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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신사업 체크]'바이오→2차전지' 덕우전자, 두번째 베팅 통할까①2세 이준용 대표 취임 후 피벗 강화, 2019년 실패 딛고 업사이드 확보할지 시장 이목

조영갑 기자공개 2023-06-28 08:32:28

[편집자주]

기업의 신사업 진출 또는 전환 결정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주식시장에는 활력을 안겼다. 그러나 일명 '테마주'에 편입돼 실제 기업가치와 무관한 변동성으로 피해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는 크게 늘었지만 정보 부족으로 시장에서 소외되는 형상을 보이기도 했다. 더벨은 신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상장사의 진출 배경과 역량, 성과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6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바일 카메라모듈용 정밀부품 전문 제조사 '덕우전자'가 두 번째 신사업 애드벌룬을 띄우고 있다. 바이오 섹터의 활황기로 분류되는 2019년 헬스케어 사업을 띄웠던 덕우전자는 최근 2차전지 시장이 활황기에 접어들자 2차전지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바이오 신사업은 실패했지만, 2차전지 부문에서 '업사이드 포텐셜'을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덕우전자는 지난 3월 주총을 통해 △2차전지 부품, 장비 제조 및 판매업 △반도체 부품, 장비 제조 및 판매업 등 신사업을 정관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관련 설비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경북 김천에 약 209억원 규모의 신규 공장 투자를 진행하고, 지난 5월 신공장을 준공했다. 덕우전자는 내년 초까지 공장 내 설비투자를 완료하고, 내년부터 신사업 관련 양산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1992년 이재민 회장이 설립한 덕우전자는 모바일 카메라모듈 부품과 자동차용 전장부품을 축으로 성장한 중견기업이다. 옛 LG그룹 계열사인 금성부품에서 전자부품 등을 연구개발했던 이 회장은 모바일 시장의 성장성을 간파하고, 모바일 시장 초기부터 정밀부품을 개발·공급하면서 사세를 불렸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전장시장에도 진출했다.

모바일 카메라모듈에 장착되는 스티프너(Stiffener)와 브라켓(Bracket)이 매출의 양 축이다. 스티프너는 카메라 모듈 내 이물질 침입으로 인한 제품 내부 손상을 방지하고, 전자파를 차단해 주는 정밀부품이다. 브라켓은 멀티카메라 앞면에 장착, 카메라 모듈의 내구성을 높여주고, 모듈의 소형화 및 슬림화를 구현하게 한다. 지난해 총 매출액 2089억원 중 76.2%(1592억원)를 모바일 부문에서 벌어들였다. 지난해 전장부문의 비중은 19.48%(407억원) 수준이다.

덕우전자는 2015년 창업주 이 회장의 장남 이준용 현 대표(대주주) 취임 이후 업사이드 포텐셜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단행했다. 대표적인 피벗(pivot)은 지난 2019년도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바이오 사업이다. 덕우전자는 2019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기존 사업목적에 △생명공학장비 및 소모품 제조 및 판매업 △의료기기 및 소모품 제조 및 판매업사업 등을 추가하고, 사업 부서를 정비했다. 수년 간 이어진 '바이오 활황'의 흐름에 올라타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덕우전자는 라이브셀이미징 장비 업체 LCI(라이브셀인스트루먼트)를 50억원에 인수하고, 기투자한 미국 바이오 장비업체 나노서피스바이오메디컬(현 큐리바이오) 등을 엮어 바이오 디바이스 개발 사업의 애드벌룬을 띄웠다. 이 대표는 포항공대 생명공학과 출신으로 KAIST 경영대학원, Ernst&Young Advisory 등을 거쳐 생명공학과 자본시장에 두루 밝다는 평이다.

하지만 잇딴 바이오 투자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의 도래와 기술개발 지연 등으로 바이오 신사업은 사실상 실패 수순을 밟고 있다. 야심차게 인수했던 LCI 지분 역시 1년도 안돼 전량 처분하면서 한때 주주들로부터 '선구안' 비판까지 받았다. 덕우전자의 바이오 사업은 팬데믹 기간 내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지난해 매출액 8억원을 올렸을 따름이다.

다만 큐리바이오 지분은 현재까지 보유하면서 불씨는 남겨놨다. 큐리바이오는 김덕호 존스홉킨스대 교수가 창업한 회사로 나노 기술 기반 세포배양기판을 제조하는 바이오벤처다. 덕우전자가 16.6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4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1년 간 덕우전자 주가 추이. 1분기 2차전지 신사업을 공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출처=네이버증권)
2019년 바이오 애드벌룬은 결과적으로 주가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했지만, 올해 3월의 2차전지 신사업은 다른 양상이다. 연초 6000~7000원대에 머무르던 주가는 사업목적 추가 직후 가파르게 상승해 4월 장중 한때 1만4470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약 2개월 간 조정기를 거쳐 현재 1만800원(23일 종가)을 기록하고 있다. 신사업 효과의 기세는 다소 눌린 상황이지만, 1만원의 캡(한계선)을 뚫었다는 평가다. 시가총액 역시 연초 대비 약 1.5배 가량 늘었다. 약 1700억원 수준이다.

2차전지 사업은 부친의 성공 위에서 경영과 지분을 안정적으로 승계한 이 대표의 두 번째 베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본 사업과 유관한 인접(organic)사업을 인수, 확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종(inorganic)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다만, 투자 로드맵과 판매망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 부품은 덕우전자에 바이오 만큼 새로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덕우전자 관계자는 "현재 국내 2차전지 주요 고객사 중 한 곳과 NDA(비밀유지협약)을 체결하고, 신규 생산라인 설치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정확히 밝히기는 힘들지만, 기존 카메라 모듈 부품과는 관련이 없는 신규 아이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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