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생존 재무전략]주인 두 번 바뀐 이스타항공, 직원 1100명 떠났다⑫'이스타홀딩스→성정→VIG파트너스' 최대주주 변경...그사이 인력· 항공기 감축 총력
양도웅 기자공개 2023-07-06 07:22:48
[편집자주]
LCC(저비용항공사)들이 '드디어' 다시 비상하고 있다. 일제히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미래 전망 지표 중 하나인 선수금도 대폭 늘어났다. 하지만 다시 비상에 성공하기 전까지 LCC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일본 불매운동으로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최대한 줄이고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최대한 확보하는 지난한 세월을 감내해야 했다. THE CFO가 LCC들이 4년간 어떻게 생존했는지 그간의 재무전략을 리뷰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9일 14:4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항공기를 운항한 7개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이스타항공은 유일하게 주인이 두 번이나 바뀐 곳이다. 2021년 11월 이스타홀딩스에서 중견 건설사인 성정으로, 2023년 1월 성정에서 다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VIG파트너스로 바뀌었다.이보다 앞서 2019년 9월 일본 불매운동과 중국 노선 허가 제한, 주력 항공기인 B737-맥스(MAX)의 운항 중지 등으로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그해 12월 제주항공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는다. 그러나 이듬해 7월 이스타항공이 체불임금 지급 완료 등 선행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주항공은 계약을 해제했다. 이스타항공은 3년 넘게 매물 신세였다.
이 문제만 있지 않았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 5월 말에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항증명(AOC) 효력 정지 통보를 받는다. 그해 3월 중순 이후 60일 넘게 항공기를 띄우지 않자 당국이 관련 조치를 취했다. AOC 효력 정지 기준은 60일 이상 운항 중단이다.
사실 이스타항공은 약 한 달간만 항공기를 띄우지 않을 계획이었다. 그 사이 제주항공과 인수 협상에 속도를 내 최대주주 변경을 이상없이 완료한다는 의중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업황이 어려운 때에 인수에 나선 원매자를 고려한 비용 절감 조치이기도 했다.
하지만 제주항공과 협상이 틀어져 끝내 매각이 이뤄지지 않고 '턴어라운드(기업 회생)'을 위한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AOC를 해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때 받은 AOC 효력 정지는 VIG파트너스로 주인이 바뀐 이후인 2023년 2월 말 해제됐다.
AOC 효력 정지로 항공기 운항을 띄우지 못한 2020년 이스타항공 매출액은 905억원으로 전년 대비 84%(4613억원) 급감했다. 항공기 운항을 아예 못한 2021년과 2022년 매출액은 각각 0원과 4700만원이었다. 2022년 4700만원도 여객 운송으로 거둔 매출액이 아니었다. 최근 2년간 단 한 푼의 매출액도 올리지 못했다.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영업도 하지 못하는 3년간 이스타항공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구조조정밖에 없었다. 항공사는 항공기와 이를 움직이는 임직원, 두 자산으로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공사 비용 구조에서 항공기에 해당하는 유형자산과 사용권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 그리고 인건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다.
주인이 두 번 바뀌고 영업을 하지 못하는 동안 이스타항공은 보유 항공기를 2019년 12월 말 총 23대에서 2022년 12월 말 총 3대로 대폭 줄였다. 같은 기간 1620명이었던 임직원 수를 498명으로 줄였다. 1100명이 넘는 임직원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떠났다.
이러한 구조조정으로 2019년 6311억원이었던 영업비용(매출원가+판매비와관리비)은 2022년 488억원으로 92%(5823억원) 줄였다. 매출액이 늘어도 함께 늘지 않는 고정비 항목인 감가상각비와 인건비를 줄인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같은 기간 인건비(급여+퇴직급여+복리후생비)는 1116억원에서 200억원으로 82%(916억원) 감소했다.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현재 △김포~제주 △제주~김포 등 2개의 국내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오는 8월부터 △청주~제주 △제주~청주 2개 노선을 추가한다. 이르면 9월부터는 티웨이항공과 '코드 쉐어(Code Share, 공동 운항)' 방식으로 △김포~대만 송산 노선을 운항한다.
운항 노선 확대에 발맞춰 항공기를 현재 3대에서 올해 말까지 10대로 늘릴 계획이다. 더불어 지난 3년간 1100명이 떠나 일손 부족 문제가 발생 할 수 있는 점에 대비해 200명 이상의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영업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 전인 2018년과 2019년 이스타항공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은 각각 15%와 20%로 경쟁사 대비 높은 편이었다. 비슷한 규모인 에어부산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은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12.6%, 15.8%였다. 새로운 주인 아래서 이스타항공이 앞으로 인건비를 포함한 영업비용을 어떻게 효율화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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