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위드 빅테크]삼성전자, 구글과의 안드로이드 동맹과 새로운 경쟁②통합 OS 개발, XR에서도 협력…구글 폴더블 참전 대중화 도움줄까
이민우 기자공개 2023-06-29 13:07:09
[편집자주]
반도체, 전자부품 등 테크기업과 IT·플랫폼 같은 빅테크 분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야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가상현실 등 산업의 경계를 아우르는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테크-빅테크 간 밀월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시장과 발을 맞추는 국내 테크 기업의 관계와 시너지 효과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7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모바일 시장에서 안드로이드로 맺어진 동맹 관계로 서로를 든든하게 뒷받침해왔다. 모바일 운영체제(OS)로 굳건하게 다져진 양사의 협력은 웨어러블용 통합OS의 마련과 확장현실(XR) 기기 개발로도 이어지며 미래IT시장에서도 여전히 함께 하는 청사진을 그려내고 있다.구글의 폴더블폰 출시 소식이 알려지면서 양사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오히려 더욱 돈독해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맞서 플래그십 폴더블폰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데, 구글의 참전이 대중화에 도움을 주고 삼성디스플레이 패널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시장 OS 동맹, 미래 XR 공동전선까지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구글을 애플에 대항하는 동맹으로써 장기간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스마트폰 등 IT기기에서 수준 높은 기술력을 지닌 삼성전자와 안드로이드로 모바일 OS시장을 선점한 구글의 동행은 아이폰과 iOS란 양사의 아치에너미를 견제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으로 기능해왔다.
과거 삼성전자는 바다, 타이젠 등 자체 개발 OS를 스마트폰에서 활용하는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 그러나 이제 자체 OS는 가전 분야를 중심으로 활용하는 중이다. 모바일에선 구글과의 협력을 더 강화해 갤럭시 워치도 4세대부터 타이젠 대신 구글 웨어와 통합한 ‘웨어 OS 파워드 바이 삼성’을 채택했다.
스마트폰 OS분야에서 삼성전자가 독립보다 구글과의 동맹 강화를 선택한 이유는 효율성과 퀼리티다. 모바일 OS 시장은 iOS와 안드로이드로 양분됐고 앱도 2개 OS를 중심으로 개발된다. 따라서 타이젠 등 후발 OS가 핵심 앱을 유치하거나 앱 제작사를 유인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체 OS만을 고집하면 적용 모바일 기기의 이용자 경험을 제한하고 콘텐츠를 약화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Z플립 등 갤럭시 시리즈로 아이폰과 겨뤄야 하는 삼성전자에겐 자체 스마트폰 OS를 고집하는 것보다 구글과 손을 잡고 이미 형성된 모바일 SW 시장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다.
해외 스마트폰 기업 출신 전문가는 “비 i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를 제외하고 자체 OS를 꾸린다는 것은 삼성전자만 아니라 다른 모바일 기업에게도 어려운 일”이라며 “삼성전자의 경우 기존의 타이젠을 가전제품에서 활용하고 있고, 워치용 OS의 경우 엄밀히 말하면 기존 웨어OS와 타이젠을 통합한 형태라 모바일 분야에서 완전히 종속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구글의 동맹 체제는 XR 기기 개발로도 이어지고 있다. 애플이 비전 프로를 내놓는 등 XR 플랫폼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양사는 퀄컴과 함께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갤럭시 XR 제품을 빠르면 연내 내놓을 예정이다.
◇구글 폴더블폰 시장 진입, 경쟁과 상생의 문 동시에 연다
다만 삼성전자와 구글의 모바일 분야 협력 체제는 최근 들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구글이 삼성전자의 영역이었던 스마트폰 기기, 그중에서도 폴더블폰 시장 진입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구글 픽셀 폴드로 명명된 해당 기기는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이며 삼성전자 Z폴드 4와 비슷한 가격대인 200만원 중반 선이다.
구글이 폴더블폰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국내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구글의 장기간 협력 체제에 금이 가는 것이 아니냐는 가설도 제기됐다. 때맞춰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의 기본 검색 엔진을 구글이 아닌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으로 바꿀 것이란 예측까지 나오면서 이런 관측은 더욱 힘을 얻는 듯했다.
하지만 구글의 시장 진출이 삼성에게 있어 위협말고도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런 주장은 점차 사그라드는 추세다.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을 플래그십으로 내세워 아이폰의 점유율을 공략하고 있다. 구글의 참전이 폴더블폰 대중화와산하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도 도움을 준다는 분석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폴더블폰이 현재보다 대중화되면 프리미엄을 추구하고 있는 갤럭시 폴드나 플립 등 삼성전자 플래그십의 가치가 더 높아질 있다”며 “자회사인 삼성디플레이에서 제조하는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의 공급처가 확대돼 매출 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글로벌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의 85% 이상을 공급하고 있으며, 매출로 지난해 2조7000억원을 거뒀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 같은 해 전체 매출의 7.8%로, 점유율을 고려하면 구글 등 폴더블폰 제조 기업 증가에 따라 빠르게 두 자릿수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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