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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신사업 체크]임이빈 프로이천 대표, 지배력 확대 묘수 '이익소각'③2006년 1억 출자 34% 지분 회사 설립, 잇단 자사주 매입+소각 거쳐 현재 62% 확보

조영갑 기자공개 2023-07-05 08:21:48

[편집자주]

기업의 신사업 진출 또는 전환 결정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주식시장에는 활력을 안겼다. 그러나 일명 '테마주'에 편입돼 실제 기업가치와 무관한 변동성으로 피해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는 크게 늘었지만 정보 부족으로 시장에서 소외되는 형상을 보이기도 했다. 더벨은 신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상장사의 진출 배경과 역량, 성과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3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반도체 사업에서 2차전지 신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프로이천'의 임이빈 대표가 지배력을 공고하게 다지고 있는 가운데, 상장 전 이익소각을 통해 지분율을 일거에 늘린 이력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당시 임 대표와 함께 지분율을 확대했던 조준수 전 부사장은 최근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하면서 '엑시트'를 감행하기도 했다. 조 전 부사장은 임 대표와 함께 프로이천을 일군 동지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프로이천 최대주주인 임 대표의 지분율은 62.18% 수준이다. 지난 3월 말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을 구성하던 조 전 부사장이 지분 매각 후 회사를 떠나면서 회사의 유일무이한 주요 주주가 됐다. 조 전 부사장은 3월과 4월 프로이천 주가 급등 후 약 320만주의 보유 주식을 처분하면서 100억원 가까운 현금을 쥐고, 회사를 떠났다. 퇴사를 했지만, 아직 4% 이상의 지분을 쥐고 있다.

프로이천은 2021년 4월 유진스팩4호기업인수목적 주식회사와 합병계약 체결, 스팩(SPAC)상장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세계 최초 필름 타입 COF(Chip on Film)를 상용화했고, 삼성디스플레이 및 LG디스플레이에 프로브 검사장치를 꾸준히 공급한 이력 등을 평가 받아 합병비율 1: 531.2412829, 시가총액 898억원으로 코스닥에 안착했다. 당시 개발하고 있던 2차전지용 그리퍼 프로브카드 역시 시장성을 높이 평가 받았다.

상장 후 프로이천이 별다른 유상증자나 메자닌 발행에 나서지 않으면서 임 대표는 안정되게 62% 가량의 지분율을 유지했다. 상장 당시 62.25%에서 현재 약 0.07%p 낮아졌을 뿐이다. 조 전 부사장의 퇴사로 특수관계인이 해소되기 전까지 임 대표와 조 전 부사장은 80%에 육박(78.20%)하는 압도적인 지배력을 구축하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양 핵심인력이 지배력을 일거에 확대한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2006년 설립 당시 임 대표의 지분율은 34.00% 수준(2만400주)이었다. 당시 감사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지분 구성은 알 수 없으나 단독 출자가 아닌 공동 출자 형태로 법인이 설립된 것으로 파악된다. 2015년 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임 대표 38.82%, 허남중 전 이사 30%, 김평자 씨 21.18%, 조준수 전 부사장 10% 순이다. 해당 주주들과 공동으로 출자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6년 허 전 이사가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회사를 떠나면서부터 지분 구성에 큰 변화가 이뤄진다. 허 전 이사가 빠지고, 2013년 말 프로이천이 900만원을 투자해 19%의 지분율을 확보한 ㈜아텍이 16.66%의 지분을 확보한다. 주요 주주였던 김평자 씨 역시 1만7000주를 매각하면서 지분율이 2016년 말 1.97%(1000주)로 줄어든다.

눈에 띄는 점은 당시 허 전 이사와 김평자 씨가 매각한 구주를 프로이천이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통해 자기주식으로 매입한 후 이를 순차적으로 소각했다는 점이다. 프로이천은 2016년 3만4000주를 자사주 매입, 소각한 데 이어 2017년 8500주를 이익 소각했다. 실제 프로이천 주주총회 의사록에 따르면, 해당 주주들이 지분을 매각한 이후인 2016년 4월 8일, 6월 1일, 2017년 5월 2일 프로이천은 임시주총을 개최하고 속전속결로 주식소각(이익소각)안을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프로이천은 약 20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소모했다.

3차례의 이익소각을 거쳐 총 발행주식수를 대폭 줄인 임 대표는 2017년 5월 말 3만3000주의 보유 주식으로 77.65%의 압도적인 지분율을 확보하게 됐다. 약 1억원 미만의 출자로 회사를 설립한 이후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10년 만에 지분율을 두 배 이상 늘린 셈이다. 이 과정에서 끝까지 임 대표의 곁을 지킨 조 전 부사장 역시 단 8500주의 보유 주식으로 약 상장 전 20% 가량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됐다.

합병신주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후 임 대표의 보유주식은 1753만962주(1분기 말 기준)가 됐다. 이를 시가(2825원)로 환산하면 약 500억원 상당이다. 조 전 부사장이 매각하지 않고 남겨 둔 잔여 주식 132만주의 가치 역시 약 37억원 가량이다. 조 전 부사장은 이미 95억원 가량을 손에 넣었다.

비상장사의 자사주 매입과 관련, 한 로펌 관계자는 "회사가 자기회사 주식을 취득할 때에는 직전 결산기 배당가능이익의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면서 "만약 이를 초과해 취득하는 경우는 자사주 취득 자체가 무효로 처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8년 말 기준 프로이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프로이천은 이익소각 4억4000만원(8500주 대상)과 별개로 2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함으로써 2017년 한 해에만 24억원 가량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을 소진했다. 미처분이익잉여금 총액의 35.82% 수준이다. 2016년에는 20% 가량을 소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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