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은 지금]'그라운드엑스→재단', 4년간 개발 주체 세번 바꿨다①운영법인 교체하며 사업 개발…카카오 떼어낸 '재단'이 종착지 될까
노윤주 기자공개 2023-06-29 13:08:20
[편집자주]
클레이튼은 '카카오 블록체인'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초 크러스트를 비롯한 카카오 블록체인 관계사들은 조직개편을 통해 가상자산 사업을 '클레이튼 재단'으로 이관했다. 규제로 인한 사업 한계를 느끼고 카카오와 지분·금전 관계가 없는 재단으로 사업을 넘겼다. 재단은 가상자산 약세장에서 망가진 클레이튼 생태계 회복, 가상자산 Klay 가치 증대 등 여러 숙제를 안고 있다. 카카오 후광을 떼고 홀로서기에 나선 클레이튼의 현 상황 및 향후 사업 계획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7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 산하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시작한 '클레이튼'은 올해 출시 4주년을 맞았다. 이 기간 동안 그라운드엑스, 크러스트, 클레이튼 재단까지 클레이튼 개발 주체는 세 번이나 변경됐다.과거 개발을 담당했던 법인은 소멸되지 않고 클레이튼 생태계 구성원으로 남아 있다.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 기반 지갑인 '클립', 대체불가토큰(NFT) 거래 플랫폼 '클립드롭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크러스트는 중앙은행발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에 참여했고 지금은 사업 방향을 재정비 중이다.
클레이튼은 대기업 주도하에 만들어진 블록체인인 만큼 세간의 주목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2021년 말 가격 하락과 동시에 유통구조, 무분별한 투자 등이 문제로 떠올랐다. 투자자들인 '커뮤니티'와 갈등도 심화하면서 현재 클레이튼 방향키를 쥔 재단이 해결해야 할 숙제는 쌓여 있다.
◇그라운드엑스, 2년반 운영 후 모회사에 사업 넘겨줘
카카오가 블록체인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은 2018년 3월 그라운드엑스 설립과 함께 알려졌다. 당시 카이스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한재선 전 퓨처플레이 공동 설립자가 그라운드엑스 초대 대표로 선임됐다.
카카오는 여러 국가를 거쳐 그라운드엑스를 설립했다. 초기에는 '카카오→카카오G(일본·100%)→판제아(싱가포르·100%)→클레이튼(싱가포르·100%, 현 크러스트유니버스)'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선택했다. 가상자산을 발행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라운드엑스는 초기 '그라운드 원'이라는 법인명으로 국내에 설립됐다. 모회사는 카카오G 산하 일본 그라운드엑스였다. 이후 원활한 사업을 위해 법인명을 그라운드엑스로 변경하고 싱가포르 클레이튼 자회사로 편입됐다.
그라운드X의 사업 내용은 설립 1년 후인 2019년 초 공개됐다. 클레이튼 개발 계획과 동명의 가상자산 클레이튼(Klay) 존재를 밝혔다. 이더리움 대비 십분의 일 수준의 낮은 전송 수수료(가스비), 초당 4000건 거래 처리 가능 등을 내세웠다.
베일에 쌓여 있던 블록체인 사업이지만 공개 후에는 일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같은 해 6월 첫번째 메인넷인 '사이프러스'를 출시했고 3개월 뒤인 9월에는 업비트 인도네시아-싱가포르에 Klay 최초 상장을 진행했다.
Klay 발행주체는 싱가포르 클레이튼 법인이지만 초기 유통과 기술개발 등은 모두 그라운드엑스가 담당했다. 2021년 말 그라운드엑스는 약 2년반의 클레이튼 운영을 마무리하고 관련 사업을 크러스트에 넘겨줬다.
그라운드엑스는 '이니셜 서비스 파트너(ISP)' 프로그램을 구축해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클레이튼 메인넷을 사용하도록 독려했다. Klay를 활용한 금전적 지원도 이뤄졌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크러스트 역할 기대했지만…1년만에 마무리 수순
사업을 이관받은 크러스트의 전신은 Klay를 발행했던 클레이튼 싱가포르 법인이다. 송지호 전 카카오공동체성장센터장이 크러스트 초대 대표를 맡았다. 강준열 전 카카오 최고서비스책임자(CSO)도 합류했다.
카카오 출신 인물들이 크러스트 경영진으로 합류하면서 크러스트가 클레이튼 관련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이관 1년 만에 사업 주체가 바뀌었다. 클레이튼 생태계 개발, 기술 개발 등 모든 사업을 클레이튼 재단이 주도하기로 했다.
클레이튼 재단 측은 "카카오 계열사로서는 규제 등 문제로 진행할 수 없는 일이 많았다"며 "보다 나은 가상자산,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들고자 독립법인인 재단으로 업무와 인력을 모두 이관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크러스트의 사업은 멈춰 있다. 한국은행 주도 CBDC 사업을 진행했으나 국가 사업인 만큼 당장 성과로 이뤄지긴 어렵다. 현재 내부서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등을 개발하고 있지만 이 역시 규제 완화 없이는 세상에 내놓기 힘든 사업이다. 2대 대표를 맡았던 강준열 CEO도 지난 4월 클레이튼 생태계 관리 소홀 등에 책임을 통감하면서 사퇴했다.
◇사업·인력 물려받은 재단…카카오 비중 줄인다
현재 클레이튼 관련 사업 키는 재단이 쥐고 있다. 재단은 비영리법인으로 카카오와는 지분관계가 없다. 금전적 연결고리도 분리했다. 이에 비교적 제약 없이 가상자산 활용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내부 전망이다.
총책임자는 서상민 클레이튼 재단 이사장(사진)이다. 그는 그라운드엑스에서부터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아 클레이튼 개발을 주도했다. 클레이튼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재단은 커뮤니티와의 소통을 늘리면서 클레이튼 생태계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에는 실물자산 기반 가상자산(RWA)을 새로운 핵심 키워드로 꼽고 사업을 확장 중이다. 금, 부동산, 미술품 등의 가치를 블록체인에 올려 가상자산으로 거래하게 만드는 개념이다.
다만 아직까지 개발 측면에서 클레이튼 재단이 완전한 주도권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라운드엑스가 여전히 개발 대부분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 이관 전인 지난해 말까지는 크러스트가 그라운드엑스에 1000억원대 개발 외주를 줬었다.
그라운드엑스와의 외주 계약은 재단이 사업을 이끄는 올해도 계속 이어진다. 다만 비중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재단은 자체 개발 인력을 채용하고 있고 다국적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해외 개발팀의 참여를 적극 권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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