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수주 낭보' 티로보틱스, 물류 로봇 주력 사업 꿰찬다②2021년 M&A로 기술력 확보, SK와 294억 규모 공급 계약 체결 효과 '톡톡'
정유현 기자공개 2023-06-27 08:14:15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3일 07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티로보틱스의 매도청구권(콜옵션) 행사 만료 기간과 맞물려 주가가 들썩이고 있는 배경에는 사업다각화 노력이 숨어있다. 디스플레이 업황에 따라 실적 부침이 커지자 인수합병(M&A)을 통해 물류 로봇 시장 진출에 나서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온 시도가 통하고 있는 것이다.최근 본격적으로 물류 로봇 관련 수주가 이어지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그동안 주력 매출이 디스플레이 진공 로봇이었다면 올해를 기점으로 물류 로봇으로 무게추가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티로보틱스는 지난 4월 10일 SK와 약 295억원(2237만달러) 규모 ‘2차전지 생산 공정 물류자동화 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티로보틱스의 작년 매출액(약 567억원) 대비 52%에 해당한다. 계약기간은 2023년 4월 11일부터 2025년 6월 30일까지이며 판매·공급지역은 미국이다. 2차전지 생산라인 물류 자동화에 따라 티로보틱스의 자율이동로봇(AMR)이 SK ON의 제조공정에 투입되는 것이다.

같은 달 추가로 2차전지 생산 공정 물류 자동화 시스템 공급 계약을 따냈다. 계약 상대방의 영업비밀 보호 요청에 따라 정보가 한정적인 상태지만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SK쪽의 수주를 따낸 결과 수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특히 티로보틱스가 타깃으로 삼고 있는 ‘클린룸’ 내부에서 움직이는 '자율이송로봇(ARM)' 관련해서 업체들과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2004년 설립된 티로보틱스는 디스플레이 생산 전 공정에 들어가는 진공 이송 로봇 및 각종 챔버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액정표시장치(LC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세대별로 맞춤 제품을 만들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와 패널업체로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6세대 장비 관련해서 진공 로봇을 공급했던 이력이 있고 현재는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공정용 장거리 이송용 진공로봇 기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종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실적 변동성이 큰 편이다. 패널 제조업체 투자 계획에 따라 진공로봇·시스템 수요가 변동하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업황 침체로 적자를 냈다가 2020년에는 35억원 규모 영업이익을 냈다.
2021년에는 중국향 공급량이 줄어들며 65억원대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작년에도 23억원대 손실을 내며 영업적자가 이어지는 등 부침을 겪었다. 디스플레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선 배경이다. 빠른 시장 침투를 위해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2021년 AGV(Autonomous Guided Vehicle, 바닥 등에 설치된 경로표식자를 인식해 이동하는 기계 장치) 기술을 보유한 물류 로봇 제조업체 모션디바이스의 지분 86%를 16억원에 취득해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아마존·쿠팡 등이 물류센터에 로봇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추후 항만·공항에도 물류로봇이 쓰일 것으로 예측한 행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대기업으로부터 반도체 주요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AMR 공급 계약을 수주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후 반도체가 아닌 새로운 분야에 AMR을 수주하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했고 작년 11월 5회차 CB를 찍어 조달받은 자금도 원재료 확보 등에 활용했다.
현재 수주 상황을 봤을 때 티로보틱스가 지난해 준비한 신사업 분야는 2차전지 스마트팩토리라는 퍼즐이 맞춰진다. 특히 2차전지 스마트팩토리에 AMR 물류 로봇 수주를 하는 것은 티로보틱스가 국내 최초라는 평가다. SK ON의 설비 투자 계획을 살펴봤을 때 공급 계약이 추가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SK ON은 캔터키주 34개 라인, 테네시주 17개 라인, 총 51개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AMR 로봇 매출 확대에 따라 올해 티로보틱스는 외형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하나증권의 경우 티로보틱스의 올해 매출액 965억원, 영업이익 67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제시한 상태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약 567억원, 영업적자 23억원 수준이었다.
티로보틱스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업황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아서 실적 부침이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AMR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AMR 사업 확장 속도가 빠르다보니 올해 주력 사업인 디스플레이 로봇 분야의 매출을 역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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