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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운용사 설립' 허재명 사장, LP로 자본시장 영향력 키울까 2조 현금 보유, 전통자산·대체투자 포트폴리오 균형 추구 전망…PEF운용사 예의주시

김경태 기자공개 2023-06-27 08:11:10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6일 10: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으로 2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거머쥔 허재명 전 사장이 패밀리오피스 사업 확장을 위해 물밑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가에서 자금운용책임자(CIO)를 지낸 전문가를 물색하면서 사모투자펀드(PEF) 업계의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향후 대체투자에 나서면 영향력 있는 출자자(LP)로 자리 잡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2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허 전 사장 측은 최근 국내 기관에서 CIO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를 패밀리오피스인 '컴퍼니에이치앤 유한책임회사(Company H& LLC)'에 영입하기 위해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제안을 받았던 한 인사는 "허 전 사장의 지인을 통해 연락을 받았다"며 "최근에 하는 일이 있어 완곡히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허 전 사장이 CIO 출신 접촉에 나서면서 PEF 운용사들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반적으로 국내 기관은 전통자산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한다. 여기에 대체투자를 더해 전체 포트폴리오의 균형 있는 자산 배분을 추구한다.

CIO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을 물색하는 것 자체가 향후 패밀리오피스를 통해 대체투자에 나설 계획을 의미하는 셈이다. 또 대체투자가 전체 자산운용에서 일정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방증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허 전 사장의 인재 확보 행보가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을 굴리는 주식과 채권 위탁운용사뿐 아니라 대체투자 분야 하우스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배경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허 전 사장의 CIO 출신 영입은 아직 성사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꾸준히 접촉해 CIO 출신의 패밀리오피스 합류를 관철시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 전 사장이 패밀리오피스를 통해 굴릴 자금 규모도 주목을 받는다. 허 전 사장은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 가량을 롯데케미칼에 2조700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주식 양도세와 지방세를 고려하면 27.5%의 세율을 적용, 약 7400억원의 세금으로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세금을 제외하더라도 2조원을 가진 현금 부자가 된 셈이다.


그가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으로 손에 쥔 약 2조원 중 절반인 1조원만 굴린다고 해도 자본시장에서 국내의 중소 기관과 맞먹는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의 비중을 33%로 안분할 경우 대체투자에서만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운용하게 된다.

최근 PEF 운용사들은 인구구조 변화 등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새로운 LP를 발굴하는 데 관심이 큰 상태다. 기존의 연기금, 공제회, 금융사를 넘어 대기업과 오너, 패밀리오피스가 LP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카버코리아를 매각한 이상록 전 회장이 투자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NHN 창업주인 이준호 회장은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에이치피에스피(HPSP) 인수를 위해 조성한 펀드에 출자했고 큰 성과를 거둬 주목을 받았다. KT&G는 안정적으로 현금을 굴리기 위해 작년 자금운용센터를 만들고 김배식 전 삼성생명 대체투자부장을 CIO로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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