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농협금융 회장, 중앙회 이사회 멤버 합류 추진중앙회장 견제 목적…법안 통과 시 중앙회 내 농협금융 입지 강화될 듯
김형석 기자공개 2023-07-03 08:16:53
이 기사는 2023년 06월 30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농협중앙회 이사회 멤버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회가 농협중앙회장 연임을 골자로 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에 관련 조항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해당 조항은 중앙회장의 연임에 따른 권한 강화 견제와 각 농협 내 사업별 연계 강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개정안이 통과하면 중앙회 내에서 농협금융 입지와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농협금융이 중앙회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향후 중앙회 핵심 사업에서 발언권 역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이사회 구성원 변경을 포함한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해당 농협법은 농협중앙회장의 임기를 단임제에서 1차례 연임을 허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법안을 심사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중앙회장의 권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농해수위는 위원장 대안으로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포함한 중앙회 이사회 구성 변경 등 중앙회장의 권한을 견제할 장치를 추가해 법사위에 상정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이사회 구성원은 3명 늘어난다. 이사회에 추가된 인사는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농협경제지주 산하 농업경제대표와 축산경제대표다.
현재 농협중앙회 이사회는 총 28명이다. 현직 조합장으로 구성된 조합장이사가 18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외부출신 사외이사(7명)와 당연직(3명)으로 구성된다. 당연직 중앙회장과 상호금융대표이사, 전무이사(부회장)이다.
개정된 법안에 따르면 농협금융 회장은 이사회 당연직에 포함된다. 당연직 이사회 멤버는 해당 직책까지 이사회직을 유지할 수 있다.
이사회 당연직 구성원의 임기를 비교하면 농협금융 회장이 중앙회장과 함께 가장 길다. 중앙회장과 농협금융 회장의 임기는 4년이다. 이 밖에 부회장(전무)과 상호금융대표 등은 2년이다.
농협금융 회장이 중앙회 이사로 참여하는 것은 농협금융 출범 이후 처음이다. 농협은 지난 2012년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로 농협금융과 농협경제 등 두 지주회사가 출범했지만 두 지주사 대표에게 이사회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대신 각 지주 이사회에 비상임이사를 선임해 각 지주를 통솔했다. 지주 비상임이사는 중앙회와 지주의 의사소통 창구 역할을 맡는다. 사실상 비상임이사가 농협금융 회장보다 높은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농협금융의 비상임이사는 안용승 이사다. 안 이사 역시 중앙회 내에서 핵심 인사다. 그는 현재 남서울농협 조합장을 맡고 있다. 앞서 서울시조합운영협의회 의장과 농협중앙회 대의원을 역임한 경력을 갖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신경분리 전에는 금융(신용)사업을 대표해 신용사업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했지만 금융지주에는 이사회 참여를 막아왔다"며 "현재는 농협금융지주가 중앙회의 캐시카우로 자금조달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농협금융 회장이 이사회 멤버로 합류하는 것은 농협 내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금융은 매년 배당과 농업지원사업비 등 중앙회 지원에 1조원 이상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는 중앙회 당기순이익의 80% 이상에 달하는 규모"라며 "향후 중앙회 내에서 농협금융의 발언권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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