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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신사업 체크]이준용 덕우전자 대표 지배력 비결 '사전 지분이동'②회사 합류한 2010년 이 회장 대주주 지분 양도, 절세+사전 승계 등 일거양득 효과

조영갑 기자공개 2023-06-30 08:11:07

[편집자주]

기업의 신사업 진출 또는 전환 결정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주식시장에는 활력을 안겼다. 그러나 일명 '테마주'에 편입돼 실제 기업가치와 무관한 변동성으로 피해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는 크게 늘었지만 정보 부족으로 시장에서 소외되는 형상을 보이기도 했다. 더벨은 신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상장사의 진출 배경과 역량, 성과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8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덕우전자는 지분 승계를 일찌감치 마무리 지으면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증여 및 상속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없앤 회사다. 코스닥 제조업 섹터의 2세 경영인들이 부러워하는 회사 중 하나가 바로 덕우전자다."

가업승계 컨설팅 업계 한 전문가의 말이다. 기존 모바일 정밀부품, 차량 전장 사업에서 2차전지 및 바이오 사업으로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덕우전자는 코스닥 제조업 섹터에서 드물게 일찌감치 2세 지분 이동을 완료한 기업이다. 창업주 이재민 현 회장이 대표이사로 활발하게 경영 활동을 하던 지난 2010년 '전격적으로' 장남 이준용 현 대표에게 지분을 물려줬다.

당시 감사보고서 등에는 "2010년 9월 30일 가업승계를 위한 주식양수도를 통해 최대주주 이재민에서 이준용으로 변경됐다"고 적시돼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쥐고 있던 지분 80%가 고스란히 이 대표와 그의 동생 이우용 씨에게 이동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증여'로 보는 게 온당하다는 분석이다.

2010년 지분 이동 당시 이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그룹인 EY(Ernst&Young) 컨설턴트 경력을 갓 마치고 회사에 합류한 시점이었다. 이 대표는 2003년 포항공대 생명과학과를 졸업하고, 2007년부터 2010년 5월까지 EY에서 경영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다 부친의 부름을 받았다. 회사 합류와 거의 동시에 최대주주 지분을 물려받은 셈이다.

1945년 생인 부친 이 회장의 나이가 65세, 이 대표의 나이가 34세인 시점이다. 타사의 상황을 비교하면 매우 이른 시기에 지분 승계가 완료된 셈이다. 그렇다고 지분 승계와 동시에 이 회장이 경영에 손을 뗀 것도 아니다. 이 회장은 지분 승계 이후에도 계속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면서 아들의 성장을 도왔다. 아들 이 대표는 2015년 정식으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업계에서는 덕우전자가 택한 일종의 사전 지분증여가 결과적으로 안정적인 경영승계로 이어지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회사의 규모가 커질수록 자산가치가 상승, 결과적으로 지분 이동 과정에서 과도한 세액이 발생할 수 있지만, 덕우전자의 사례처럼 회사가 커지기 전 조기에 대주주의 주식만 이어받음으로써 효율적으로 지분승계를 완료했다는 의미다.

특히 기업공개 이전 지분의 이동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혜안이 빛났다는 평가다. 2010년 지분 이동 당시 덕우전자의 총 자산가치는 약 100억원 안팎이었다. 약 300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었지만, 아직 모바일 정밀부품 사업이 반석에 오르기 전이라 자산규모가 크지 않았다. 당시의 이 회장의 지분이 이 대표에게 이동하면서 발생한 양수도가액이 얼마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적게는 수 억원에서 많게는 십 수억원 수준에서 이동이 이뤄진 것으로 추산된다. 이 대표는 단번에 6만주, 50% 지분을 확보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 대표와 비슷한 시기 부친의 지분을 이어받은 동생 이우용 씨는 2017년 상장과 동시에 구주매출로 전량 보유 지분을 매각했다는 점이다. 부친 지분 인수 이후 무상증자를 거쳐 약 100만주(15.28%)를 쥐고 있던 이 씨는 지분 전량을 매출 신탁하면서 덕우전자 상장과 동시에 '엑시트'했다. 덕우전자의 공모 시초가가 1만7000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구주매출로 약 170억원 가량을 쥔 셈이다.

현재 이 대표의 보유 주식은 601만7048주 가량(37.77%)이다. 상장 이후 추가 무상증자를 거쳐 주식량을 두 배로 늘리고, 간헐적으로 장내 매수를 통해 보유 지분을 소폭 늘렸다. 만약 현재의 지분을 상장 후 매입하거나 증여할 경우에는 이 대표가 감당해야 할 경제적 부담의 크기 자체가 달라진다. 현재 덕우전자의 주가는 약 1만원 선으로, 이 대표의 지분 가치는 단순 산술로 약 600억원 규모다. 수증할 경우 증여세만 50% 이상 부담해야 한다. 13년 전 사전증여의 위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부친의 선제적인 결단 위에서 안정적인 지배력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 회장의 가신 중 하나였던 우수택 공동대표를 해임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단독 대표이사로서의 지배력을 강화했다. 생명공학 전문가로서 바이오와 2차전지, 반도체 영역으로 사업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지분과 관련, 이 대표의 남은 과제는 모친 이혜경 여사의 지분 증여다. 이 여사는 240만주(15.07%)를 보유한 덕우전자의 2대주주다. 1951년생인 이 여사는 올해 72세다. 장기적으로 지분의 증여를 염두에 둬야할 연배다.

이미 이 대표가 40%에 육박하는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지분이 없어도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재무, 투자활동을 위해서는 지분율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 현 시가로 이 여사의 지분가치는 약 240억원 가량이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증여를 받고, 증여세를 장기 연부연납하는 형태를 취하는 게 효율적이다.

이와 관련 덕우전자 관계자는 "이혜경 주주는 대표이사의 모친이며, 회사 경영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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