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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WCP 이후 첫 '조단위' 몸값...1.5조 파두, 출격공모규모 최대 2000억…심사 승인 후 8일만에 증권신고서 제출, 바뀐 제도 변수 차단

최윤신 기자공개 2023-07-10 16:43:52

이 기사는 2023년 06월 30일 19: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첫 조단위 몸값을 도모하는 IPO 딜이 본격 시동을 걸었다.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 파두가 1조50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는 걸 목표로 공모 절차에 본격 나섰다. 발행사와 주관사는 1년만의 조단위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제도 변화 리스크를 차단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파두는 30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일정을 못박았다. 다음달 24일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공모일정을 진행해 8월 증시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모에서 상장예정주식수 4805만9180주의 약 13%인 625만주를 신주로 발행할 방침이다. 주당 희망공모가격 밴드는 2만6000~3만1000원으로 잡았다. 이를 바탕으로 한 공모규모는 1625억~1938억원이다. 상장예정주식수를 고려한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1조2495억~1조4898억원이다.

밴드 내에서 공모가격이 결정되면 국내 IPO 시장에서 WCP 이후 처음으로 조단위 몸값을 인정받는 IPO 딜이 된다. 시장 상황이 무르익었는지 확신할 수 없는 만큼 대규모 인수단을 꾸렸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대표주관, 공동주관을 맡고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유진투자증권, KB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발행사와 주관사단은 올해 첫 조단위 딜인만큼 공모과정의 변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특히 예비심사 승인 이후 8일만에 증권신고서를 내며 수요예측 ‘주금납입능력 확인’ 의무를 피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5월 허수성청약 방지를 위해 인수업무규정 개정한 바 있다.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들에게 자기자본이나 참여펀드 AUM 이상의 주문을 넣지 못하도록 하고 주관사로 하여금 이를 확인하도록 규정했다. 해당 방안은 오는 7월 증권신고서를 최초 제출하는 딜부터 적용된다.

해당 방안이 시행되면 수요예측에서 현재보다 경쟁률이 낮게 나타나는 ‘착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파두와 주관사단은 증권신고서 작성을 서둘러 시행 직전인 이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파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출신 개발자를 중심으로 설립된 팹리스 스타트업이다. SK텔레콤에서 근무한 남이현 대표가 연구개발을,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 출신 이지효 대표가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주력 상품은 SSD(solid state drive·데이터 저장장치) 컨트롤러다. 지난해 SK하이닉스와 SSD 컨트롤러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상장에 나서기 이전 프리 IPO 투자유치를 통해 이미 조단위 몸값을 인정받는 등 산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예비심사청구 직전인 지난 2월 위드윈인베스트먼트, IBK캐피탈 등으로부터 1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1조8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 주목받는 회사지만 아직 이익을 내진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177억원의 매출과 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분기 순손실은 41억원이다. 적자 기업이지만 기술력을 토대로 높은 기업가치 인정받기를 도모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받은 기술성평가에선 국내 비상장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높은 AA와 A 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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