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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임직원에 콜옵션' 티로보틱스, 주가 상승 '금상첨화'①등기임원·우리사주 총 25억 배정, 기대수익률 약 180%대 '스톡 효과' 톡톡

정유현 기자공개 2023-06-26 08:03:09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2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티로보틱스가 전환사채(CB) 매도청구권(콜옵션)을 임직원들에게 배정하며 스톡옵션 효과를 얻고 있다.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해 소속감을 높이고자 하는 안승욱 대표이사의 의지에 따른 결정이다. 최근 외부 조달에 나설 때마다 일정 부분은 대표이사의 지배력 안전판을 마련하고 우리사주 조합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배정하고 있다.

특히 최근 로봇 사업이 부각되며 티로보틱스의 주가가 전환가의 3배 이상을 웃돌고 있어 보통주 전환을 통한 차익 실현이 가능한 상황이 연출됐다. 통상적으로 오너에게 국한된 기회를 임직원들에게 나눠준 것은 핵심 인력 이탈 방지뿐 아니라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이 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로보틱스의 안승욱 대표와 박현섭 총괄부사장(1만5141주), 심영보(1만5141주)·김현훈(2만2711주)본부장은 지난달 19일 콜옵션을 행사해 주당 6695원에 9만1300주의 4회차 CB를 확보했다. 안 대표는 이달 19일 추가로 3만8307주를 확보했으며 2년 전 발행한 전환우선주의 콜옵션도 행사해 주당 8137원에 38만483주의 주식을 취득했다.


등기 임원뿐 아니라 일반 직원들에게도 회사 성장의 과실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우리사주조합에 20억원 규모의 물량을 콜옵션을 배정했다.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직원들에게 콜옵션을 부여하며 스톡옵션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임직원에 콜옵션을 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100억원 규모로 발행한 3회차 CB도 최대주주가 적정선의 지분율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행사했고 나머지는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지난해 11월 105억원 규모 5회차 CB를 발행했는데 콜옵션 활용 방안을 구체화한 것은 아니지만 임직원 성과 보상에 활용하는 기존의 방향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코스닥 시장에서 콜옵션은 최대주주가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행사된다. 전환청구권 행사에 따른 지배력 희석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활용하거나 승계를 앞둔 오너 2세가 지분 확보용으로 행사하는 것이 사실상 자리 잡았다.

임직원들에게 콜옵션을 행사하는 기업들도 다수 있었다. 대부분이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아 안정된 곳이 많았다. 하지만 티로보틱스의 안승욱 대표는 지분율이 높은 편은 아니다.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외부 조달을 받는 과정에서 지분율이 희석된 영향이다. 1분기 말 기준 안 대표의 지분율은 20.02%였다. 일단 이번 콜옵션 행사로 안 대표의 지분율은 22% 수준으로 올라간다.

그동안 콜옵션을 지분율 20%를 지키는 선에서만 가져가고 나머지는 임직원들에게 기회가 될 때 마다 배정한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에게 실질적 혜택을 제공해 소속감을 높이고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것이다. 특히 국내외 로봇 시장이 개화되는 만큼 과실을 얻기 위해서는 기술을 보유한 핵심 인력을 붙잡아둘 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배력 방어보다 임직원 케어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 시기에 콜옵션을 행사한 것은 행사 기간 만료와 맞물린다. 작년 6월부터 콜옵션 행사가 가능했지만 주가가 전환가 대비 높지 않아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부터 로봇 테마주의 주가가 상승 했을 뿐 아니라 신사업으로 추진했던 물류 로봇 관련 굵직한 계약을 따낸 영향에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콜옵션 행사 만료시기에 주가가 대폭 상승하며 임직원들이 콧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통주 전환에 따라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오후 3시 기준 주가는 콜옵션 행사가인 6605원 대비 약 2.8배 높은 1만8600원이다. 현 주가가 유지될 경우 보통주를 매도하면 180%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티로보틱스는 2008년 국내 최초로 8세대 진공로봇을 개발했고 지금까지 세계에서 유일하게 11세대 디스플레이용 진공로봇을 공급하는 업체다. 독자적인 로봇 메커니즘 설계 기술, AI 등 미래 핵심기술을 발판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티로보틱스 관계자는 “4회차 CB 발행 당시 약속했던 대로 콜옵션을 일부 대표이사가 가져가고 임직원들에게 배정했다”며 “모든 직원들에게 배분하기엔 무리가 있어서 우리사주 쪽에 배정해 과실을 공유하기로 했고 2년 전 발행한 전환우선주의 콜옵션은 대표이사가 행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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