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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사이드킥 리포트]SNT다이내믹스, 가까워지는 K2전차 '국산 심장'⑤과거 K2전차 변속기 내구도 미흡 판정… 4차 계획 앞두고 튀르키예가 먼저 도입

강용규 기자공개 2023-06-23 07:23:39

[편집자주]

K-방산이 전차와 전투기, 미사일 등 분야에서 수출 성과를 내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방산업계에는 '주인공'에 가려져 있으나 총포(탄약)나 부품 등 분야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는 '사이드킥(조연)'도 여럿 존재한다. 이제 K-방산 호조의 수혜는 점차 사이드킥에까지 미치고 있다. 더벨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조명이 부족했던 방산업체들의 경영 현황과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1일 1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NT다이내믹스는 K2전차의 개발 단계에서부터 변속기 공급사로 참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개발 변속기가 내구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자 군은 독일제 변속기를 탑재하는 것으로 선회해 K2전차의 1~3차 양산을 진행했다.

SNT다이내믹스는 꾸준히 결함을 보완하며 기술적 문제를 해결했고 K2전차의 4차 양산 때에는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방산업계에서는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K2전차의 기술 이전으로 개발된 튀르키예의 알타이전차가 SNT다이내믹스의 변속기 탑재를 확정하면서 신뢰도가 확보됐다는 점에서다.

◇ K2전차 심장은 '반쪽만 국산', SNT다이내믹스 변속기에 쏠리는 눈

K2전차는 2003년 개발이 처음 추진될 때만 해도 외산 파워팩을 탑재한 전차로 계획됐으나 2005년 파워팩까지 국산화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선회했다. 1500마력 엔진은 HD현대인프라코어가, 여기에 맞출 변속기는 SNT다이내믹스가 각각 맡아 2014년까지 개발을 마치는 것으로 계획이 수립됐다.

파워팩은 엔진과 변속기의 결합체로 전차를 움직이는 '심장'에 비유된다. 전차는 포장도로뿐만 아니라 산지 등 험로의 주파능력까지 갖춰야 하고 극한의 환경에서도 가동능력이 보장돼야 하는 만큼 파워팩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를 외산 제품에 의존한다면 수리 및 정비의 적시성을 담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국산화의 이유였다.

그러나 당시 방산업계에서는 1500마력급 파워팩을 10년 안에 개발하는 과제를 놓고 우려가 나왔다. 2차례의 세계대전을 통해 방산 기술을 축적한 독일도 1500마력급 파워팩의 개발에 종전 이후 13년이 걸렸다는 점에서다. 실제 HD현대인프라코어와 SNT다이내믹스 두 회사 모두 기한 내에 내구도 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K2전차의 1차 양산물량은 독일제 파워팩을 탑재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엔진은 2015년 개발이 마무리돼 K2전차의 2~3차 양산물량에 탑재됐으나 SNT다이내믹스의 변속기는 여전히 내구도 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다. 즉 K2전차의 파워팩은 아직 국산 엔진에 독일제 변속기를 결합한 '반쪽짜리 국산품'이다.

K2전차의 파워팩은 업계에서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방위사업청의 내구도 평가 기준이 국산에 더욱 엄격했다는 점이 주된 논제다. SNT다이내믹스의 변속기는 단품 내구도 시험에서 7110km를 고장 없이 주행했지만 9600km라는 기준을 달성하지 못해 탈락됐다. 이 정도도 대단한 성능이라는 평가가 나왔으나 결국 채택은 불발됐다.

반면 독일제 변속기는 과거 전력화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이 테스트를 받지 않은 채 도입이 결정됐으나 K2전차 시제품용 변속기 5대에서 27건의 심각한 결함이 발생했다. 심지어 이 결함들은 K2전차의 1차 양산 단계에서도 해결되지 않아 파워팩의 완전한 국산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더욱 힘을 얻게 됐다.

SNT다이내믹스의 전차용 변속기 'EST15K'. (자료=SNT다이내믹스)

◇ 튀르키예에서 변속기 먼저 검증, 방산 생산부하도 '문제없음'

정부가 5월 심의 의결한 K2전차 4차 양산계획에 따르면 2024~2028년 5년 동안 1조9465억원을 투입해 150여대의 K2전차를 추가를 확보하는 계획이 수립됐다. 그간 진행한 K2전차 양산계획 중 최대 규모다. 앞서 1차와 2차 양산에서는 각각 100여대, 3차 양산에서는 54대의 K2전차가 생산됐다.

방산업계 시선은 여전히 파워팩에 쏠려 있다. 이번에야말로 완전한 국산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21년 SNT다이내믹스는 그간 결함으로 지적돼 왔던 변속기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했으며 K2전차 4차 양산계획을 위한 시험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8월까지 SNT다이내믹스 변속기의 품질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SNT다이내믹스의 변속기는 튀르키예에서 먼저 합격점을 받았다. 튀르키예 방산업체 BMC는 앞서 1월 SNT다이내믹스와 옵션 포함 2672억원 규모의 알타이전차용 변속기 도입계약을 체결했다. 알타이전차가 K2전차의 기술이전으로 개발된 제품임을 고려하면 SNT다이내믹스의 변속기가 K2전차 적용에도 문제가 없음이 우회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내구도 평가를 통과할 경우 SNT다이내믹스에 남은 관문은 생산능력 입증이다. SNT다이내믹스는 기동장비용 변속기 이외에도 박격포와 대공포 등 화력 분야의 방산제품도 생산한다. 지난해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2353억원 규모의 자주박격포 양산계약을 맺는 등 방산사업에 걸리는 부하가 이미 늘고 있다.

SNT다이내믹스 측에서는 문제없다는 태도다. 수주 증가에 따른 생산량 확대가 부지의 추가 매입 없이 설비 확보만으로 가능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SNT다이내믹스는 2023년 1분기 방산사업을 진행하는 운수장비부문의 생산실적이 9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그러나 이 기간 공장 가동률은 55.7%에서 55.6%로 오히려 낮아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2전차는 폴란드 수출을 계기로 루마니아와 인도 등에서도 도입을 고려하는 등 K-방산의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며 "SNT다이내믹스가 변속기 공급에 성공한다면 국내 양산계획뿐만 아니라 향후 추가 수출에 따른 수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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