 바이오사업을 담당하던 바이오텍연구소장 출신 국내 1세대 바이오벤처 창업가라는 상징성은 업계에서도 대체가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상업화 결과는 미진했지만 조 회장 아래에서 크리스탈지노믹스가 바이오벤처로선 첫 국산 신약을 내놓은 점(2015년 골관절 소염진통제 아셀렉스)은 큰 성과로 꼽힌다. 해외를 겨냥한 파이프라인도 가동하면서 아이발티노스타트 등으로 글로벌 임상을 수행하고 있는 점도 조 회장의 필요성을 어필하는 요소다.

◇대척점 있던 소액주주와도 맞손… 거버넌스 정비 국면서 드러나는 '아이콘의 힘'

조 회장의 이번 경영 복귀는 그의 의지 외에도 외부의 요청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고령(1948년생)인 점과 오랜 기간 이어온 회사 경영에 지쳤다는 이유로 용퇴 의사를 줄곧 밝혀 왔다. 올해 4월엔 임기를 1년 정도 남기고 돌연 대표직에서 내려 오기도 했다. 이에 시장에선 꾸준히 그의 지분 매각 가능성을 점쳐 왔다.

다만 새 최대주주로 오른 인바이츠바이오 중심의 거버넌스를 안정화하기 위해서라도 그의 역할이 반드시 있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 체제에서 크리스탈지노믹스는 국산 신약 등 출시하고 항암신약 글로벌 임상도 진행중이지만 주주간 갈등과 분쟁을 진화하는 것이 당면 과제로 떠오른다.

이 가운데 조 회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소액주주 측에서 조 회장의 경영 복귀를 지지하며 '1세대 바이오벤처 창업주'로서의 존재감을 다시금 나타나기도 했다. 3대주주인 금호에이치티 측에서 과거 조 회장 개인과의 계약에 따라 지분 일부를 되사갈 것을 요구했지만 인바이츠바이오를 중심으로 개편될 거버넌스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이슈다.

업계에선 이같은 조 회장의 복귀를 '아이콘'이 갖는 힘으로 설명하는 모습이다. 비단 조 회장뿐만 아니라 용퇴를 선언했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복귀한 것도 바이오텍에서 창업주가 갖는 중요성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예라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날 경우 아무리 좋은 명분을 가져다 대도 20년 이상 이어온 신약 R&D 바이오벤처로의 상징성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지금껏 회사의 DNA가 순전히 조 회장 손에서 구축된 것도 이번 경영 복귀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관계자는 "조 회장의 경영 복귀와 관련해선 아직 확정된 사안이 없으며, 만약에 이번 임총을 통해 선임이 된다면 2대주주 및 이사회 멤버로선 지속적으로 기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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