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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은 지금]'2.7조 승부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구원투수 될까②연결편입 시 2분기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누적수주 10조·핵심 고객사 확보 긍정적

정명섭 기자공개 2023-06-27 07:37:22

[편집자주]

롯데그룹의 신용위험이 현실화됐다. 그 중심에는 주력 석유화학 계열사 롯데케미칼의 부진이 자리잡고 있다. 업황 부진으로 실적이 저조한 상황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집행되면서 재무부담이 커졌다. 그동안 보여준 보수적인 재무정책과 정반대의 기조다. 올해 실적 개선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케미칼이 단기간 내에 재무안전성을 개선하기 어렵다고 본다. 더벨은 롯데케미칼의 현 상황과 풀어야 할 과제들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3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직면한 재무부담을 낮추려면 차입 규모를 조절하거나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나 2025년까지 인도네시아 NCC 신·증설(라인 프로젝트)과 롯데GS화학 공장 신설 등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프로젝트가 산적했다. 롯데케미칼은 두 프로젝트 전체 투자액의 60%(약 3조5000억원)를 차입으로 조달할 계획이라 당분간 빚을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석유화학 업황 개선 여부도 불투명하다. 롯데케미칼이 작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계열사의 성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가장 주목을 받는 계열사는 올해 2분기부터 연결 실적에 편입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실적 편입에 롯데케미칼 2분기 흑자전환 기대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롯데케미칼이 지난 3월 인수 완료한 동박 업체다. 일진머티리얼즈에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바꾼 것도 이때다. 동박은 구리로 얇게 만든 막으로 인쇄회로기판(PCB)과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소재다.

이차전지에선 음극재를 구성하는 핵심소재로 분류된다.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막아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지난해 글로벌 동박 시장점유율은 약 5%다. 전기차 이차전지용 동박으로 시장을 한정하면 시장점유율은 약 10%다. 이는 전 세계 4위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해 2조7000억원을 투입했다.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해 지난 1월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금융권으로부터 1조3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조달했다.

당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기업가치(약 2조6000억원) 대비 인수가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롯데케미칼의 성장동력 확보와 사업다각화에 관심을 기울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결단으로 인수가 성사됐다. 롯데케미칼은 그간 고부가가치 사업을 늘려왔지만 업황에 따라 실적이 요동치는 사업구조가 늘 고민이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294억원, 848억원이다. 업황 부진 전인 2021년에 롯데케미칼이 매출 18조1205억원, 영업이익 1조5356억원을 거둔 점을 감안하면 연결 편입에 따른 실적 기여도는 미미해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7000억원대 영업적자와 4개 분기 연속 적자 터널을 지나고 있는 현 상황에선 얘기가 다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매 분기 거두는 150억~25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마저 절실하다.

실제로 증권가는 올해 2분기 롯데케미칼의 흑자전환 관전 포인트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실적 편입을 꼽았다. 롯데케미칼의 기초유분 사업 부진을 상쇄할 것이란 분석이다.

◇동박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10조원 규모 수주잔고도 긍정적

주목할 점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성장 가능성이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동박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기차·이차전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이차전지용 동박 수요는 2021년 26만5000톤에서 2025년 74만8000톤으로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 규모는 약 10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앞으로 동박 수요 대비 공급은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5년이 되면 동박 수요는 101만1000톤인데 비해 공급은 85만톤으로 약 16만톤의 공급 부족이 있을 것으로 회사는 추산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적극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건 이같은 이유에서다. 현재 전북 익산 공장과 말레이시아 공장의 동박 생산능력은 연산 6만톤 규모다. 2020년 3만톤, 2021년 4만톤에서 꾸준히 늘었다.

<출처=롯데케미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현재 말레이시아 생산라인 증설과 스페인 동박 공장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능력은 4만톤에서 13만톤으로 확대된다.

스페인 카탈루냐주 몬로지시에 건설 중인 공장은 5000억원을 들여 연산 2만5000톤 규모의 설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당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헝가리에 공장을 설립하는 안을 추진했으나 스페인 정부로부터 400억원의 자금 지원과 태양광 발전소 부지 지원, 10년간 반값 전기요금 보장 등을 제안받아 계획을 바꿨다. 당시 카탈루냐 주정부가 전례 없는 지원이자 스페인 역사상 단일 규모로는 최대 투자 규모라는 점에서 국내외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5년까지 약 22만톤까지 생산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 세계 동박 수요의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삼성SDI와 2030년까지 최대 10조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장기적으로 성장발판을 마련한 점도 긍정적이다. 이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연매출의 13배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와 스웨덴 이차전지 제조사 노스볼트, 폭스바겐 등도 주요 고객사로 확보했다.

롯데케미칼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 매출 목표치는 2030년 기준 7조원이다. 기존 목표는 5조원이었으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로 눈높이를 올렸다. 서경훈 롯데케미칼 전지소재사업단 사업전략담당(상무)은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보수적으로 봐도 (이차전지 소재 사업 목표 매출) 7조원은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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