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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풍향계]]'3연속 D등급' LH, 2021년 역대급 실적 '역기저효과'재무성과 항목 배점 확대 타격, 부채비율 하락 '위안'

성상우 기자공개 2023-06-23 07:37:29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9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 ‘D 등급’을 받았다. 직전 2년간은 임직원 땅 투기 사태로 인한 윤리경영 평가 항목 탓에, 이번에는 전국을 휩쓴 부동산 경기 침체 탓에 발목이 잡혔다. 직전 연도 실적이 역대급으로 좋았다는 점도 이번 등급 평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기획재정부가 앞서 16일 발표한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 LH는 또 다시 ‘D’ 등급을 받았다. ‘S등급(탁월)’부터 ‘우수(A)·양호(B)·보통(C)·미흡(D)·아주 미흡(E)’으로 이어지는 6등급 체계에서 5번째(미흡)에 해당하는 등급이다. 이번에 평가대상이 된 기관(공기업·준정부기관·감사평가기관) 193곳 중 D등급을 받은 곳은 14곳이다.

LH는 3년 연속 D등급이다. 2020년까지는 3년 연속 A등급을 받으며 우수 공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굳히는 듯 했지만 2021년 터진 임직원 땅 투기 사건으로 평판이 뒤집혔다. 2021년 이뤄진 경영평가에선 윤리경영 항목에서 처음 최하등급을 받았다.

사실 올해 평가 등급은 상향 기대가 많았다. 땅 투기 사태에 대한 여러 가지 혁신 조치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엔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원자재값 상승과 금리 인상 등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 국면이 전국을 휩쓸면서 실적 약화를 피할 수 없었다. 대부분의 민간 건설사들도 매출과 이익 측면에서 전년 대비 큰 폭의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 LH의 별도기준 매출은 19조4000억원이다. 2019년 연매출 20조원대에 진입한 뒤 매년 3~4조원대의 매출 상승폭을 보이면서 2021년에는 27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매출은 직전년도 대비 8조원 가량이 빠진 수치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부진했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전년도 대비 4조원 가까이 낮아진 3조1500억원, 순이익은 1조4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9.3%로, LH 영업이익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진 건 2015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LH 사옥 전경

전국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국면에서 실적 약화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 LH의 경우 사업 구조상 용지 매각과 공공주택 및 임대주택의 분양 실적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 지난해의 경우 이 부문에서 거래심리 자체가 얼어붙으면서 매출이 크게 축소됐다. 수익 사업이 저조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공공성 측면에서 진행해야했던 비수익 사업을 그대로 유지되면서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 항목에서 부진을 피하기 힘들었다.

직전 3개년 연도의 평균 실적이 역대급으로 좋았다는 점이 ‘역기저효과’가 됐다. 공공기관의 경영실적 평가 중 정량평가 항목은 대부분 직전 3개년의 평균 실적과 비교를 통해 평가가 이뤄진다. 산식을 보면 해당 연도 실적과 직전 평균 실적과의 편차가 크면 클수록 점수 변동폭도 커지는 구조다. LH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거둔 실적은 설립 이래 최고 수준의 실적이었다. 이 기간 국내 부동산 경기가 호황의 절정을 누렸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이 기간의 호실적이 실적 평가 항목에서의 감점을 더 키우는 요인이 된 셈이다.

공공기관 평가 항목에서 재무성과 항목의 비중이 커진 것 역시 불운으로 작용했다. 이번 평가에서 ‘재무성과관리’ 항목의 배점은 100점 중 20점으로 늘어났다. 직전 연도까지의 배점은 10점이었다. 1년 사이 점수 비중이 2배로 커지면서 실적 부진으로 인한 감점폭도 2배로 커진 셈이다.

LH 입장에선 호실적이 날 땐 10%의 가점만 받다가 실적 부진이 시작되자마자 20%의 감점을 받게 된 모양새다. 아울러 역대급 실적을 거뒀던 2021년과 2022년 평가에선 임직원 투기 사태에 따른 윤리 항목 감점으로 평가점수 상승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했다.

재무지표 중 최우선순위로 관리해왔던 ‘부채비율’은 개선세를 보여 주목된다. 한때 300%를 넘기기도 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18%까지 내려왔다. LH는 지난해 기획재정부로부터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된 뒤 부채비율을 5년 내 200% 아래로 떨어뜨려야하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LH 관계자는 “추후 기획재정부의 평과 관련 상세 보고서가 나오기 까지 (평과결과에 대해) 뭐라 확답을 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주된 수입원이 용지와 아파트 분양사업에서 나오는 데 지난해 시작된 경기침체 국면으로 인한 타격이 컸던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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